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

윈스턴 처칠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핵 협상과 남북관계는 소강상태를 보여왔다. 회담 결렬 과정과 이후의 양측 주장들에서 북·미 간 입장차가 드러나고 지난 5월 북한이 두 차례 단거리미사일 발사하면서 한반도의 봄은 시계 제로의 불투명한 교착상태가 이어졌다.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 정상회담 등 비핵화 협상과 대화 국면이 조성되었던 2018년 봄과는 너무나 다른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최근 한반도에 새로운 대화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6월 말의 미·중, 한중, 한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 관심을 끈다. 북·중 정상회담의 내용과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통해 미국에 전달할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 수도 없고 낙관하기도 어렵다. 다만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지난 4차례의 북·중 정상회담이 비핵화 프로세스 진전 과정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과 이번의 북·중 정상회담 관련 보도들이 긍정적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며 유관국(미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하여 한반도 문제에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북·미 협상을 통해 비핵화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중국도 “북한과 유관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지역의 장기적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주장하고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신뢰 위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였고, 스티븐 비건 대북 특별대표도 북·중 정상회담 바로 직전에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이에 앞서 트럼프는 김 위원장에게서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조만간 장마가 시작된다. 가을의 큰 수확을 위해서는 장마 기간에 비 피해가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하고, 뜨거운 태양 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에도 기꺼이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드리운 장마의 먹구름이 빨리 지나가게 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본격 가동이란 결실을 수확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하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2019년 하반기는 북한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 로드맵 도출에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내년에는 한미 모두 큰 선거가 있어 비핵화 협상의 동력이 약화될 수도 있고, 김 위원장도 올해를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바 있기에 골든타임일 수도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며 섣부른 기대도 금물이다.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보고, 낙관론자들은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본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아무쪼록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련된 불씨와 6월 말의 연쇄 정상회담들이 실무협상과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재개로 연결되고 합리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긍정의 마음으로 외교력을 발휘하고 국민적 지혜 결집에 총력을 다 해야 할 것이다.

홍순직 홍순직
국민대학교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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