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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신년사에 담긴 통일의 의미 홍 규 덕 교수(숙명여대 교무처장)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신년사를 통해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단절과 갈등의 분단 70주년을 마감하고 신뢰와 변화로 북한을 이끌어 내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기반을 구축하고 통일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 통일대박이란 화두를 던지며 세계의 관심을 환기시켰던 점을 고려한다면 2015년에는 통일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대통령의 차분하면서도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자 간절한 희망을 담은 대목이다.
그러나 새해 초부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동향과 북한의 태도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쉽게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통일에 대한 관심은 필요하지만 남북접촉을 위한 적극적 시도가 자칫 북한의 위협을 직시하지 않거나,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 움직임과 호흡이 맞지 않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에둘러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통일기반을 구축하는 일은 결코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예측 불허의 북한지도부를 상대로 진행하는 일에는 더욱 신중하지 않을 수 없으며 보다 긴 호흡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따라서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월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 업부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 주도의 평화적인 통일노력이 국제사회의 안정과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주변국 스스로 인정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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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평통 역시 국제적인 조직망을 통해 한국주도의 통일이 가져다 줄 안정과 이익을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일한국의 존재가 갑작스런 체제변화를 야기하고 기존질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갖는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이는 유구한 국제정치의 발전사에 항상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일 뿐이다. 분명한 것은 한국 주도의 평화적인 통일노력이 국제사회의 안정과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주변국 스스로 인정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해 통일준비위원회가 구성이 되고 국외 전문가들에게 우리정부의 통일의지를 전파하는 노력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민주평통 역시 국제적인 조직망을 통해 한국주도의 통일이 가져다 줄 안정과 이익을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일한국의 존재가 갑작스런 체제변화를 야기하고 기존질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갖는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이는 유구한 국제정치의 발전사에 항상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일 뿐이다.

세계 패권을 주도해 온 선진 열강들의 지도부가 가장 큰 관심을 갖는 것은 힘의 분포(distribution of power)가 변화함으로써 발생하는 국제체제의 불안정 요인들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제정치학자들과 국제체제의 변화를 분석하는 미래학자들은 통일을 통한 우리의 군사력과 정보력의 확대를 두 가지 시선에서 해석하고 있다. 기존 국제체제의 안정을 깰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인지 아니면 체제 불안정 요인을 해소하는 안정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G2의 위치에 있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에서의 지각변동이 자국이 주도할 세계질서에 도움이 될 지 아니면 부담이 될지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는 비단 주변국들만의 걱정이 아니다. 통일에 대한 확신의 부족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우리 청소년들이나 대학생들의 통일의식조사를 살펴보면, 통일이 경제적인 부담이라 판단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통일은 비록 부담일 수 있지만 새로운 활력이며,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일임을 교육하고 그들이 피부로 체득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의무이며 통일기반을 구축하는데 우선순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월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구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얼마 전 필자는 학생들 14명을 인솔해 하노이 대학에서 베트남 학생들과 1주일간 공동수업을 진행했다. 베트남 대학생들에게 왜 우리가 통일을 원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통일을 하고자 하는지, 남북관계가 왜 개선되기 어려운지, 북한이 현 체제대로 지속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지, 베트남이 북한에 어떤 롤 모델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다행히 이런 노력을 통해 통일에 대한 양국 학생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북한에서는 핵 개발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베트남은 핵을 개발하지 않고도 도이모이 정책을 통해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뤘고, 미국이나 프랑스와도 30년간의 처절한 전쟁과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미래지향적인 선린관계를 만들어 냈다는 점을 설명함으로써 양국 학생들 모두가 북한의 자세변화가 필요함을 이해하게 됐다.

우리의 통일이 한국인들만의 관심사항이 아니라, 자신들과도 연계가 된다는 점을 베트남학생들이 인식했고 우리 학생들이 베트남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통일문제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는 점이 이번 공동수업의 작은 성과이자 귀한 발견이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봄 학기 “생활 속의 북한알기”라는 과목을 개설하기로 했다. 사단법인 1090 통일과 평화 소속 전문가들의 도움 하에 대학생들에게 통일에 대한 딱딱한 이론이나 정책얘기가 아니라 평양사람 이야기, 북한의 농사꾼 이야기, 북한의 의료현실과 북한 젊은이들의 체형, 북한여성들의 의상이나 패션, 자연 파괴의 수준이나 문화재 보전 상태 등 북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고, 대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북한의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통일과정에서 비록 학생들이지만 어떤 기여가 가능할지를 스스로 생각하게 해주고 젊은이들다운 상상력을 키워 주도록 우리 사회 최고의 북한 전문가들과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한 길에 국민들이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통일기반의 구축은 통일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확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인식 하에 내 주변의 작은 변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민주평통이 우리 미래를 담당할 젊은이들에게 통일에 대한 확신을 확산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하는데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통일기반의 구축은 통일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확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인식 하에 내 주변의 작은 변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민주평통이 우리 미래를 담당할 젊은이들에게 통일에 대한 확신을 확산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하는데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교육현장이 달라져야 하며 이들이 통일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통일에 대한 상상력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새로운 교육 방식이 필요하다. 대통령 신년사의 화두를 통해 우리 국민들의 생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를 삼았으면 한다. 북한당국이 어떤 태도를 취하건 우리 스스로 통일에 대한 확신을 갖고 미래를 준비할 때 분단 70주년의 장벽을 허무는 일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고 믿는다.

<사진제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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