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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래는 우리 손에 “역사·통일 골든벨로 하나 됐어요” 대한민국 미래는 우리 손에
“역사·통일 골든벨로 하나 됐어요”

지난 7월 21일 KBS수원센터에서 역사·통일골든벨 최종 결선대회가 열렸다. 민주평통과 KBS가 공동기획한 결선대회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특집방송으로 마련됐다. 이를 위해 그동안 17개 시도, 185개 시군구를 비롯해 미국, 중국, 필리핀, 탄자니아 등 해외 전역에서 약 13만여 명의 학생들이 치열한 예선과 본선대회를 치렀다. 4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자리이자 역사·통일문제의 최강자를 가리는 역사·통일골든벨 결선대회 현장을 찾았다.

이른 아침, KBS수원센터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지난 3월부터 진행해 온 역사·통일골든벨 지역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100명의 학생들이다. 이들 중에는 지난 7월 15일 열린 해외 결선대회에서 참가 자격을 획득한 11명의 해외 동포 청소년도 있었다. 결선대회를 치르기 위해 학생들은 전날인 20일부터 함께 모여 오리엔테이션과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 얼굴을 익히고 친목을 다진 덕분인지 녹화 스튜디오에는 즐겁고 활기찬 분위기가 가득했다.

경쟁을 넘어 함께 즐긴 화합의 장

“대한민국 헌법 제4조의 일부입니다. 빈칸에 들어갈 이 말은 무엇일까요? 대한민국은 ‘이것’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이것’ 정책을 수립 하고 이를 추진한다.”

녹화가 시작되고 첫 번째 문제가 출제됐다. 헌법 제4조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 100명의 학생이 모두 자신 있게 ‘통일’이라는 정답을 적어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지역 예선과 본선 대회를 모두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학생들이 모인 덕분인지 이어지는 문제에서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쉽게 정답을 맞혀 나갔다. 응원석에 앉아 아이들의 이름이 적힌 응원피켓과 응원도구를 흔드는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전도 이어졌다.

대회 중간에는 재치 있는 답을 적어 낸 학생의 인터뷰와 장기자랑도 이어졌다. 고운 한복 교복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끈 김동규 학생(민족사관고 1학년)은 8개 국어로 된 랩을 선보인 후 터키인 친구에게 유창한 외국어로 영상 편지를 보내 감탄을 자아냈다. 김예란 학생(청란여고 1학년)은 경쾌한 음악에 맞춘 댄스스포츠를 선보여 많은 호응을 받았고, 마민혁 학생(괴산고 2학년)이 보여준 전통놀이 버나 돌리기와 차은하 학생(경호고 2학년)의 무술 시범에는 학생과 응원단 모두 눈을 떼지 못했다. 처음 해보는 방송 촬영과 장시간 녹화에 긴장하고 지쳤을 학생들을 위해 스튜디오를 찾은 가수 에버글로우의 깜짝 축하 공연도 진행됐다. 이 시간만큼은 학생과 응원석의 가족들 모 두 긴장을 풀고 축하 공연을 감상하며 함께 즐겼다.

역사·통일골든벨에는 청소년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평화, 통일, 역사 관련 문제들이 다양하게 출제됐다. 특히 북한의 어휘나 북한의 생활상에 대한 문제를 작년보다 보강해 통일과 북한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민주평통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출문제를 미리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문제의 난도가 높아지자 탈락하는 이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특히 많은 학생이 22번 문제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22번 문제는 ‘꽃처럼 아름다운 자태, 조선시대 지방 관아에서 심부름하던 남자 하인, 어려워하거나 조심스러워 하지 않고 무례하고 건방진 태도를 일컫는 동음이의어’를 묻는 문제로, 학생들은 이방, 하인, 머슴, 막무가내 등 다양한 답을 제출했다.

탈락한 학생에게는 패자부활전을 통한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졌다. 간단한 OX 퀴즈로 진행된 패자부활전에서는 89명의 학생이 부활에 성공해 골든벨을 울리기 위한 여정을 다시 시작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한 최후의 1인 결정전

대회의 클라이맥스는 1906년 <황성신문>에 실린 ‘이 단체’의 설립취지를 보고 해당 단체가 어디인지를 맞히는 39번 문제였다. 대회가 후반으로 접어들며 100명의 학생 중 단 4명만이 남은 상황에서 두 명은 대한자강회, 다른 두 명의 학생은 각각 신간회와 대한광복회라는 정답을 적었다. 이 문제의 정답에 따라 최후의 1인 또는 최후의 2인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정답은 ‘대한자강회’ 였다.

정답을 적은 이석희 학생(인천 세일고 2학년)과 우예성 학생(중국 베이징 천진한국국제학교 2학년)이 최후의 2인이 됐다. 그러나 남은 문제는 11문제. 두 명의 학생이 남은 11문제를 풀어 골든벨을 울릴 수 있을 것인지에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두 학생은 최후의 1인으로 남기까지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계속해서 정답을 맞혀 나가던 두 학생은 전통 불교의 근간이 된 신라시대 승려 원효의 ‘이 사상’을 묻는 41번 문제에서 서로 다른 답을 내놓았고, ‘화쟁사상’ 이라는 정답을 적은 이석희 학생이 결국 최후의 1인 자리를 차지했다. 장시간 함께 문제를 풀어온 두 학생은 서로에게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보냈다.

최후의 1인에게는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글로벌 코리아 문제’가 출제되며, 이 문제를 맞히면 하와이 어학 연수의 기회가 주어진다. ‘글로벌 코리아 문제’는 김덕룡 수석부의장이 직접 출제했다. 장시간 골든벨을 지켜본 김 수석부의장은 “청소년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며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은 인용해 “나라를 사랑하거든 역사를 읽고, 다른 사람이 역사를 사랑하게 하고 싶으면 역사를 읽게 하라고 했다. 여러분들이 우리 민족의 역사를 마음에 새기면서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가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글로벌 코리아 문제’는 일본군과 치열한 무장투쟁을 벌였던 곳이자 옛 발해의 영토, 스탈린에 의한 강제 이주로 뿔뿔이 흩어지기 전까지 한인들의 오랜 삶의 터전이었던 ‘이 장소’를 묻는 문제였다. ‘연해주’를 거침없이 써 내려간 이석희 학생은 정답을 맞혀 하와이 어학연수의 기회를 얻게 됐다. 응원석에 앉아 아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부모님의 얼굴에도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막힘 없이 문제를 풀어나가던 이석희 학생은 47번 문제에서 고전했다. 47번 문제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를 묻는 문제였다. 이석희 학생은 장시간 고민하며 쉽게 정답을 적지 못하고 결국 찬스를 사용했으나 끝내 정답을 맞히지 못했다. 골든벨까지 세 문제만을 남겨둔 상황이라 아쉬움은 더 컸지만 친구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헹가래를 해주며 최후의 1인이 된 이석희 학생을 격려했다.

이날 진행된 결선대회는 오는 8월 11일 오후 7시 10분 KBS 1TV에서 8·15 광복절 특집으로 방송될 〈도전! 역사·통일골든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Mini Interview
최후의 1인 이석희 학생(인천 세일고등학교)
“내년에도 골든벨에 다시 도전하고 싶어요”

“오늘 35번 문제까지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이곳에 왔는데 최후의 1인까지 오게 돼 좋아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사극을 즐겨 봤다는 이석희 학생은 최후의 1인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 사극을 통한 조기교육의 효과인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역사 문제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이석희 학생은 역시나 가장 좋아하는 과목도 역사, 가장 존경하는 인물도 좌우합작운동을 벌이고 뛰어난 언변을 가졌던 여운형 선생이라고 한다.

지난해 외교부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외교관의 꿈을 꾸게 되었다는 이석희 학생은 앞으로 외교관이 되어 평소 관심이 많았던 중동 지역에서 활동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아쉽게 47번 문제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이석희 학생의 표정과 목소리는 활기찼다.

“골든벨에 함께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내년에도 또 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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