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김광일 일본부의장 허남세 중국부의장 이숙진 아시아·태평양부의장 노덕환 미주부의장 박종범 유럽·중동·아프리카부의장
사회 | 강석희 민주평통 위원지원국장
강석희 | 제19기 민주평통 슬로건은 ‘우리가 만드는 새로운 한반도’입니다. 19기 구성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해외는 어떻게 활동해 나갈 예정입니까?
노덕환 | 19기 민주평통은 특징은 ‘역동성’인 것 같습니다. 이는 한반도의 평화를 만들어내는 방법에서도 기존에서 탈피한 새로운 방법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봅니다. 18기에는 평창올림픽, 남북 긴장 완화, 북·미 간 전쟁위기에서의 탈출 모색이 중점 과제였다면 이제는 우리 스스로 평화를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여성과 청년의 생각을 담아내고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한반도 평화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무역 활성화나 경제인의 활동에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경제인들이 미국을 방문할 때 함께 만나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협력방안을 찾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박종범 | 앞으로 2년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통일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회의 차원에서 여성과 청소년 자문위원들의 활동이 강화될 수 있도록 이들이 중심이 되는 컨퍼런스를 더 많이 개최하려 합니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은 지리적으로 광범위하기 때문에 지역별 활동이 중요합니다. 각 지역별로 차세대 통일리더인 청년들이 민주평통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한반도 상황은 어떤지, 우리 정부의 통일 정책 방향은 무엇인지 등을 제대로 인식하도록 하는 사업을 적극 펼치고자 합니다.
허남세 | 중국도 이번에 청년과 여성 비율이 대폭 높아져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이분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가 민주평통 자문위원의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고 활동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고 이를 위한 예산 지원도 필요합니다. 지역회의 차원에서도 노력하겠지만 사무처에서 예산 확보에 더욱 신경을 썼으면 합니다.
이숙진 | 아시아·태평양지역 소속협의회의 출범식 사진을 보니 청년과 여성이 많아져서 그런지 그림이 예전과 달랐습니다. 밝고 역동성이 느껴져 좋았어요. 한편으로는 이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활동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도 생겼습니다. 여성과 청년들이 19기에 이어 20기에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해야 합니다. 이들이 상호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돕고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역 간 자매결연을 맺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부의장님이 한 자리에 모이셨으니, 그런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김광일 | 일본 내에는 뉴커머와 자이니치, 재일대한민국민단(민단)과 조총련계 동포들이 함께 섞여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조직들이 한반도를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독자적으로 해 왔습니다. 저는 일본 내 여러 단체가 함께 섞이고 참여해서 평화 활동을 하고, 자문 위원 구성에 있어서도 다양성을 넓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려 합니다. 더불어 한일관계가 날로 악화되는 상황 인데, 일본 내에서도 일부 목소리가 큰 정치인이나 시민의 입장만 부각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역대 수상이었던 하토야마 총리 같은 분은 역사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한일관계를 잘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분들을 초청하여 강연회 등을 개최해 다양한 분들의 참여를 높이려 합니다.
지역별 특색에 맞는 사업 추진으로 자문위원의 역할을 높여야
강석희 | 공공외교와 여성, 청년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해외지역의 큰 고민인 것 같습니다. 각 지역에서 특별히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박종범 | 세 가지 있습니다. 유럽·중동·아프리카지역회의는 일반 이민자나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 북유럽을 중심으로 한 입양인, 중앙아시아의 고려인과 사할린을 중심으로 한 조선족 등이 모두 포함된 특수한 지역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들이 역할 할 수 있도록 지역 특성에 맞는 활동을 발굴하고 추진하려 합니다. 두 번 째는 공공외교입니다. 각 나라의 일반 시민사회, 여론 주도층들을 상대로 한반도 상황을 알라고 동의를 얻어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어느 나라든 한국과의 우호친선단체가 있습니다. 그 단체들을 통해 우리의 역할을 알리고 목소리를 내면서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겠습니다. 세 번째는 각 나라별 또는 지역별로 작은 규모의 남북공동포럼을 개최해보려 합니다. 예를 들어 각 나라에 주재하는 한국대사와 북한대사를 동시에 초청하는 거죠. 가벼운 주제부터 시작하다보면 남북이 평화와 공동번영으로 나아가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허남세 | 중국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있습니다. 중국지역회의는 올해 중국 내 학생들과 함께 임시정부가 움직였던 길을 열차를 타고 따라가며 차세대들이 독립의 역사를 배우고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도왔습니다. 이런 행사를 전체 해외지역협의회와 함께하면 어떨까 합니다. 전 세계에서 몇 명씩 선발하여 ‘임정대장정’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중국에는 교민이 100만 명 정도 있는데, 조선족은 200만 명 정도입니다. 조선족 동포는 우리말을 하고 문화도 비슷하지만, 중국 공민이기 때문에 몇 년 전만해도 같이 만날 일이 없었어요. 그러나 최근에는 행사에 조선족협의회장이나 관련자들을 초청하는 등 함께 교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조선족 동포들도 평화통일에 대해서는 우리와 공감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우리 지역회의의 과제가 아닌가 합니다.
이숙진 | 호주는 미들파워 국가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 미국과 입장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번영을 위해서는 미들파워 국가들의 생각과 지지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전문가들이 생각을 업데이트하도록 돕는 것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호주에는 옛날에 러시아나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온 학자들이 많은데 사고가 그 당시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는 정보와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공공외교 측면에서 전문가 포럼을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아태지역 학자들의 생각과 인식을 업데이트하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들과 자문위원이 협력하여 포럼을 개최하면서 상호 유대감을 높이고 우리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설명해 나가고자 합니다.
김광일 | 앞서 말씀드렸듯이 일본은 여러 한인 단체가 있고, 각자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한 번에 단합해서 잘해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세대, 진보와 보수, 여야를 뛰어넘는 교민들의 이해와 합의가 중요합니다. 통일·대북정책에 대한 공통된 합의가 없으면 결국 갈등이 생기고 정책의 추진력도 잃게 됩니다. 일본지역회의가 민주평통 자문위원이 주도하고 다양한 교민이 참여하는 일본 내 남북 평화통일 소통의 장이 되어 보려고 합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도 일본 협의회장님들과 모여 그러한 방향을 논의하려 합니다.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그래도 해야 하는 일입니다.
노덕환 | 미주지역은 12월 중에 이수혁 주미대사를 모셔 특강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때 각 지역의 정치인이나 유력인사를 모셔 세계 평화, 평화경제, 한미공조 등에 대한 연설을 하도록 하려 합니다. 지역협의회 출범식도 지역 리더를 초청하여 진행하면서, 지역 주류사회와의 연계성을 높이려 합니다. 미주지역에는 한인회를 비롯하여 여러 한인단체들이 있는데 이런 분들이 함께 참여하는 미주운영위원회 구상도 하고 있습니다. 미주지역의 중요한 현안은 내년 미국 대선인데요, 미국의 차기 정부가 한반도 정책을 제대로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분열의 길 극복하고, 화합의 길을 만들겠습니다
강석희 | 해외 지역에서는 가장 큰 이슈가 동포사회의 소통과 화합, 차세대 교육에 대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허남세 |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갈등도 있고 알게 모르게 알력이 생깁니다. 그래도 사람은 일단 만나야 합니다. 누구랑 사이가 안 좋다고 해서 계속 격을 두면 영원히 화합하지 못합니다. 이번에 자문위원 위촉 과정에서도 그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재위촉 되지 못해 서운한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광저우는 활동의 연속성을 위해 ‘광저우 평화통일회의’를 만들었습니다. 자문 위원은 아니지만 충분히 공공외교를 할 역량이 있는 분들을 위해 명예자문위원 제도를 만들어 소통하고 화합하면 좋겠습니다.
이숙진 | 명예자문위원 제도도 좋지만 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의 사례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코윈은 재외 여성 리더를 국내에 초청해 한국의 발전상을 보여주자는 데 목적을 두고 한 나라에서 3명씩 약 150분 정도를 매년 초청했습니다. 이것이 발전해서 2005년에 코위너라는 재단이 만들어졌어요. 저도 발기이사로 참여하고 있는데, 12년째 1년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여성들이 연대를 강화하고 정보를 교류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분들을 중심으로 재단을 만들면 궁극적으로는 통일정책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종범 | 오스트리아도 ‘오평회’가 있습니다. 전직, 현직을 모두 포함하는 모임인데, 이러한 모임을 지역별·국가별로 활성화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본부 차원에서 어렵다면 협의회나 지회 차원에서 위촉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 합니다. 또 차세대 사업으로 연천에 있는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서 5개 지역이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어떨까 합니다. 아이들이 방학 고국을 방문하여 분단 현장을 보고 느끼는 교육을 하면, 차세대 역량강화 차원에서 좋을 것 같습니다.
노덕환 | 동포사회의 소통과 화합은 중요한 과제입니다. 미주 같은 경우는 서로 한인회장을 하겠다고 해서 과열되는 경우도 있었어요. 미주지역은 보수단체와 진보단체에서 서로 다른 지향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자문위원으로 함께 계신 경우가 많습니다. 이분들과 서로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면서, 분열이 아닌 화합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김광일 | 동포사회의 통합과 화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감대를 확산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본 4개 협의회 자문위원들이 전문성을 기반으로 교민들의 삶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이번에 여성과 청년 비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사실 해외지역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평균연령이 높고, 남성 위주로 구성된 편입니다. 여성과 청년 자문위원들이 실질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임무를 부여해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Make Peace! Across the Sea
해외 각 지역 부의장에게 제19기 민주평통 활동방향과 각오를 들었다
이숙진 | 아시아·태평양부의장
18기 이어 19기에 다시 아시아·태평양 부의장을 맡게 됐습니다. 지난 18기는 우리정부가 신남방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면서 아시아권에서 다양한 활동이 펼쳐졌습니다. 덕분에 18기를 매우 바쁘고 즐겁게 보냈습니다. 이번 19기도 협의회장님들과 함께 정부의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허남세 | 중국부의장”
15기부터 시작해 햇수로 9년째 민주평통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중국은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북한과 국경을 맞댄 접경지역도 있습니다. 중국이 평화통일의 우호적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열정을 다해 자문위원들과 함께 역동감 넘치는 2년을 만들겠습니다.
노덕환 | 미주부의장
한인동포 사회와 각 단체, 자문위원들 간의 소통에 중점적 목표를 두겠습니다. 특히 미주 자문위원들께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미국 시애틀은 1월 13일을 한인의 날로 지정하고 있는데, 51개 주 가운데 26개 주에서 한인의 날이 지정되면 미국 정부 발행 달력에도 공식적으로 표기됩니다. 26개 주에서 한인의 날이 지정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박종범 | 유럽·중동·아프리카부의장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까지 넓은 지역을 아우르다보니 그동안 협의회 사이의 소통이 부족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번 19기에는 협의회 간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지역별로 소규모 행사를 많이 개최해서 참여율도 높이고 지역의 한인사회 및 단체와 유대관계를 높이고자 합니다.
김광일 | 일본부의장
일본부의장이라는 큰 책임을 맡게 돼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책임감도 많이 느낍니다. 한국의 평화통일 정책을 널리 알리고 동포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내년에 도쿄 올림픽이 열립니다. 올림픽에 남북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내 각 협의회와 화합된 모습으로 한반도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