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말하다│Today남북

남한은 송년회(送年會), 북한은 망년회(忘年會) 북한노래 부르면 ‘촌놈’,남조선 춤과 노래 불러줘야 인기 ‘짱’ 강 원 철(위드유 사무국장)

2014년 마지막 달인 12월. 한해의 끝자락에 서있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가장 바쁜 달이 아닐까 싶다. 각종 행사와 모임 약속들로 빼곡히 채워진 다이어리를 보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오게 된다. 이처럼 ‘송년회’ 행사와 모임들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한국사회의 송년문화가 그 원인이 아닐까 싶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30대를 대상으로 송년회 모임의 형태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6%가 ‘술자리’라 응답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송년모임들이 술자리로 시작해서 술자리고 끝나다 보니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들어 먹고 마시는 송년에 대신 알찬 송년회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러한 문화가 한국사회에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듯싶다.

‘먹고 마시면서 한해의 어려움을 잊는’북한 망년회

남북한의 송년문화를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게 다른 것은 모임의 명칭이다. 남한에서는 한해를 보낸다는 의미로 ‘송년회(送年會)’, 즉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자리라는 의미를 가진 송년회로 불린다. 반면 북한은 한해를 잊는다는 뜻을 가진 ‘망년회(忘年會)’라고 부른다.

본래 망년(忘年)이란 말의 어원은 일본의 오랜 풍습을 가리키는 말로, 섣달그믐께 친지들끼리 어울려 시간을 보내며 한해의 어렵고 힘들었던 것을 모두 털거나 잊어버리자는 세시풍속 중 하나다. 따라서 한해를 차분히 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자리라는 남한식 명칭인 ‘송년회’와 먹고 마시면서 한해를 잊어버린다는 뜻의 북한식 명칭 ‘망년회’는 그 뜻에서 확연히 다르다.

이미지 송년회 모임 날짜와 장소를 정하는 것에 있어서도 차이가 난다. 남한에서는 송년회 날을 잡을 때 12월 중 가장 편한 날을 정해 그날에 행사를 갖는다. 심지어 11월 말에 송년모임을 잡는 곳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대부분 12월 말에 망년회를 가진다. 이유는 12월 24일 김정일의 어머니인 김정숙의 생일을 맞아 각 단체, 조직별로 ‘충성의 노래모임’ 등 각종 국가행사들이 진행이 되기 때문이다. 이 행사들을 마친 후에야 편안한 마음으로 망년회 준비를 시작할 수 있기에 12월 말로 망년회 날을 정할 수밖에 없다.

망년회는 대부분 개인집에서, 최근엔 식당 빌려 하기도

이미지 행사 장소를 정하는데 있어서 남한은 연회장이나 식당을 예약해 그곳에서 송년모임을 진행하는 반면 북한의 경우 직장, 단체 부서별로 개인집을 정해 그곳에서 모임을 갖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망년회 비용과 음식 준비는 각자의 몫이 된다. 망년회에 들어갈 총 비용을 n분에 1로 나눠 개인의 상황에 맞게 돈, 쌀, 고기, 술 등을 내야 한다. 최근 들어 돈을 좀 축적한 공장, 기업소들에서 부서별로 들어가는 망년회 비용을 전액 지원해 주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평양을 비롯한 북한의 대도시들에서 남한처럼 식당을 빌려 망년회를 하는 기업과 개인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남한에서 ‘송년회’하면 음주가무를 빼놓을 수 없듯이 북한도 비슷하다. 단지 남한에서는 술자리를 1차, 2차로 옮기면서 송년의 밤을 즐기지만 북한은 옮겨 다니면서 놀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안 되기 때문에 한 곳에서 먹고 마시며 즐길 수밖에 없다. 준비한 음식을 안주 삼아 한 잔, 두 잔 술이 돌게 되고, 이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춤과 노래로 이어지기 일쑤다. 전기가 공급이 될 때에는 녹음기를 켜놓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놀지만, 정전이 될 경우 미리 준비해 놓은 기타와 아코디언 연주를 반주로 노래와 춤을 즐긴다.

북한 망년회 문화를 바꿔놓은 남조선 노래와 춤

망년회 때 부르는 노래와 춤은 그 자리에 누가 있는 가에 따라 달라진다. 공장, 기업소 등에서 조직한 공식적인 ‘망년회’ 자리에서는 간부들의 눈치를 보느라 북한 노래와 노동당에 대한 충성심을 불러일으키는 노래를 주로 부른다. 하지만 친구들끼리 조직한 ‘망년회’ 자리에서 부르는 노래와 춤은 180도 다르다. 특히 10~20대들 경우 이런 자리에서 남조선 노래를 하고 남조선 식 춤을 춰줘야 ‘좀 놀 줄 아네’라는 소리를 듣고 여자들에게도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이 자리에서 북한 노래를 부른다면 친구들로부터 ‘촌놈’이라 놀림을 받게 되며, 심지어 다음 모임 때 부르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최근 북한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으로 남조선 노래와 춤은 젊은 층들의 모임에서 빠지면 안 되는 필수품이 되고 있으며, 북한의 망년회 문화를 바꿔 놓고 있다.

이미지 살펴본 바와 같이 남과 북의 송년문화에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특히 북한의 망년회 문화에는 그들의 힘들었던 일상의 삶이 그대로 배여 있다. 이날만큼은 많이 먹고, 많이 마시고, 올해에 힘들었던 모든 것을 잊는 날로 인식되어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 낙을 주는 유일한 날이 망년회인 셈이다.

송년의 달, 12월을 맞아 북한 주민들에게도 힘들었던 한 해를 잊는 ‘망년회’가 아닌 한 해를 되새기고, 다가올 한 해를 준비하는 ‘송년회’ 문화가 하루 빨리 자리 잡길 희망해본다. 더불어 남한에는 먹고 마시는 송년 대신 알찬 송년문화가 자리 잡아 부담스러운 모임이 아닌 즐겁고 의미 있는 송년모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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