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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여성의 힘으로 주도한다

4월 18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념하는 여성지도자 초청 대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에는 8개 여성단체 인사를 비롯하여, 민주평통 여성 자문위원들이 참석해 여성이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열띤 논의를 펼쳤다.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스며든 1년. 갈등과 반목에서 평화와 상생으로 공존하는 준비가 필요한 지금, 여성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한반도 평화, 여성이 주도한다’는 주제로 진행 된 여성지도자 초청 대토론회는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평화의 실천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민주평통 여성자문위원을 비롯하여, 전국여성연대,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한국 여성경제인협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 유권자연맹, 한국여성정치연구소, 한국YWCA연합회에서 활동하는 200여 명의 여성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여성이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

토론회를 주관한 민주평통 대전지역회의 이미현 부의장은 개회사에서 “신한반도체제와 평화체제는 단합된 여성의 힘으로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에 완전한 비핵화는 물론 항구적 평화구축을 위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손을 잡고 함께 행동하자”고 전했다.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축사에서 ‘평화는 힘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할 때 이루어진다’는 아인슈타인의 명언을 언급하며 “토론회를 통해 여성계가 서로 공감대를 넓히고 더 나아가 네트워킹을 통해 끈끈한 힘을 만드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19세에 함경남도에서 피난 온 아버지를 언급하며 “아버지가 그렇게 가고 싶어 하셨던 고향을 이 자리에 참석한 여성 활동가 여러분의 집단 지성과 의지로 방문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가 곧 안보이고 경제이며, 한반도 평화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여성이 주도할 것”라며 토론회를 축하했다.

남북교류, 여성의 참여 확대와 거버넌스 구축 필요

‘새로운 한반도 체제와 평화경제’를 주제로 진행된 1세션에는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의 사회로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의 발표가 진행됐다.

김은주 소장은 “경제주체로서 남북 여성의 참여를 토대로,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남북경협사업을 발굴해 활동하고 이를 통해 성평등한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며 국내 차원에서 한반도 여성평화공동 체 형성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남북관계 차원에서 한반 도 신경제구상에 남북여성의 참여 확대, 국제 차원에서 2020년 UN 여성지위위원회에서 북경 25주년 기념 남 북공동행사 추진 등 한반도 여성평화경제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발표 후에는 조정아 통일 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안태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선 임연구위원, 이명화 여성통일연구회 사무총장, 김보례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선임연구원의 토론이 이어졌다.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여성계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된 2세션에서는 여혜숙 민주평통 여성분과위원장의 사회로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김정수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상임대표,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장,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양금희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 유성희 한국YWCA연합회 상임이사, 김은주 한국여성 정치연구소장이 단체별로 진행해 온 남북교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소개하며 향후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계획과 제언을 발표했다.

토론 후 이현숙 민주평통 여성부의장은 “이 자리를 통해 평화를 이끌어 가는 여성의 힘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우리나라 평화운동의 이론과 운동을 주도한 분들이 모여 생산력 높은 토론회가 됐다”고 평했다.

여성이 주체가 되는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중론을 모으는 이번 대토론회는 각계각층, 다양한 단체 와 활동가들이 모여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넓히는 시간이었다. 민주평통은 논의된 내용을 모아 정책건의, 통일 여론 수렴에 적극 반영하고 향후 여성단체들과의 공동사업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여성단체 대표들이 말하는 한반도 평화를 여는 실천

평화는 경계를 허물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여성지도자 초청 대토론회에 각계각층을 대표해 참석한 여성단체들이 말하는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이를 위한 역할과 과제를 들었다.

그동안 남북 민간교류는 창구가 단일화되어 참여가 제한되어 있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북·미 관계가 경색되고 북한이 우리 대통령에게 당사자로 나서라고 말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적극적으로 민간교류에 대한 요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차이와 존중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북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왜곡된 시선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시선으로 그들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평화의 시대, 신한반도체제를 위해서는 남과 북의 여성 사이에 신뢰구축이 중요합니다. 남북 여성의 신뢰구축이 선행될 때 국제사회에도 한반도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여성이 목소리를 내고 직접 참여해야 합니다. 또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살펴보면 성인지 예산이 반영되어 있지 않아 아쉽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드러낼 때 평화프로세스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여성 경제인들은 한국경제의 3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여성기업인들의 대부분이 내수·중소기업임을 감안할 때 남북경제협력을 통해 북한으로 진출하는 것도 유리합니다.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입주하는 여성기업을 늘리고 여성전용공단을 설립해 북한의 여성고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를 개성공단에 분소 형식으로 설립한다면 남북교류와 평화, 협력, 여성창업 부분에서 앞장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왜 평화와 통일이 필요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합니다. 분단은 남과 북뿐만 아니라, 국내 갈등을 공고히 해 왔습니다. 평화는 경제적 가치와 함의로만 계산될 수 없습니다. 남북관계가 엄혹했을 때도 남북 여성은 교류를 통해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남과 북의 이야기를 대외적인 논의로 확장시킨다면 전 세계적인 여성들의 연대가 가능할 것입니다.

남북교류를 위해서는 먼저 남과 북의 법률상 차이를 통일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가족법은 ‘남녀 간의 결혼은 사회주의 실현을 위한 것’이라고 명시하는 등 헌법에 사회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조항을 넣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협력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또 양성평등기본법 제41조 제1항은 ‘평화 통일 과정에서 남녀의 평등한 참여’를 규정하고 있는 만큼 여성들이 먼저 나서서 목소리를 내고 요구해야 합니다.

저희 연맹은 올해 50주년을 맞아 앞으로 남북통일과 평화경제, 신한반도체제 등을 어젠다로 삼아 활동하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각 지방에서 진행하는 토론회, 강연회 등을 통해 여성들이 통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고 차세대 지도자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다면 우리가 다시 냉전시대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 만큼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더 많이 고민하며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연변에서는 이미 택시, 콩나물 같은 것들을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IT를 중심으로 하는 ‘단번도약’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통일이 되었을 때 저임금 여성노동자들의 불평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이 필요하고 이들과 상생하는 경제협력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시민과 여성을 지키고 빈곤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2012년에 탈북여성들과 독일에 통일연수를 다녀왔습니다. 그때 탈북여성이 “남북 통일에서 자유의 공간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금 두부와 신발을 만들어 팔던 여성들이 장마당(시장)에 나가 유통망을 구축하고 이들을 통해 환율이 조정되는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에서는 이제 지난 70년간 머릿속에 있던 편견과 선입견을 버려야 합니다. 변화하는 북한을 제대로 보는 것이 남북교류의 시작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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