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자가 간다Ⅰ
남북 청년이 함께하는 워키토키 네트워킹
체제·이념 달라도 고민 비슷
“언젠가 통일 미래 함께하지
않을까요”
5월, 남북 청년이 만나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북한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청년들과 대한민국 청년들이 함께 만나는 ‘남북 청년이 함께하는 워키토키 네트워킹’ 행사였는데요.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민주평통 청년분과위원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탈북 청년들의 현실적 고충을 청취하며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이번 행사는 서울특별시의회 견학과 경제 특강, 덕수궁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습니다.
첫 번째 일정으로 김현기 서울특별시의회 의장과의 면담이 있었습니다. 김 의장은 남북 청년들의 다양한 고민과 애로 사항을 청취하며 깊이 공감해주었습니다. 서울시의회에서 시의원으로 활동하는 이민석 민주평통 청년분과위원장은 “탈북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에 안착하는 사례가 늘어날수록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하며 “탈북청년들이 쌓아온 경험과 역량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서울시 의원으로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의회 견학에 이은 전문가 특강
다음으로 서울특별시 서소문청사에 있는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청년사업가와 회계사,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자문위원들의 특강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청년사업가로서 시민 참여형 플랫폼 ‘포테토즈’를 운영하는 임팩시스&아이엠커뮤니케이션스 대표이사 신승렬 상임위원이 첫 번째 강의를 했습니다. 신 위원은 군대를 전역하고 붕어빵 장사로 벌게 된 돈을 창업의 시드머니로 사용하고, 이후에도 강아지가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아이템과 3D 프린터를 컨트롤하는 아이템 등을 개발해 상당한 수익도 냈다고 하는데요. 지난해 ‘청년! 통일로 한 걸음 2023’ 프로그램을 기획할 정도로 민주평통 활동에도 굉장히 열정적인 신 위원은 강연을 마치며 “내가 관심이 있는 것에서 시작하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며 “다른 누군가 찾지 않는 곳에서 인사이트를 얻는 것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김현기 서울특별시의회 의장(가운데)을 만나 남북 청년들의 다양한 고민과 애로 사항을 전달하는 민주평통 청년분과의원들.
다음은 ‘법무법인 소울’의 대표 변호사 이상목 상임위원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이 위원은 변호사라는 업무 자체가 누군가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돼 부담이 크지만, 전문가로서의 전문성과 판단이 존중받을 수 있어 업무에 대한 만족감이 크고, 특히 재판이 오전 10시에 시작되고 여름과 겨울에는 2주간의 휴정기가 있는 등 근무 형태에 유연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위원은 “변호사는 좋지 않은 일로 만나는 직업이기에 스트레스는 있지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삼정KPMG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조진희 상임위원은 회계사라는 직업에 대해 소개해주었습니다. 회계법인은 전통적 업무인 외부 감사는 물론, 기업 자문 업무 등으로 업무 범위를 확장해나가며 위험 관리, 내부 통제, 자금세탁 방지, 주식 평가 등을 포괄적으로 자문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업 자문의 특성상 워라벨을 즐길 수는 없지만 습득한 경험과 지식이 모두 자산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조 위원은 북한학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등 전문성을 바탕으로 남북 경제협력 비즈니스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차근차근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삶 즐기라”
마지막으로 기업은행 경제연구소에서 북한 경제를 연구하는 조현성 자문위원이 경제생활의 꿀팁을 전수해 주었습니다. 조 위원은 “세상에 정말 공짜는 없다”고 운을 떼며 “돈을 맡기면 은행 이자에 비해 높은 이자를 주겠다는 제안은 무조건 의심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처음에는 실제 돈을 지급해 신뢰를 형성하지만, 몇 차례 후부터는 돈을 주지 않아 결국엔 큰돈을 잃게 된다”며 “모든 일에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라. 특히 ‘벼락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 차근차근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삶을 즐기라”고 말했습니다.
특강 후에는 남북 청년들이 덕수궁을 함께 걸으며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걷고(Walking) 이야기하며(Talking)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이라는 뜻에서 행사 이름이 ‘남북 청년이 함께하는 워키토키 네트워킹’으로 정했는데요.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것은 다들 비슷한 생각과 같은 고민을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떤 길을 갈지 정하지 않은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고, 이는 북한에서 온 청년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인데요. 체제와 이념의 대립이 갈라놓은 70년이지만, 비슷한 고민을 나누며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시간이 언젠가 이뤄질 통일 한반도를 더욱 튼튼히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사진 최 자 유
21기 청년자문위원 기자(서울 서초구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