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평통
워싱턴협의회
‘탈북민과 함께하는 평화통일 행사’
워싱턴협의회 ‘탈북민과 함께하는 평화통일 행사’
함께 뛰고 눈물 흘리며 남북 하나 된 자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회장 한린다)는 5월 19일 워싱턴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 위치한 워싱턴한인커뮤니티센터 1층 대강당에서 북한 인권 영화 ‘도토리’ 상영시사회를 개최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미주 사회의 관심을 이끌었다. 영화 ‘도토리’는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출신 허영철 감독과 100여 명의 탈북민들이 손수 제작비를 마련해 만든 극영화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이산가족 할머니가 70여 년 뒤 북한을 탈출한 탈북 손녀와 극적으로 상봉하는 3대에 걸친 북한 주민들의 기구한 운명을 그리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지호 워싱턴총영사관 참사관과 백대현 통일관, 워싱턴협의회 자문위원을 비롯해 6·25전쟁 참전용사 유공자회 회원, 월남전 참전용사 유공자회 회원, 한인단체장,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과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참석해 북한 인권 영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3대에 걸친 北 주민의 기구한 운명
워싱턴협의회의 초청으로 영화 ‘도토리’를 연출한 허 감독과 제작진, 출연자도 함께 참석했다. 북한 양강도 혜산 출신인 허 감독을 포함해 제작진과 출연자 대부분이 중국에서 북송된 경험이 있는 탈북자들이다. 허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직접 겪은 이야기를 옮긴 영화이기에 ‘도토리’는 그 어떤 영화보다 가장 사실적인 영화”라고 강조했다.
이날 상영시사회를 찾은 참석자들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워싱턴협의회 한 관계자는 “영화를 보며 한숨과 눈물이 교차했다”며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탈북민의 고단함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매만져주고 모두 화합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체육대회 백미는 축구 경기
워싱턴협의회는 이에 앞서 지난 4월 27일 버지니아 페어팩스카운티에 소재한 페어팩스고등학교 야외운동장에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평화통일 체육대회 및 문화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체육대회에 참가한 인원은 탈북민 25명을 포함한 자문위원, 한인, 외부 인사 등 200여 명. 이들 중에는 유타주와 켄터키주,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등에서 달려온 탈북민도 있었다.
탈북민과 함께하는 체육대회는 올해 처음 열렸다. 미주 지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이 지역사회와 어울리며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워싱턴협의회와 탈북민단체 등이 합작했다. 미주에 거주하는 탈북민과 그 가족, 한인, 현지인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출전 종목 제한도 없다. 일종의 ‘미주 지역 화합 올림픽’인 셈이다. 탈북민들은 축구대회와 족구대회, 걷기대회 등에 참가했다. 협의회 각 분과별로 알록달록한 색의 캐노피(텐트)를 치고 선수들과 응원단, 참가자들이 함께 어우러졌다.
이날 행사는 크리스티나 신 워싱턴협의회 대회장의 선언으로 시작됐다. 문화행사로는 북 난타 공연, 태권도 시범 등이 펼쳐졌다. 박충기 메릴랜드행정법원장, 해롤드 변 버지니아 주법무장관실 선임보좌관 등의 축사와 선수들의 선서도 이어졌다.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는 4월 27일 미국 수도 워싱턴 버지니아 페어팩스카운티에 소재한 페어팩스고등학교 야외운동장에서
제1회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평화통일 기원 체육대회 및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대회의 백미는 축구 경기였다. 경기는 워싱턴시니어축구단과 워싱턴평화통일팀의 대결로 진행됐다. 평화통일팀에는 탈북민 5명과 조기중 총영사, 박충기 법원장이 선수로 뛰었다. 이들은 국가대표 못지않은 열정으로 잔디구장을 누비고 다녔다.
족구 경기에선 워싱턴협의회 산하 7개 분과가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오랜만에 하는 운동에 옛날 같은 실력이 나오지 않아 처음에는 아쉬워했지만,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몸이 풀린 듯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다. 경기 내내 꽹과리 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젊은이들로 팀을 꾸린 K팝 공연이 분위기를 달궜다. 분과별 응원전에선 손수 만든 피켓으로 신나게 응원했다. 총 4시간에 걸쳐 진행된 행사에 참가자들은 열정적으로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통일에 대해 자유로운 생각을 나누며 조국과 떨어진 미국에서 평화통일을 간절히 기원했다.
대회 시상식에선 탈북민 선수들에 대한 시상과 함께 다른 주에서 온 탈북민에 대한 지원금이 전달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탈북민은 “하나로 뭉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하다”며 “탈북민과 소통하는 행사를 통해 통일의 날을 하루하루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쁜 마음으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문형 워싱턴협의회 간사는 “탈북민과의 소통을 통해 꾸준히 체육대회를 개최해 화합의 장을 만들어가는 게 목표”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탈북민들에게 관심을 많이 두고 있어 특별히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7월 14일을 ‘북한이탈주민의 날’로 정하고 올해부터 기념한다.
글·김 건 희 기자 | 사진·워싱턴협의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