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은 11월 26일(수) 세종호텔에서 ‘在일본 탈북민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일본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통일의지를 고취하기 위해 개최된 이날 행사에는 키노시타 키미가쯔(가명) 관동탈북자협력회 회장 등 在일본 탈북민 7명이 참석했다. 이번 한국 방문은 일본의 ‘탈북자 지원민단센터(센터장 여건이)’를 통해 이뤄진 것이며, 在일본 탈북민들은 30일까지 서울에 머물면서, 서울시내 명소와 도라전망대, 제3땅굴 등 통일안보현장을 둘러봤다. 여건이 센터장 등 일본 ‘탈북자 지원 민단센터’ 관계자 인터뷰와 在일본 탈북민들의 사연을 함께 게재해 본다.
여건이 재일한국민단(이하 민단) 부단장은 11년 전 탈북자지원민단센터(이하 탈북자센터)를 설립해 지금까지 센터장을 맡고 있다. 현재 일본내 탈북민은 165명(일본정부 추정 200여 명)으로, 탈북자센터에서는 이들에게 정착지원금 지원을 비롯해 탈북자교류, 일본어 교육지도, 각종 수속 상담 및 신청협조, 주택 및 취직 상담 등의 지원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1994년 북한에 식량문제가 생겨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탈출했고, 당시 일본 내에도 탈북민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관련 단체에서 중국에 남은 잔류고아같은 비극이 또다시 생겨나면 안된다며 도움을 요청했지요.”
여건이 센터장은 민단 단장에게 탈북자지원센터 설립에 관한 제안서를 써서 요청을 했고, 특히 반대가 심한 고문들을 설득해야 했다. 또한 조총련 측의 비난이 거센 데다 국적 문제도 있어서 정치적인 의도로 읽히지 않도록 신중하게 움직였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탈북자지원센터가 설립됐고, 현재 센터에서는 일본 내 탈북민이 자립·정착할 때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내 탈북민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일본인 납치’문제 등으로 감정이 좋지 않은데다 무국적자가 많아 재류자격상의 문제가 있고 사회적 불안과 불신, 일분 문화와 풍습에 대한 인식 부족, 일본내 탈북민 지원정책의 부재 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또한 전후에 태어난 사람들, 즉 일본어를 모르는 젊은 세대의 경우 은둔하려는 경향이 있어 이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와함께 현재 모금을 통해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탈북민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여건이 센터장은 이번 한국방문과 관련해 “일본에도 탈북민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고,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탈북민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추진했다”고 말했다.
한편 허맹도 일본동부협의회 회장(민단 상임고문)은 “일본을 택했든 한국을 택했든 좀 더 나은 삶을 얻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해서 왔고 한국인의 피를 함께 나누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이번에 한국 방문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민주평통 측에서나 따뜻하게 맞이해주어서 뜻깊은 방문여행이 이뤄졌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키노시타 키미가쯔(가명) 관동탈북자협력회 회장은 “일본에 온 것은 오직 40년간 빼앗긴 자유, 인간다운 삶의 권리를 찾아야겠다는 바람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몇년 전에 헤어진 자식, 친척, 부모와의 이산의 고통이 크기 때문에 탈북민들은 통일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크다”며 남북교류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차츰 통일에 대한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