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칼럼
유권자가 주목하는
대통령의 외교정책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관련한 국민들의 최근 평가에서 특징적인 사실 가운데 하나는 긍정하는 쪽이나 부정하는 쪽 모두 ‘외교’를 그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6월 5주차에 실시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조사에 따르면 긍정 평가자 363명 가운데 34%, 부정 평가자 563명 가운데 22%가 각각 외교를 ‘평가 이유’로 꼽았다. 3개월 전인 3월 5주차 조사에서 긍정 평가자 304명 가운데 12%, 부정 평가자 595명 가운데 21%가 동일한 이유를 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취임 1년 만에 윤 대통령은 외교정책을 유권자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일 뿐만 아니라 가장 논쟁적인 쟁점으로 만들었다.
유권자들이 윤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주목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한반도 평화 및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국가의 역할 인식과 관련이 깊다. 한국갤럽이 6월 4주차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느 나라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가’를 물은 결과 유권자의 70%가 미국을, 20%가 중국을 각각 꼽았다. 2017년 5월 4주차 동일한 질문에 유권자의 55%가 미국을, 36%가 중국을 지목한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한반도 평화에서 미국 역할의 중요성은 약 15%포인트 상승한 반면 중국 역할의 중요성은 약 16%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한국 경제를 위해 어느 나라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유권자의 52%가 미국을, 37%가 중국을 각각 지목했다. 안보 영역에서 미국 역할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진 것과 비교하면 경제 영역에서는 여전히 중국 역할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지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 협력도 놓치고 싶지 않는 유권자들의 양면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유권자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또 다른 이유는 남북관계에 대한 북한의 역할 인식에서 찾을 수 있다. 전국지표조사 6월 4주차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48%가 ‘북한은 화해와 협력의 대상’이라고 응답한 반면 45%는 ‘북한의 적대와 경계의 대상’이라고 꼽았다. 2020년 10월 2주차 조사에서 전자가 48%, 후자가 47%였던 것을 감안하면 남북관계에서 북한의 역할과 관련한 유권자의 인식은 큰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더군다나 40대 유권자의 64%, 50대 유권자의 59%가 각각 북한을 화해와 협력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는 반면 20대 유권자의 56%, 30대 유권자의 60%가 북한을 적대와 경계의 대상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또한 진보 성향 유권자의 69%가 전자에, 보수 성향 유권자의 63%가 후자에 각각 동의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을 요한다. 대북정책이 유권자를 세대 및 이념으로 가르는 주요 정치 균열이라는 사실은 진보 정부에서나 보수 정부에서나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당분간 유권자의 지지와 반대를 가를 중대 쟁점의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미동맹 강화 기조를 지지하면서도 유권자들은 중국 및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지켜보면서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기다릴 것이다. 윤 대통령의 분발을 기대한다.
※ 평화통일 칼럼은 「평화통일」 기획편집위원들이 작성하고 있습니다.
김 정
북한대학원대학교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