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커스Ⅱ
수도권 멘토 멘티 결연식
자문위원 1049명·탈북민 500명 멘토 멘티 결연
“남과 북이 따뜻한 이웃사촌 되기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5월 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수도권 멘토 멘티 결연식’을 개최했다. 수도권 지역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한 ‘따뜻한 이웃사촌 탈북민 멘토링’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서울과 경기, 인천에서 멘토와 멘티로 연결된 자문위원과 북한이탈주민(탈북민) 80여 쌍을 비롯해 행사 축하를 위해 참석한 자문위원과 유관기관 단체장 등 300여 명이 함께했다.
탈북민 멘토링 사업은 민주평통 자문위원과 대한민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이 멘토가 되고 우리 사회에 적응 중인 탈북민이 멘티가 돼 함께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탈북민이 대한민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남북 성악가 ‘아름다운 나라’ 함께 부르며 축하
이번 사업에는 전국에서 1049명의 자문위원이 멘토로 지원해 지난 3~4월 각 시·도 지역회의별로 멘토 교육이 진행됐다. 멘티의 경우 남북하나재단의 추천과 민주평통 각 지역협의회의 자체 발굴 등을 통해 500여 명이 선정됐다.
멘토로 참여한 김희영 상임위원(국민소통분과위 간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윤동한 서울부의장의 개회사와 김관용 수석부의장의 격려사, 문승현 통일부 차관의 축사에 이어 케이크 만들기와 축하공연, 멘토링 서약식, 약속의 함 봉인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윤 부의장은 개회사에서 “탈북민을 포용하고 동행하는 것은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멘티들이 역량을 끌어올려 몇 년 뒤에는 멘토로 활동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1000명이 넘는 자문위원들이 멘토로 힘써주시기로 했고, 탈북민 멘티들은 용기를 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면서 “오늘 남북의 어울림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국대사를 역임한 문 차관은 축사를 통해 태국에서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한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탈북민에 대한 국민 인식과 정책 여건 등 여러 면을 고려해 제4차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기본계획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결연식에 참가한 멘토와 멘티가 ‘우리는 한가족’ 케이크를 함께 만들고 있다.
개회식이 끝난 후에는 멘토와 멘티가 협력해 케이크를 만들어보는 ‘우리는 한가족’ 케이크 만들기 순서가 마련됐다. 박진선 슈케이크하우스 대표의 안내에 따라 멘토와 멘티들은 케이크 시트에 생크림을 두르고, 형형색색의 장식을 꽂은 뒤 저마다의 희망 사항을 담은 글씨로 데코레이션을 마무리했다.
이어 남북 성악가의 합동 축하공연이 진행됐다. 먼저 소프라노 한서희 씨(평양음악무용대학교 성악과 졸업)가 ‘꽃구름 속에’를 열창하자 테너 정강한 씨(서울대 성악과 재학)가 ‘내 맘의 강물’로 화답했다. 두 성악가는 ‘아름다운 나라’를 함께 부르며 남북의 목소리가 하나 되는 감동의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 후에는 멘토링 서약식이 진행됐다. 이세원(서울 용산구협의회 자문위원) 멘토와 김희연 멘티의 낭독에 이어 멘토와 멘티들이 ‘따뜻한 이웃사촌 멘토링 서약서’에 서명 날인해 김관용 수석부의장에게 전달했다.
‘우리는 한가족’ 약속의 함 봉인식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인사들이 많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탈북민 출신 박충권 국회의원과 김태섭 경기 구리시협의회장, 김규민 영화감독(탈북민 제1호 영화감독)은 멘토와 멘티를 위한 격려 메시지를 전했고, 이홍숙 서울 성동구협의회 탈북민정착지원분과위원장은 멘티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약속’을 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내가 받은 도움을 이웃과 지역사회에 나누며 사는 것이 진정한 꿈”이라며 서울지역 협의회장단의 후원으로 준비한 붕어빵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주었다.
마지막으로 결연식의 대미를 장식할 ‘우리는 한가족’ 약속의 함 봉인식이 진행됐다. 행사 사회를 봤던 김희영 멘토의 진행에 따라 각 멘토, 멘티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포부를 적은 편지를 약속의 함에 담았다. 약속의 함은 심상무 소목장의 재능 기부를 통해 제작된 전통 반닫이함으로, 소나무와 대나무로 만들어졌다.
이번 수도권 결연식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결연식이 개최됐다. 일찍부터 지역사회에서 탈북민의 따뜻한 이웃사촌이 되어 성공적인 정착을 지원해온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은 앞으로 탈북민들의 든든한 멘토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다.
글 이 종 철 기자 | 사진 홍 태 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