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현장
나와 우리, 한반도의 평화를 찾아 떠나는 여행
플레이 피스 강화 투어
‘플레이 피스 강화’는 인천광역시 강화군이 주최하는 접경지역 투어다. 지난 6월부터 두 달마다 새로운 주제로 참가자들을 모집해 매 주말 강화도의 평화를 찾아 떠나고 있다. 8월부터 9월까지는 ‘피스-크리에이티브’라는 주제로 진행 중이다. 갑곶돈대와 6·25 참전용사 기념공원, 연미정, 고려천도공원과 평화전망대를 둘러보고 강화읍에서 지역 체험을 한 후 마무리하는 코스다.
“이번 플레이 피스 강화 투어는 평화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입니다. 기대와 달리 낯선 부탁을 자주 만나겠지만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즐긴다면 의미 있고 특별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이드의 안내와 같이 투어에서는 ‘평화의 소리 담기’, ‘피스 드로잉’ 등 창작 활동을 직접 해보며 다채로운 평화의 모습을 표현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특히 강화도 지역에 거주하는 아티스트 등이 프로그램 강사로 나서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내 안의 평화를 만나는 시간
일요일 아침 이른 시간 서울 합정역 앞에 참가자들이 하나둘 모였다. 버스를 타고 1시간쯤 지났을까. 강화 여행의 출발지라 불리는 갑곶돈대가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겼다. 갑곶돈대는 강화도의 지리적 특성이 잘 드러나는 사적지다. 돈대란 해안가나 접경 지역에 쌓은 관측용 방어시설을 뜻한다. 1679년 완성된 이 돈대는 1977년 옛터에 과거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돈대 안에는 조선시대에 바다를 통해 침입하는 왜적을 막기 위해 사용했던 대포가 전시돼 있다.
돈대를 둘러보고 정자에 모인 참가자들은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간단한 요가 동작으로 몸을 풀었다. 지역의 요가 강사가 직접 방문해 요가 동작과 그 의미를 설명해 주었다. 갑곶돈대의 정자에 둘러앉아 눈을 감고 ‘싱잉볼(티베트 불교에서 사용하는 명상용 종)’ 소리를 들으며 모두들 자신 안의 평화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이어진 코스는 ‘철책길 피스워크’. 자연 속에 이어진 철책 길을 걸으며 명상에 빠져 보는 ‘걷기 명상’ 시간이다. 가이드가 지역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대신 고요함 속에 묵언하며 평화의 감각을 깨워보자는 취지다. 해가 내리쬐는 오전 시간이었지만 걷기 명상을 마친 참가자들은 새로운 경험에 호평을 쏟아냈다. 그늘에 모여 앉아 “요가와 걷기 명상을 통해 마음이 풀리고 평화로워졌다”, “주변의 풀 모양을 자세히 살펴보게 된 것은 처음인데 자연을 가만히 바라보며 걸으니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 등의 감상을 나눴다.
‘평화의 소리 담기’
‘나만의 평화 심볼 만들기’
너와 내가 모여 우리의 평화를 발견하는 시간
이후 이동한 곳은 ‘연미정’이었다. 북한을 바라보며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연미정. 그 물길이 제비 꼬리와 닮아 ‘연미정’이라는 이름이 붙은 정자다. 이곳에서는 강화도에 거주하는 싱어송라이터 고진현 씨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선선한 바람에 풀잎 스치는 소리가 들리던 주말 오전 연미정에서 함께한 체험은 ‘평화의 소리 담기’였다. 각자 핸드폰으로 주변의 소리들 중 평화가 느껴지는 소리를 녹음해 오는 체험이었다.
참가자들은 한쪽 신발에 핸드폰을 넣고 걸으며 발소리를 녹음하거나 매미 소리를 녹음하는 등 다양한 소리를 담았다. 또 “정자에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쉬는 참가자들이 가장 평화로운 풍경 같다”며 두런거리는 이야기 소리를 녹음한 참가자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각자 녹음한 소리를 함께 듣고 감상을 나눴다. 조용히 길을 걸으며 내 안의 평화를 찾아 명상하던 참가자들은 그렇게 같은 소리를 공유하며 함께하는 평화의 모습을 찾아나갔다.
침묵 속에 ‘걷기 명상’을 진행한 강화도 철책길
한반도의 평화를 기다리는 시간
투어는 강화평화전망대로 이어졌다. 북한과 최단거리가 1.8km에 불과한 강화평화전망대에 올라서면 북한 지역의 생활상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평화 드로잉’ 체험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망원경으로 북한 땅을 조망하고 전시실에 재현된 북한 살림집을 둘러보며 엽서에 그림을 그려 나갔다. 부모님과 함께 참여한 한 참가자는 “부모님을 따라 큰 기대 없이 왔는데 강화 지역의 여러 곳을 체험할 수 있어 인상 깊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함께 있던 어머니는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며 “눈앞에 있는데도 북한 주민들의 삶을 자세히 알기 힘들다 보니 도와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는 마음을 전했다.
참가자들이 함께한 마지막 체험은 ‘나만의 평화 심볼 만들기’였다. 강화도의 천연 직물인 소창에 직접 그림을 그려 포스터를 만드는 활동이었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참가자들은 어느새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평화를 그려 나갔다.
강화에서의 짧은 하루는 나와 주변,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만나 볼 수 있는 각종 체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머리맡에 직접 그린 소창 포스터를 걸며 오늘 찾은 작은 평화를 기념했다.
TIP! ‘플레이 피스 강화’ 투어 체험 |
기간 |
2022.6.11.~2022.11.27. (매주 토, 일) |
장소 |
서울 합정역(강화도 합류 가능) |
예약 및 기타 정보 |
playpeace.net참조 |
황 지 은
민주평통 청년자문위원 기자
(서울 중구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