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N

우수인재 육성의 기본
수학교육 강조하는 북한
우수인재 육성의 기본 수학교육 강조하는 북한

얼마 전에 있었던 제60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북한이 한국에 이어 종합 4위를 달성했다. 올해뿐 아니라 2009년과 2013년, 2015년 대회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낸 북한 수학영재들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 되면서 북한의 수학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북한은 1990년 이후 사회주의권 붕괴와 경제난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인재 육성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4년제 소학교 과정을 1년 연장하고, 중학교 6년을 3년제 초급중학교와 3년제 고급중학교로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제도를 시행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이와 함께 보통교육(취학 전 교육, 초등교육, 중등교육)과정을 여러 차례 개편했는데, 이 과정에서 수학교육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실리 중심 교육과 수재(영재) 교육을 강조하는 북한은 보통교육에서 제1고등중학교 과정을 통해 우수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국가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전국의 도·시·군 구역단위에 만들기 시작해 현재 200여 개에 달하는 제1고등중학교는 북한의 핵심 교육사업이다. 수학과목 위주의 시험을 통해 선발한 소학교 우수졸업생을 제1고등중학교에서 집중 교육하는데, 이들은 교과목 중 수학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북한은 수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김일성종합대학 수학부 졸업생을 비롯해 실력 위주로 특별히 엄선한 교원을 평양 제1중학교 수학분과에 배치하고 있다. 제1중학교는 일반 중학교보다 수학 교재 및 교육과정 수준이 높게 편성되어 있으며, 특히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평양 제1중학교에서보다 더 특수한 교육을 받는다. 고등교육에서도 수학교육을 강조한다. 북한에서는 수학을 자연과학이나 공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전문지식을 깊이 있게 습득하기 위한 필수 과목으로 인식한다.

남한에선 ‘급수’, 북한에선 ‘합렬’

북한은 김일성종합대학, 이과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에서 진행하는 전문가육성프로그램으로 수학 전문교육을 진행한다. 1970년대까지는 대학 입학생 선발 과정에서 출신성분을 중시하는 추천 중심의 선발기준을 적용했으나, 1980년대부터는 국가자격고사(대학 입학 예비시험)를 실시해 시험성적 위주의 선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그 결과 대학입시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수재(영재)학교’라고 불리는 평양 제1고등중학교를 비롯한 1고등학교 학생들이 추천받을 기회가 많아지자, 부모들은 자녀를 1고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비싼 과외를 시키기도 한다.

북한 수학 전문교육을 주도하는 김일성종합대학은 2003∼2004학년도 입학시험부터 시험과목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실력 위주로 학생을 선발해왔다. 특히 수학부의 경우 대학입학 수학과목 시험을 두 번에 걸쳐 진행해 평가에 정확성을 기하고 있다. 수학부는 대학입학시험 합격생 중 희망자가 지원하지만 희망자 수가 국가계획으로 지정된 인원보다 많거나 모자라면 무작위로 배치하기도 한다.

김일성종합대학 수학부는 수학과, 응용수학과, 계산수학과 등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모든 교육활동은 강좌제로 진행된다. 이는 한국의 강좌와 의미가 다르다. 북한에서의 ‘강좌’는 교육과정을 검토하고 새로운 교육·연구 내용을 계획하는 기본단위다. 7∼10명 정도의 교수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강좌를 책임지는 강좌장이 있다. 수학부에서는 해석학, 대수학, 기하학, 미분방정식, 확률 및 통계학 강좌 등이 이루어지며 매주 목요일마다 토론회를 열어 학술토의 및 대학생 졸업 논문 심의, 대학원생 논문 토의 등 과학연구 토의를 진행한다.

수학부에 입학하면 1∼2학년에는 교양과 및 일반기초, 3학년에는 전공기초, 4학년에는 전공과목을 배운다. 예를 들어 수학부 수학과 전공학생의 경우 전공기초로 해석수학2(푸비니 정리, 스토크스 정리 등), 해석수학3(르베그 적분, 적분 가능 함수, 푸리에 변환, 푸리에-슈와르츠 변환 등) 일변수·복소수 함수, 편미분방정식, 수리계획, 미분기하 등을 배운다. 수학부 수학과 전공강의에서는 함수해석학, 다변수·복소수 함수, 초함수론, 유클리드 공간 위의 조화해석, 군론, 바나흐 대수학, 위상수학 등을 가르친다. 김일성종합대학 수학부 해석학은 서울대학 수리과학부 해석학 교육과 내용 및 과정이 유사하다. 북한의 모든 수학 과목에는 절대평가가 적용된다.

김일성종합대학 수학부 수학과는 20명 내외로 구성된 수재반(영재반)을 설치하고 집중 교육을 실시한다. 이들은 최고의 교수진으로 이루어진 강의를 들으며 많은 학습 시간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각종 노력동원 등에서 제외된다. 영재반 학생 중에서도 최고로 우수한 학생에게는 2학년 때 외국 유학생으로 추천되거나 졸업 후 외국 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남북 수학도 분단 이후 반세기가 넘는 동안 교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때문에 연구 분야는 물론 학술용어도 서로 달라 상당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예를 들어 우리의 수학 용어인 ‘공집합’, ‘급수’, ‘교점’, ‘대우’, ‘매개변수’는 북한에서 ‘빈모임’, ‘합렬’, ‘사귐점’, ‘거꿀반대’, ‘보조변수’로 대신 사용한다

김수연
북한학 박사, 전 김일성종합대학 교수

카카오톡 아이콘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스토리 아이콘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