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시민단체와 함께 한 평화통일리더십 아카데미
안양시협의회의 사람 중심 활동은 ‘지역사회 평화통일리더십 아카데미’로 구체화됐다. 지역 내 12개 시민사회단체와 안양시협의회가 함께 ‘민주평화통일 안양시협의회’를 구성하고 통일공감대 확산을 위해 ‘지역사회 평화통일리더십 아카데미’를 운영한 것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초청해 진행한 첫 강연회에는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일반 시민 등 약 천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후 판문점과 도라산역, 제3땅굴 등 평화통일 현장을 돌아보며 평화통일 공감대를 확산하는 시간도 가졌다.
성공적으로 아카데미를 개최하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각자 개성이 강한 12개 단체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단체의 회장단, 사무국장과 간사 등이 모여 몇 차례에 걸친 사전 준비 회의를 하며 뜻을 모았다. 안양시가 모범적으로 남남갈등을 줄이면서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협력해서 추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12기에 이어 18기에 다시 협의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대종 회장은 안양에서 병원과 학교를 운영하며 잠깐의 틈을 내기도 어렵지만, 통일은 민족의 과업이 라는 생각으로 누구보다 열심이다. 그는 “동서독의 통일 과정에서 보듯 통일에서만큼은 정치나 성향의 차이를 떠나 일관된 정책으로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진 간사는 “아카데미를 통해 민주평통에 대한 이미지 상승은 물론, 아카데미가 끝난 후에 다음 기수 모집 문의를 하거나 추천을 하겠다는 사람도 생기는 등 참여와 관심이 높아졌다. 이런 관계들을 잘 쌓아 민주평통을 널리 알리고 통일운동을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카데미에서 “통일운동은 독립운동이나 다름없다”는 강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역사회의 통일 공감대 확산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는 문승현 수석부회장은 “정말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분들도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서로 이해하고 공감대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역 내에서 조화를 이루며 활동하려는 노력 덕분인지 안양시는 여야 간 의견이 판이한 남북협력기금 조성이나 민주평통지원조례 등도 여야가 공동으로 발의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안양시 차원에서 조성한 남북협력기금으로 민간차원에서 할 수 있는 남북 간 협력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안대종 회장은 “영유아를 위한 우유나 이유식 지원, 연탄 지원, 산림녹화, 장애인 지원 등 유엔제재 하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인도적 사업들을 구상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역의 평화통일 기반을 넓히기 위해서는 자문위원 중심의 활동보다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한 공동 프로그램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한 대표적인 사업이 북한영화 관람이다. 지난해 10월 6·15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와 함께 남북 정상회담과 10·4선언을 기념하며 북한영화 ‘우리 집 이야기’ 감상회를 열었다. 시민들과 함께한 감상회는 북한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편견을 깨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재고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 땅에서 북한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는 김인환 위원장은 “앞으로 이런 사업들을 확대하면서 민주평통이 시민단체가 행사를 할 때 옵서버로 함께하면 통일공감을 확실하게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양시협의회는 앞으로도 시민사회단체가 하는 사업에 동참하면서 내실 있는 사업을 함께 만들어나가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다양한 사업들을 함께 하면서 공감대를 이루면 남남갈등도 사라지고, 결국은 민주평통이 하는 통일에 대한 공감대도 지역 전체로 퍼져나가지 않겠느냐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함께할 때 더 쉬워지는 평화통일 공감대 확산
지역 내에서 평화통일 공감대를 이루려는 노력은 안양시 내에 거주하는 80여 명의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북한이탈주민과의 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주고받는 관계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되어 서운한 마음도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만나 관계를 맺으며 차츰 오해가 풀렸다.
조정숙 부회장은 “북한이탈주민들을 만나 언니, 이모의 역할을 해주며 이들도 서로 돕고 나누기 좋아하는 우리의 동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역 내에서 정서적인 교감과 안정을 느끼기 힘든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해 민주평통 자문위원과 북한 이탈주민을 일 대 일로 매칭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잊지 않았다.
안양시협의회는 청년과 젊은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한 활동도 활발하다. 지속적인 통일정책을 위해서는 결국 학생과 청년들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안양시협의회는 지역의 교육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어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통일교실, 청소년 통일안보현장견학, 통일골든벨 등 학교와 지역이 함께하는 평화통일 교육을 실천한다. 지역에서 학생들이 통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통일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안양대와는 17년째, 4년 전부터는 성결대와 함께 대학생 통일세미나를 열고 있는데, 특히 통일세미나에는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등이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
안대종 회장은 “통일의 몫은 지금의 청소년과 청년에게 있는 만큼 통일을 위해서는 청년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마침 지역의 교육기관 등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며 젊은세대가 관심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과 활동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정책이 변하면 그에 따라 통일을 위한 환경과 방법도 변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언제나 변하지 않는 것은 평화통일에 대한 의지와 이를 실행하는 사람이다. 서로 다른 생각과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이 통일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섞이고 융화될 때 평화와 통일도 더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 다양한 의견을 가진 시민, 단체와 함께하려는 안양시협의회가 내는 목소리가 아름다운 합창이 되어 더 멀리 퍼져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자문위원 한 마디!
안대종 협의회장(의료법인 중화 한·양방병원 이사장)
국가의 존망은 필부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저의 위치, 제가 가진 여건 속에서 통일을 위한 씨앗이 되겠습니다.
문승현 수석부회장(오토뱅크 대표이사)
지역에서 평화통일을 홍보하는 밀알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습니다.
조정숙 부회장(트레벨 대표)
평화통일리더십 아카데미 원우회 사무국장으로서 교육에 앞장서겠습니다.
박승진 간사(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 이사장)
평화통일운동이 독립운동이라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통일운동을 하겠습니다.
김인환 청년분과위원장(청운기획 대표)
계속해서 통일을 공부하는 자문위원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