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빈 자문위원은 1985년 두 살의 나이에 독일로 입양된 입양인 동포로 현재 독일의 한 기업에서 유럽지역 영업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2018년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면서 한반도 평화통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독일입양인협회 공동대표로서 입양인 동포사회와 민주평통을 잇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한반도에 대한 그의 관심은 부모님을 찾는 일로 이어졌다. 그와 조국을 연결하는 평화통일 활동이 친부모님을 만나는 결실로 맺어지길 기대해 본다.
Q 입양인 동포로, 민주평통 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 합니다.
A 1985년 10월 두 살에 독일로 입양되어서 제가 태어난 조국인 대한민국을 알 기회는 많지 않았어요. 30대 초반이 되어서야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후 한국의 여러 도시를 여행했습니다. 그러다가 민주평통이 주최한 ‘2018년 차세대 통일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지난해 2월 한국을 방문하여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서 진행한 다양한 강연을 듣고 평창 동계올림픽도 참관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2018년 4월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역 자문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입양인과 조국의 평화통일 활동을 잇다
Q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A 직업상 큰 규모의 학회 행사를 많이 다녔지만, 2018년 9월에 서울에서 진행한 ‘제18기 해외지역회의’의 규모와 탄탄한 프로그램, 운영진의 조직적인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세계 여러 국가에 흩어져 살고 있는 다양한 대한민국 동포들이 각자 속한 나라의 정치, 경제 상황을 토대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으로 논의하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Q 지난 3월 북유럽협의회가 주최한 ‘입양인 동포 초청 평화통일공감 강연회’가 열렸습니다.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A 올해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입양인들을 초청하여 대한민국의 근대사를 배우고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다양한 역사체험을 했습니다. 대부분 독일에서 성장한 입양인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런 프로그램을 낯설어 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런데 대부분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조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고 좋아했습니다. 이후 4월 말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진행된 ‘북유럽 평화통일 원탁회의’에도 10명의 입양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열띤 토론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조국을 좀 더 이해하게 되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Q 독일의 통일 경험이 한반도에 주는 교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제도적 통일은 어려울 것 같지 않지만, 독일의 사례를 보면 수십 년 동안 서로 다른 정치적 이념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이 어느 한 쪽의 이념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주 길고 느린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 경제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와 협의가 필요합니다.
Q 정치군사적 통합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통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A 2018년 평창 올림픽처럼 다양한 스포츠에서 남북단일팀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독일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서독 축구대표팀이 1990년 월드컵에서 우승했습니다. 독일의 통일과 함께 동·서독이 함께 승리를 기뻐하고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축구가 새로 운 단일 국가를 공동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큰 기여를 한 셈이죠. 체육·문화 활동은 정치제도적 접근보다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문화교류를 시작으로 남과 북의 거리를 조금씩 줄이는 노력이 계속되면 좋겠습니다.
입양인, 남북 통일 위한 독일의 역할 이끄는 가교
Q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입양인 동포들이 어떤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다고 보십니까?
A 입양인인 우리의 역할은 독일에서 한국의 상황에 대한 인식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특히 독일은 분단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일 시민이자 한국인의 뿌리를 가진 입양인들은 이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Q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개인의 생각과 기대는 무엇입니까?
A 민주평통 자문위원을 하면서 쌓은 경험들은 저에게 다양한 호기심을 갖게 하였습니다. 저는 독일인이기 때문에 북한을 여행할 수 있는데, 올 여름에 북한을 직접 방문하여 북한의 여러 면을 경험해 보려고 합니다. 한반도는 국제 정치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저는 한반도가 국제적 수준에서 정치적 융합과 안정을 취하길 바라고 또 기대합니다. 경제 발전은 미래를 위한 주요 토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이산가족을 위한 개인의 부담이 줄고 장기간에 걸쳐 가족 상봉이 있기를 바랍니다.
가장 큰 소망은 친부모님을 찾는 것, 한국의 명절 함께 하고 싶어
Q 친척과 부모님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계십니다. 이를 위해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A 독일에 오기 전 기록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18~20개월인 1985년 2월 4일 저녁 7시 40분경, 목포 항동시장 내 충무상사(상회) 근처에서 최초로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1985년 여름 공생원에 보호되었다가 입양 기관을 통해 10월 18일 독일로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최초로 발견되었던 목포 항동시장에 가서 현지에서 30년 넘게 사업을 하고 계시는 분들을 만나보기도 하고 전단지를 배포하기도 했어요. 인근 신안군 지역신문을 통해 사연을 전달하고 목포 경찰서에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여 데이터를 등록하였습니다. 독일 내 유전자 검사도 참여했어요. 올해는 친구의 도움으로 다양한 언론사에 저의 소식을 게재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국내 공중파 방송과 인터뷰도 하는 등 다양한 분들의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Q 개인적으로 가장 이루고자 하는 소망은 무엇입니까?
A 친부모님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소원입니다. 친부모님이 언젠가 저를 만났을때 자랑스러워하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당시 한국이 어려웠던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친부모님을 찾으면 그분들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서로 알아 가고 한국의 명절을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