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

조정기의 한반도, 어떻게 관리할까?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실현불가능한 방법’을 제시해 회담이 결렬되었다고 주장하고, 미국이 “적대시정책 철회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으며 오히려 우리를 최대로 압박하면 굴복시킬 수 있다고 오판”하고 있다고 미국의 인식을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쌍방이 서로의 일방적인 요구조건을 내려놓아야 한다”면서 ‘절충안’을 모색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 했다. 또한, 미국이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3차 정상회담에 호응할 용의가 있다고 추가 회담 개최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올해 말까지 기다려 볼 것이라고 시한을 제시했다.

현재 북한은 하노이 회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조정기’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기’ 협상 재개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북한은 미국의 ‘일방 적인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합의에 도달하기까지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향후 협상에서 전략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면서 제재로 인한 민생경제의 피폐 현상을 강조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재 완화를 호소할 가능성이 있다. 대내적으로는 김정은 체제의 강화 노력과 함께 제재의 장기화 가능 성을 전제하고 자력갱생을 통한 국면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우리 정부를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 공감하고 보조를 맞추어야 하며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주문하기도 했다.

따라서 지난 4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호응 가능성은 당분간 높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조바심을 내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제재가 지속되면서 최근 북한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로서는 경제 제재로 어려워진 북한 주민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적절하게’ 모색함으로써 남북관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임 강 택 임 강 택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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