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말하다│Today남북

북한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관광을 통한 남북협력 신용석 박사(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북한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있을까?

요즘 TV 뉴스를 보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관객, 즉 ‘요우커(遊客)’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실제로 강남이나 명동을 방문해 보면 양손에 쇼핑백을 잔뜩 들고 화장품이나 명품 쇼핑에 열중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 이외에도 이제 우리나라 시내 등지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느덧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숫자가 연간 1,000만 명을 넘었다. 그렇다면 북한의 경우는 어떨까? 북한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있을까? <비어 있음>객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한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있다. 하지만, 그 방문객의 숫자는 매우 적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숫자는 북한에서 발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 대략 10만명 수준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관광은 자유롭게 돌아 다니면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것이 핵심인데, 북한은 그것이 가능하지 않고 정해진 코스대로 움직여야 하며, 숙박이나 도로사정도 열악하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없는 방문지인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최근에 북한이 조금씩 관광정책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적극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선 것이다.

북한도 중국인 관광개 유치에 노력 중

북한이 이렇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금강산 관광의 중단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가장 큰 원인이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북한은 약 5,000~6,000만 달러에 달하는 외화획득의 통로가 없어져 버리는 큰 손실을 입은 것이다. 주된 외화수입원을 잃어버리게 되자, 북한은 남한관광객이 아닌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방향을 돌렸다. 특히 같은 공산주의 국가이면서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였다.

북한은 평양과 상하이, 하얼빈, 시안을 잇는 노선을 연이어 개설했으며 라선-금강산 유람선 관광, 칠보산 관광열차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다. 덕분에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의 숫자는 2009년 9만6,000명에서 2010년 13만1,000명, 2011년 20만 명, 2012년 24만 명으로 급증하고 있다1).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2008년 다음 해부터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 숫자가 연평균 30~40% 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남한과 북한이 멀어진 사이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성큼 가까워진 셈이다.
중국인 관광객 다만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관광패턴은 남한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 한국 방문 중국인 관광객들의 가장 큰 방문 동기는 쇼핑이다. 이들은 품질이 좋고 우수한 화장품, 전자제품 쇼핑을 위해서 한국을 방문한다. 반면에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낙후된 북한 모습을 보면서 과거 개방경제 이전 중국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 즉 북한 방문 중국관광객들의 방문 동기는 과거에 대한 ‘향수(Nostalgia)’인 것이다.

관광을 통한 남북협력, 그리고 평화중진

그렇다면 이런 상상을 한 번 해보게 된다. 외국관광객들이 북한을 보고 다시 남쪽으로 와서 남한을 보는 상품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예를 들어 외국인들에게 남북관광 공동VISA를 발급하여 평양과 금강산을 둘러보게 하고 남북경제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구경시킨 후에 판문점을 통해 남한으로 건너와 서울과 제주도를 볼 수 있게 하는 관광 상품을 만들면 어떨까? 그런 관광 상품은 오직 한반도에서만 가능한 상품이다. 요즘은 품질보다 독특함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다.

외국인 관광객 물론 지금도 드물기는 하지만 남과 북을 같이 볼 수 있는 여행상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출시된 이런 상품들은 북한을 방문한 후에 다시 항공기를 이용해 중국으로 돌아간 후, 중국에서 남한으로 입국하는 코스이다. 자연히 여행상품의 가격이 올라가고 일정이 길어진다. 인기가 없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남과 북이 한반도 관광발전과 평화증진을 위한 협의를 통해서 육로로 바로 통과할 수 있는 공동 VISA를 발급한다면 그건 획기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오랫동안 분단의 상징이었던 DMZ를 통과해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를 육로로 통과하는 경험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신기한 체험일 뿐 아니라 한반도 통일과 평화에 대한 관심도 높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서 북한의 관광가능지역이 넓어지면 자연스럽게 북한의 개방은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관광은 물류와 다르게 사람이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북한이 엄격히 통제를 하더라도 북한주민과 관광객들의 접촉을 100% 차단할 수 없으며, 북한에 자본주의 경제를 학습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남한과 북한의 관광산업 규모가 커지고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불안감이 감소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남과 북의 관광협력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증진, 관광산업 발전을 통한 경제적 이익, 그리고 북한의 개방 유도. 이것이야말로 요즘 정부가 말하고 있는 ‘통일 대박론’의 실제적 모습이 아니겠는가? 관광에 대한 시각을 한반도, 아니, 유라시아 대륙으로 넓혀서 크게 가져보자.

<사진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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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처 : 중국 국가 여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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