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2022023.08.

매해 11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되는 ‘한국문화의 날’. 남미서부협의회는 평화통일 홍보사업의 하나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남미서부협의회 제공)

행동하는 민주평통 ②


미주 남미서부협의회

남미 이민사 60년, 6개국을 중심으로 공공외교 첨병 수행

“이민 1세대부터 청년세대까지 부는
한반도 평화통일의 바람”

지난해 11월 20일,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베자네다대로에서 ‘2022년 한국 문화의 날’ 행사가 진행됐다. 이 행사는 한국과 아르헨티나 수교 60주년을 맞아 기획됐는데 한복 패션쇼는 물론, 현지인들이 선보인 K-POP 공연, 다채로운 한식 체험 등을 펼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운집한 참가 인원이 1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그동안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는 ‘한국 문화의 날’ 행사가 개최될 때마다 평화통일 홍보 사업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인지도 설문조사 사업을 진행해왔다. 정유석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장은 “2015년부터 참여하면서 민주평통 홍보물 배포, 포토존 운영 등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홍보 사업을 진행해왔다”면서 “북한인권 사진전, 평화통일 및 한반도 홍보 사진전 등을 개최하며 한반도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21년부터 한국과 한반도 실정에 대한 인지도 항목을 설문조사에 포함시켜, 향후 남미 지역에서 통일 관련 사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2022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평화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K-POP을 위시한 대중문화 보급과 경제성장 등 응답자의 80% 이상이 한국과 그 문화에 대해 인지하고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국격이 높아지고 우호도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남미 지역에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국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 각국에 한반도 상황 알리는 전진기지
지난해 4월에는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주아르헨티나 한국대사관, 아르헨티나 한국학회 등과 공동으로 ‘한·아르헨티나 수교 60주년 평화통일포럼’을 개최했다. 아르헨티나 이민 57년 동안 우리 동포들은 현지에서 경제적인 자립을 통해 굳건한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공공외교의 핵심인 정치를 비롯한 전문 분야로의 진출은 미약한 편이었다. 또한 세대 간의 소통 부재와 청년세대들의 모국에 대한 관심 부족은 이민사회의 큰 과제로 지적돼왔다.

이에 포럼에서는 여러 전문가와 청년세대를 대상으로 6·25전쟁과 한반도의 통일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가졌다. 또 양국 간의 관계 확대, 차세대의 전문 분야 진출 등을 도모하는 가교 역할에 대한 강연을 열기도 했다. 김승준 남미서부협의회 간사는 “남미서부협의회는 재외동포와 현지인이 함께 참여하는 사업, 공공외교 사업, 홍보 및 협력 사업 등을 수시로 개최해오고 있다”면서 “현지에 한국을 알리고 동포사회에서는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하며, 소통과 교류를 통한 연대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 이민 1세대부터 청년세대 동포와 현지인 등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된 한 · 아르헨티나 수교 60주년 평화통일 포럼 모습. (남미서부협의회 제공)

남미서부협의회는 거점국가인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파라과이(지회), 우루과이, 칠레, 볼리비아, 페루 6개국으로 이루어진 다국가협의회로 70여 명의 자문위원이 몸담고 있다. 이들 국가는 많은 광물자원과 식량자원을 보유한 스페인어권 국가로, 한국과는 1960년대에 외교 수교를 시작해 60여 년 동안 연을 맺어왔다. 다만 지리적으로 멀어 지금까지 교류가 활발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러나 한국 문화와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고 동포들의 경제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평화통일 활동과 공공외교를 펼치는 데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 6개국과 함께 남미 국가들은 1968년 비핵화조약을 체결해 어떠한 핵무기라도 시험, 제조, 사용 또는 소지를 금하고 있어서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해 꾸준히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한반도의 평화는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 없이는 어렵다. 이에 남미서부협의회는 현지 당국과 공공외교 활동을 비롯한 교류·협력을 수행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현지인과 함께하는 평화통일 캠페인’이다. 매년 3월에 진행되는 이 캠페인은 아르헨티나 이민 최초 정착지와 인근 도시에서 진행된다. 이곳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하는 협약식을 이어오고 있다.

정유석 협의회장은 “국제사회를 구성하는 개별 국가들이 모두 공공외교의 대상이 되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원동력이 된다”면서 “남미서부협의회는 모든 남미 국가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서부협의회는 현재 정유석 협의회장과 김승준 간사를 비롯해 최하비에르 공공외교 분과장, 강희영 여성분과장, 윤기현 청년분과장 등이 임원진을 구성하고 있다. 자문위원 중 청년 비율이 30%, 여성 비율이 40%로 구성돼 있는데, 청년과 여성의 활동을 독려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세대를 이어 평화통일의 지지 이끌어낼 것”
또한 협의회장국인 아르헨티나에 집중된 활동을 회원국에서도 개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6월에는 지회와 각 분회를 방문해 정기회의와 통일강연회, 자문위원 역량 강화 워크숍 등을 가졌다.

얼마 전 정보화 사업을 추진해 자주 대면할 수 없는 다국가협의회의 한계를 극복했는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 사태가 벌어졌을 때 큰 효과를 발휘했다. 지금도 상시 온라인 회의를 비롯해 정기회의, 윌례회의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진행된 현지인과 함께하는 평화통일 캠페인. (남미서부협의회 제공)

남미는 아직 공공외교를 위한 정치적 영향력이 미약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남미서부협의회 자문위원들은 3000km 넘는 거리를 오가며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승준 간사는 “한국에 관심을 갖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하며 지속 협력할 수 있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각 거주국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하비에르 공공외교 분과장은 “남미 이민 역사 60년을 고려했을 때 아직 현지에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도 “각국 정부기관도 한인사회의 위상과 역할을 기대하고 있어 향후 사업을 진행할 때 적극적인 협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느 협의회가 그렇듯이 청년세대가 주축이 되는 활동과 각 자문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한 지금, 이를 위한 다각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 윤기현 청년분과장은 “세대를 거치며 생각과 아이덴티티의 정의는 달라진다”고 전제하면서 열린 자세로 의사와 생각을 가감 없이 말할 수 있는 분위기의 중요성을 말했다. 특히 청년세대가 모국에 대해 알아가고, 또 현지사회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자유롭게 화두에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데는 많은 격려와 지원이 요구된다. 남미서부협의회는 소모임과 분과모임 활성화를 통해 해답을 찾고자 한다. 이들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격려와 관심을 기대한다.

남미 서부 평화통일 여행지


통일동산
남미서부협의회 11기가 주축이 돼 2005년 한인 소유의 골프장 내에 준공한 공원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6·25전쟁 발발 55주년을 맞은 6월 25일에 만들어졌다는 것. 통일동산 한가운데는 ‘통일동산’이라 적힌 기념비가 우뚝 서 있고, 기념비 위에 얹은 바위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협조를 얻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300km 떨어진 투쿠만주에서 기증받아 가져왔다. 기념비를 백두산과 한라산의 돌이 떠받치고 있다는 점도 각별하다. 이 기념비는 현지인에게 한반도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고, 아울러 해외자문위원들의 열정과 기원이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