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민주평통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 우린 원래 하나잖아요!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
우린 원래 하나잖아요!

지난 7월 15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진행한 통일골든벨 해외결선대회가 연천에 위치한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대회에는 25개 국가 총 93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대회가 끝난 늦은 오후, 가깝게는 일본, 멀리는 남미와 아프리카 대륙에서 모국을 찾은 6명의 참가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장시간 이어진 행사에도 지친 기색 하나 없는 아이들은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로서, 또 한국인으로서 느끼는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했다.

대담 |
김시유(15세) 미국, Henry M.Gunn High School
신재민(16세) 태국, 방콕한국국제학교
우예성(17세) 중국, 천진한국국제학교
이시은(16세) 일본, 동경한국학교
이은조(16세) 나이지리아, Avi-Cenna International School
전은규(17세) 아르헨티나, Ward Colegio

통일골든벨, 한국을 더 많이 배우는 기회

전은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5년째 살고 있습니다. 저는 대회나 경기에 참가하는 것을 좋아 하는데, 마침 통일골든벨이 열린다고 해서 참가했고 이번이 두 번째예요. 이런 기회를 통해 통일과 평화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신재민
10살에 태국으로 가서 8년째 거주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누나랑 나란히 1, 2등을 해서 한국에 왔었는데, 그때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어요. 친구들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또 제가 주니어 민주평통 활동도 하고 있는데,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이 많을 뿐더러 여기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이번 골든벨에 참여했습니다.

김시유
저는 미국에서 햇수로 9년 정도 살고 있어요. 저도 이번이 두 번째예요. 지난번에 통일골든벨에 참여하면서 처음으로 한국과 한국 역사를 공부했는데 참 재미있었어요. 올해도 대회가 열린다기에 한국 역사를 더 공부하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참가하게 됐어요.

이시은
일본 도쿄에서 동경한국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올해 모든 학생이 필수로 통일골든벨에 참여하게 되어서 1, 2학년 학생 400여 명 정도가 지역 예선을 치렀어요.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라 저도 덩달아 열심히 했는데 운 좋게 1등을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이은조
부모님이 권유하시기도 했고, 제가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통일골든벨에 참가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아프리카에서는 이번 통일골든벨이 좀 뜻 깊은 행사였는데요. 이전에는 가나에서만 작은 규모로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나이지리아, 토고, 가나 세 나라 에서 먼저 예선을 치르고, 거기서 우승한 아이들이 다시 가나에서 대회를 치렀어요. 사실 제가 있는 나이지리아에서는 학생이 없어서 한글학교가 사라질 위기였거든요. 그런데 제가 골든벨에서 1등을 하고 한국에 오게 되면서 한글학교를 없애지 않고 유지하기로 했어요.

우예성
저는 베이징에서 천진한국국제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중국에도 여러 국제학교가 있는데 우리 학교는 베이징한국국제학교랑 경쟁 관계예요. 그래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어 열심히 공부했어요. 또 골든벨 프로그램이 일요일 저녁에 방영되잖아요. 가족들이랑 밥을 먹으면서 자주 보는 프로그램인데, 한국에 계신 할머니께서 매번 전화하시면 “골든벨에 한번 나가보라”고 말씀하셨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욕심이 났어요. 결선에 오르려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 여기까지 오게 돼서 기뻐요.

해외에서 느끼는 분단의 현실, 마음 터놓을 수 있었으면

신재민
베트남에 살면서 북한 사람들을 만난 적도 있고, 북한 사람들이 일하는 식당에도 가봤어요. 외국에 살면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는 당연히 남한이라는 뜻에서 ‘코리아’라고 말하는데 그러면 북쪽(North)인지 남쪽(South)인지 다시 물어봐요. 그럴 때 우리가 분단 국가구나, 하고 생각하게 돼요. 저는 북한 친구도 있어요. 몇 년 전에 남한과 북한이 베트남에서 축구 시합을 한 적이 있는데, 제가 늦는 바람에 실수로 북측 응원석에 앉았던 적이 있었거든요. 응원하면서 시합을 보았는데, 뭔가 이상해서 옆에 앉은 제 또래에게 물어봤더니 북한석이라고 하더라고요. 겁먹고 있었는데 오히려 제가 남한 사람이라고 하니 다들 신기해하면서 사진도 찍고, 함께 이야기도 나눴어요. 그때 제가 막연히 가지고 있던 북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깨졌던 것 같아요. 헤어질 때 옆에 있던 친구가 ‘나중에 좋은 세월 오면 다시 봅세’라 고 말하는데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아직도 그 목소리가 기억나요.

김시유
솔직히 말하면 저는 분단을 체감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해외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하고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한인 아이들 중에 한국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들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한국 사회나 한국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나눌 사람 이 없어서 아쉬워요.

이시은
일본에 ‘기타 죠센’이라는 말이 있는데 북한을 지칭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한국말을 하고 있으면 저한테 ‘기타 죠센이냐, 그냥 죠센이냐’라고 물어보기도 해요. 한일 관계가 안 좋을 때는 시위를 하면서 현수막에 조선이란 글자 옆에 ‘남한’을 쓰기도 하고요. 이런 걸 볼 때마다 우리나라가 분단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해요.

우예성
중학교 때 전학 온 친구랑 같이 극장에서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본 적이 있어요. 친구가 그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불편해하더라고요. 이유를 물어보니까 자기가 사실은 북한이탈주민이라면서, 북한이 꼭 저 영화 같은 것만은 아닌데 사람들이 북한을 안 좋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나왔던지라 친구한테 많이 미안했죠.

통일은 해야 하지만 더 넓은 시각과 준비가 필요해요

이은조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장 큰 이유는 애국심이에요. 다른 나라가 우리를 무시하는 것도 싫고요. 나이지리아에는 한국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아직도 학교에서 저희 반 애들은 제가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헷갈려 하거든요. K –POP 외에는 관심도 없고요. 하지만 통일이 되면 다른 것들에도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가 세계 의 발판 위에 설 수 있는 기회도 되겠죠. 또 북한 사람들이 손재주가 좋대요. 특히 십자수 같은 거요. 저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북한의 그런 문화를 실제로 꼭 보고 싶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저는 우리나라가 다시 하나가 되면 좋겠어요. 같은 나라였는데 싸울 이유가 없잖아요.

신재민
하나였던 것이 하나로 합쳐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일제강점기 때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같은 분도 있었지만, 독립운동을 하는 분들에게 밥 한 끼나마 챙겨주고 집에서 재워주던, 독립에 대한 마음을 품은 평범한 사람들 모두 독립운동가라고 생각하거든요. 마찬가지로 지금은 통일이라는 마음을 품은 통일 운동가가 필요한 것 같아요.저도 통일 운동가가 되고 싶고요.

전은규
지금까지 주변국의 간섭을 많이 받아 왔는데, 그런 간섭에서 벗어나서 더 많이 발전하고 나아가 국민이 훨씬 더 잘 살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이런 걸 떠나서라도 원래 한민족이었으니까 다시 합쳐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이시은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한 나라가 두 개로 나뉘어 있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만약 통일이 되면 다른 나라보다 훨씬 강력한 나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김시유
우리는 통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통일이나 북한에 대해 너무 무지해요.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만 해도 전쟁의 아픔을 실제로 경험했던 분들이라 북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래서 저도 통일은 해야 하지만 아직은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해요. 먼저 통일을 위한 준비가 필요해요.

우예성
통일은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에요. 우리 역사를 보면 계속 갈라졌다 합쳐졌다 했는데, 남북의 분단은 강대국에 의해 강제로 갈라진 거잖아요.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총부리를 들이대기도 했죠. 평창 동계올림픽 때 남북이 공동으로 입장하는 걸 보니 다들 거리낌없이 잘 어울려서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 통일이나 북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체감할 수 있는 체험, 통일 교육이 많았으면 해요

이은조
북한이나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가지려면 북한 말이나 북한 음식 배워보기 같은 체험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5살에 했던 놀이 체험이 아직도 기억나요. 그 체험 덕분에 저는 빵이나 과자 만드는 걸 좋아하거든요. 어린아이들에게 북한 말을 알려주면 재미있어 할 것 같아요. 우리는 ‘도로원표’라고 하는데 북한에서는 ‘나라길 시작점’이라고 하고, ‘수중발레’는 ‘예술헤엄’, ‘뮤지컬’은 ‘가무이야기’라고 한대요. 〈뽀로로〉 같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로 북한과 문화를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신재민
태국에서 한류의 영향력을 느낄 때마다 여기에 북한 문화를 접목한다면 그 영향력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어릴 때 누나랑 자주 싸웠는데 그때마다 누가 먼저 사과하지 않아도 TV나 영화를 보면서 이야기하면 자연스럽게 풀렸거든요. 마찬가지로 남북도 문화로 소통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콘서트장에서 남북한 가수와 관객이 모여서 다 같이 즐기는 거죠.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 저도 모르게 심장이 뜨거워져요.

우예성
통일을 주제로 열리는 행사들의 의의는 좋지만 너무 형식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행사에 참여할 때는 통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다가도 행사가 끝나면 금방 까먹잖아요. 저처럼 고2, 고3이 되면 공부가 더 중요한데 이런 건 왜 하냐는 의견도 많아요. 머리로는 아는데 현실로 안 와 닿는 거죠. 교육도 중요하지만 형식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로까지 확대되면 좋겠어요.

김시유
우리가 북한에 대해 모르는 것, 오해하는 것 이 많은데 그걸 바로잡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해요. 청소년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려면 자기 정체성이나 자신의 의견이 확고해야 하지요. 국적과 나이를 막론하고 모두가 이런 문제에 대해 함께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We Will Make Peace!

통일한반도를 만들어 갈 글로벌 차세대 리더들이 꿈꾸는 미래

신재민(16세) 태국, 방콕한국국제학교
디즈니나 넷플릭스 같은 회사를 만드는 미디어 기업가가 되는 게 꿈이에요. 종합예술과 대중문화를 만들어서 생산하고 한류가 해외에서 더 큰 파급력을 가지게끔 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북한과 한국이 화합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은조(16세) 나이지리아, Avi-Cenna International School
저는 아직 꿈이 없어요. 하지만 저는 제가 일이라고 느끼지 않고 놀면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어요. 그 일이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더 좋겠죠?

우예성(17세) 중국, 천진한국국제학교
저는 보안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중국에 있으면서 정보는 양날의 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21세기를 정보 전쟁의 시대라고 하는데, 정보 하나에 사람이 죽고 살기도 하잖아요.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밀은 물론이고 개인의 사생활까지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시은(16세) 일본, 동경한국학교
저는 사업가가 되는 게 꿈이에요. 제가 꿈을 이루기 전에 통일이 된다면 좋겠지만, 만약 통일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업가로서 남과 북의 교류를 연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전은규(17세) 아르헨티나, Ward Colegio
외과 의사가 꿈이에요. 이번에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 자문위원분들이랑 만나서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눠봤는데, 그걸 계기로 자문위원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북한과 통일이 됐을 때 의료봉사 같은 방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시유(15세) 미국, Henry M.Gunn High School
이번에 검정고시를 봐서 대학에 입학하게 됐어요. 아직 확실한 꿈은 없지만, 나중에 제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모두 이루면 선교사가 되고 싶어요. 아마 북한에서 선교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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