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청소년들이 보는 평화통일
작년 2월까지만 해도 남북, 북·미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기에 그 이전에 진행한 청소년대상 통일교육에서는 청소년들의 반응 또한 부정적인 것이 많았으나 남북이 단일팀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고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통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하는 청소년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가 다시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한반도에 잠시나마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이러한 때에 평화를 염원하고 평화통일을 만들기 위해 민(民)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민(民)이 평화를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참여하여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직접 던지는 행동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전국적으로 DMZ 평화인간띠운동이 추진되었고, 광주전남지역은 광주 YMCA가 사무국을 맡게 되었다.
DMZ평화인간띠운동은 작년에 있었던 4·27 남북 정상회담을 민(民) 주도의 평화운동으로 발전시키고, 한반 도 평화통일의 국제적 지지를 얻기 위한 여론을 형성하고자 마련됐다. 이를 위해 판문점 선언 1주년인 4월 27 일 14시 27분, 민·관·정이 함께 강원 고성에서 인천 강화에 이르는 평화누리길 500km를 손에 손을 잡고 인간띠로 이었다. 광주전남에서 참가한 평화지기들은 평화를 염원하며 임진각에서 파주 자유로까지 21km를 이었다.
평화통일을 위한 이러한 활동 이외에도 광주지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광주 지역에서 펼쳐지는 통일운동의 과제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시민통일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둘째, 시민 참여형 통일운동에 대한 사업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지역에서 남북교류사업은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그 중에서도 지역 차원에서의 남북교류사업은 광주시 산하에 남북교류협의회를 두어 그곳에서 필요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민통일교육과 통일운동을 위한 대중 적인 사업은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광주지역 통일운동 ‘걸으면서 통일한다’
현재 광주가 가장 잘 하고 있는 대중적인 통일 활동은 ‘걸으면서 통일한다’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는 ‘통일만보 (Peace Walker)’이다.
통일만보는 광주YMCA, 광주흥사단, 전남대민주동우회, 통일의병 등 4개 단체가 함께 하는 만보산책으로, 걸으면서 통일을 생각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생활운동이자 성찰운동이다. 일주일 중 하루 당번을 정해서 릴레이로 걷고,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 전 9시에는 걷기명상, 노래 배우기 등을 하면서 함께 걷는다. 그동안 풍암 저수지, 화순 너릿재, 푸른길을 걸었으며 남북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면 향후 금강산과 평양, 개마고원을 걷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중적인 통일운동으로 걷기를 선택한 이유는 걷기와 통일의 공통점 때문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첫째, 걸으면 치유능력이 생긴다. 걸으면 몸이 건강해지는 것과 같이 통일도 73년 묵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다. 둘째, 걸으면 친밀감이 생긴다. 남북 정상도 판문점 도보다리를 함께 걸으며 훨씬 더 많은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셋째, 걸으면 생각하는 힘이 생긴다. “인류의 위대한 생각은 걷기에서 나왔다”는 니체의 말처럼 걸으면 사유하는 능력이 활성화되어 새로운 생각들이 찾아든다. 넷째, 걸으면 성찰능력이 생긴다. 지금 같은 대격변기는 시대 의 변화를 읽는 통찰력이 필요한 때이다.
마지막으로 광주에서 평화통일 운동을 위해 보완되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민·관·정이 함께 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협력시스템 구축이다. 지금도 DMZ평화인간띠 운동처럼 민(民)이 제안하고 민·관·정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공조를 잘 하고 있지만, 지금보다 더 폭 넓은 활동 이 필요하다.
둘째, 일상생활에서 통일운동을 전개할 통일만보와 같은 대중적인 운동의 개발이다. 통일만보는 스마트폰 어플로 만들어져 대중적으로 참여가 확산 되고 있다.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대중적인 통일운동 콘텐츠가 개발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셋째, 민주평통이 주체가 되어 광주지역 통일단체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동의 사업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통일운동의 판을 만드는 일이다. 광주지역에서 민주평통이 이 역할을 잘 해낸다면,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 광주가 통일의 시대를 가장 잘 준비하는 도시로 발돋움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문 기 전광주YMCA 사무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