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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제공동특구와 평화 관광,
경계를 허물고 공영의 미래를 여는 일

지난 2월 19일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정치·기업·시민·종교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민주평통이 주관한 라운드 테이블이 열렸다. ‘남북 경제공동특구와 평화 관광, 어떻게 준비·추진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회의에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추진방안을 비롯하여,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과 소통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극적 대전환 이룬 한반도, 공동 번영 시대 준비해야

“지금 한반도는 한민족의 미래가 결정되는 중대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김덕룡 수석부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쟁 위기 일보직전까지 갔던 지난 상황을 언급하며, 극적인 대전환을 이룬 지금의 한반도가 나가야 할 길은 공동 번영의 경제시대임을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실현하기 위한 기탄없는 고견을 듣고자 마련했다”며 취지를 밝혔다.

발제를 맡은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은 “남북 경제 공동특구와 평화관광은 한반도 평화번영을 실현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추동하기 위한 핵심적 수단”이라고 설명하고, “남북경협 추진에 대한 범국민적 의지와 열망을 결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남북협력사업이 유엔 및 미국 대북제재의 예외조항 사업이 되도록 노력해야한다”며 “북한 근로자에 대한 임금 및 관광 대가를 에스크로(Escrow) 방식으로 예탁하고, 북한 근로자들에게 전자카드를 발급해 생필품 등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거나 현물제공 등의 대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진단과 해법이 이어졌다.

조성렬 前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중단된 원인은 각각 박왕자 씨 피격 사건에 대한 북한의 재발 방지 부재와 4차 핵실험에 따른 것”이라며, 개성공단이 재개되는 최소한의 조건은 핵실험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치를 합의하면, 개성 공단은 재개 근거가 마련되는 것이므로 법제도적 검토 등 재개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금강산과 개성공단은 남북 간 경계 허물기를 상징하는 사업”이라며 “북한의 값싼 노동력에만 초점을 맞춰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며, 북한의 경제발전 우선 노선과 4차 산업혁명 등을 고려하여 새로운 비전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박종철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경제공동특구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평화경제론에 입각한 새로운 경협모델을 제시”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지지여론 확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통일 관련 법안들 그리고 통일경제특구법 등의 우선 처리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범정부·범국민 차원의 공감과 주도적인 액션플랜 필요

이날 회의에는 여야 국회의원도 함께 참여하여 남북경협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정치권의 노력을 강조했다.

김경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오늘 이 자리는 국민적 합의를 만드는 중요한 자리”라며 “현재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영 위기 이후에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데 그 실질적인 돌파구는 남북경협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경협 4대 효과로 △철도·도로 연결을 통한 수출·물류 경쟁력 강화 △8천 만 혹은 3억 명(동북3성 고려)의 내수 시장 확대 △풍부한 자원 확보 △북한 노동력을 통한 남한 노동시장의 한계 극복 가능성 등을 제시하고 남북경협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인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두 개의 시간에 대해 고민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하나는 2000년 이후에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에게 우리가 물려줄 세상에 대한 고민이고, 다른 하나는 미·중 패권 경쟁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한 고민”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남북경협은 절박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협이 본격화되기 위해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가 반드시 선행돼야한다”며 남북관계 진전이 북·미 관계의 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관점에서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상욱 국회의원(바른미래당)은 “남북경협은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하고, 동북아 질서를 재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파를 떠나 냉철하게 생각할 문제로, 제재·압박과 대화·협력을 병행하는 제3의 길을 통해 북한과 공존하는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한반도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남북경협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대북제에 대한 국제공조의 틀을 존중해야 하며, 북한을 경제 종속적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관점을 지양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통일시대를 구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정배 국회의원(민주평화당)은 미국 조야는 여전히 “先비핵화 後제재완화의 기류가 강하고, ‘과연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을까’에 대한 비관론도 여전하지만, 북·미 양 정상의 의지를 신뢰한다”고 밝히고, 우리정부와 국민들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남북관계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마련하고, 국제사회에 관철시키는 것이며, 그동안 외교부가 다소 소외된 느낌도 있는데 이 부분도 채워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분단의 경계 허무는 상징적 사업, 공존의 패러다임 전환

이날 회의에는 기업, 종교, 시민사회 대표들도 함께 참여하여, 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한 다양한 의견들을 내놨다. 참가자들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평화 경제와 평화 관광의 측면에서 접근하면서 재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중소기업의 새로운 활로가 되는 경제협력,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평화 관광, 여성과 청년의 주체적 참여, 사람 중심 경제 구현,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통의 공간, 남북경협이 새로운 모델 개발 등에 대한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더불어 우리 내부의 소통과 공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 민주평통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는 제안도 있었다. 각계 대표들의 다양한 의견을 간략히 소개한다.

경제 _ 지속가능한 경제협력 모델 만들어나가야

김영현 현대아산 전무 |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북한 사람들은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우리를 봤는데, 차츰 호기심을 갖고 이해의 눈빛으로 변해갔다. 단순한 의미의 관광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며, 공감하는 한 과정임을 알게 됐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된다면 무엇보다 안전한 관광이 되도록 힘쓰고, 북한 관계자들과 접촉의 기회를 넓혀 성공적 관광이 되도록 하겠다.

변형석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상임대표 | 북한에도 협동조합 유형이 존재하고 한때는 전 국민의 30%가 조합원이었던 적도 있다고 한다. 포용적 경제 모델로써 사회적기업 방식은 남북 모두에게 이롭다. 지역사회의 가치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에서 경제공동특구 모델이 개발되고 추진됐으면 한다. ‘사람중심 경제’ 구현을 기대한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거는 기대가 크지만, 우리 정부나 국회에서도 해야 할 일이 있다. 예를 들어 현물, 에스크로 계좌 지급 등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 추후에 개성공단이 재개된다면 개성 및 접경지역 관광자원을 활용하여 남북을 잇는 MICE 산업 등을 통해 새로운 남북경협 모델을 만들었으면 한다.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 부국강병이란 말이 있다. 부국은 경세재민(經世濟民)이다. 이 부분에서 남북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 불신을 넘어 앞으로 공동으로 이끌어 낼 이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개성공단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경협모델로 중소기업의 어려운 현실도 해결할 수 있다. 구체적인 복안으로 실행력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종교 _ 남북 간 소통은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

김종수 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 우리는 모두 이 땅에 태어난 이유만으로 태생적 상처를 지닌다. 북한과 일본에 대한 적대감에서 비롯된 상처다.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차원에서 북한을 만나야 한다. 북한을 돕는다는 개념보다는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하며, 개성공단은 이를 위한 기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 | 최근 미국 정·재계 인사들이 모인 곳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간절함으로 기도문을 읊었다. 미국은 여전히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데 의문을 품고 있다. 북한 군부와 김정은을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민간인과 종교인이 힘을 모아 미국 사회에 한목소리를 냈으면 한다. 그 통로가 민주평통이 됐으면 한다.

정인성 원불교 특임부원장 | 최근 금강산에서 새해맞이 공동행사를 치렀다. 남북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안으로의 역풍을 잘 이겨내고, 올해에는 반드시 열매를 맺자는 덕담을 나눴다. 금강산과 개성공단은 시일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재개되리라 믿는다. 기업 활동뿐만 아니라 국민과 정서적으로 소통하는 문화가 뿌리내렸으면 한다.

시민사회 _ 우리 내부의 소통과 공감에 더욱 힘써야

김정수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상임대표 |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개성공단’에 대한 연구의 시행 여부를 알아봤는데 없었다. 개성공단에는 여성 노동자가 대다수인데 그에 대한 연구 결과가 없다는 게 놀라웠다. 경제공동특구가 조성되면 북측 여성 노동자와의 관계 형성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여성 기업인, 경영자, 관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여성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박기정 前한국언론재단 이사장 | 남북의 언론 환경은 매우 다르다. 그동안 북측과 언론계 교류가 없었는데, 모든 것이 잘 풀려 교류가 이뤄진다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체제가 다른 데서 오는 일련의 문제를 정부와 국회가 함께 해결하고, 언론을 통해 세세하게 잘 보도해서 남북 간의 이해도를 더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류종열 흥사단 이사장 | 금강산, 개성공단, 경제특구가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 민주평통에서 공감대 확산을 위해 애써주면 좋겠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국내외 여론 형성에 민주평통이 힘써주길 바란다.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 | 작년에 사회적 대화를 위한 시민 모임을 1년간 진행했다. 상당한 이견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간극을 좁혀 나갔다. 남남갈등도 마찬가지다. 남남갈등 해소 없는 남북협력은 실현되기 어렵다. 보수와 진보가 함께 모인 민주평통이 소통의 끈이 되었으면 한다..

유성희 YWCA 사무총장 | 청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청년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이 재개된다면, 청년에게 먼저 기회를 줬으면 한다. 남북 청년의 경제협력이 그곳에서 시작됐으면 좋겠다. 혹여 성공과 실패가 반복된다고 할지라도 이를 국가가 든든히 뒷받침해 주 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정강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 최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서 금강산 관광 중단 10주년에 대한 논의를 한 바 있다. 대체로 하루빨리 재개되어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평화체제와 교류협력을 강조했다. 더불어 민간 차원의 상시 협의 기구와 정례화된 대화의 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앞으로 민간의 역할이 커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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