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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청년의 슬기로운 창업과 취업
“좋아하는 일을 찾아
끈기 있게 도전하세요”
코로나19로 더욱 심해진 취업난에 많은 청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사정은 탈북민 또한 마찬가지이지만 남북의 사회·문화적 차이까지 더해져 취업의 벽은 더욱 높게 느껴진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에서 창업과 취업에 성공한 탈북민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참석>
(창업편) 박영호 리틀버즈 대표(자문위원)·이미향 KONNECT 대표(자문위원)·김은철 대명캠핑카 대표
(취업편) 김혁 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상임위원)·이성희 MBC 통일방송팀 모니터
(진행) 신지은 아나운서(자문위원)
탈북민 청년의 창업 STORY
“끈기 있는 도전과 준비로 성공한 CEO를 꿈꿉니다”
끈기 있는 도전과 착실한 준비로 창업에 성공한 탈북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부분 10대에 한국에 와서 정착한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대학을 다니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온 2030세대의 청년들이다. 이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대한민국 1호가 되었다. 차를 좋아하는 김은철 대표는 최초로 ‘캠핑카 출장수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2의 정주영을 꿈꾸는 박영호 대표는 ‘합법적인 푸드트럭 1호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아직 20대인 이미향 대표는 주한 외국인과 함께 해외에 한국을 소개하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을 운영한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끈기있는 도전과 준비를 한 결과이다. 아직은 새싹 CEO지만 풍성한 열매를 나누며 거목의 꿈을 키우는 이들의 창업 이야기를 소개한다.
좌측부터 신지은 아나운서, 박영호 리틀버즈 대표, 이미향 KONNECT 대표, 김은철 대명캠핑카 대표
Q. 키워드로 자신의 일을 소개해 주세요.
김은철 | 대학에서 자동차학과를 전공했는데 교수님의 추천으로 캠핑카 업계에 입문하게 됐습니다. 13년간 회사생활을 하다 지금은 캠핑 정비 업체를 운영하고 있어요. 캠핑카 수리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점에 착안해 최초로 ‘캠핑카 출장 수리 서비스’에 도전했습니다. 한곳에 정박해 놓은 차량, 캠핑장에서 고장을 발견한 차량 등 다양한 상황의 고객이 연락을 하면 직접 찾아가 수리해드리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캠핑 구세주’라는 키워드로 저의 일을 소개하고 싶어요.
이미향 | 저의 키워드는 ‘방구석 여행가’입니다. 주한 외국인에게 한국의 곳곳을 온·오프라인으로 소개하는 여행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직접 한국에 살아본 외국인이 이제 막 방문한 외국인에게 ‘한국은 이런 나라다’라고 소개해주는 여행사죠.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들이 느끼는 경험을 있는 그대로 다른 외국인에게 전달해 주는 방식입니다. 메타버스, 가상현실 등 신기술을 활용해 실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환경도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라 매출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요. 저희의 비전에 함께할 투자자분들을 기다립니다.
박영호 | ‘열정 만수르’라는 키워드는 만수르만큼 돈을 벌고 싶었던 과거의 제 모습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살다 보니 돈만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스스로 행복해야 다른 일도 잘할 수 있다고 느꼈죠. 이후 경영대학에 진학해 공부하던 중 창업경진대회에 나가게 됐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외식 관련 사업을 하게 됐습니다. ‘청년상회’라는 이름으로 2016년 푸드트럭을 시작해 ‘합법화된 푸드트럭 1호’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습니다. 힘들었지만 잘될 때는 억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어요. 지금은 코로나19로 푸드트럭 사업이 어려워져 방역 관련 업체를 새롭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Q. 통일이 된다면 어떤 사업을 하고 싶나요?
김은철 | ‘금강산 캠핑’을 키워드로 제시합니다. 북한에서 나고 자랐지만 고향 외에 다른 곳은 가보지 못했어요. 금강산은 가장 가깝고 아름다운 곳이라 통일이 된다면 꼭 캠핑카로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많은 캠퍼의 꿈이 ‘유라시아 횡단’인데요. 지금은 러시아나 중국에서 출발해야하지만, 통일이 되면 금강산에서 캠핑카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육로로 여행할 수 있을 거란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미향 | 저는 ‘한반도 투어’입니다. 북한은 미지의 국가이기에 통일 이후 최대의 관광지로 떠오를 거예요. 우리 업체는 ‘외국인이 외국인에게 한국을 소개한다’는 콘셉트를 갖고 있어서 북한 사람이 한국인에게 북한을 소개하는 여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영호 | 먼저 온 통일 세대이기에 ‘키다리 아저씨’가 되고 싶습니다. 저도 두 나라를 경험하면서 많이 힘들었는데 앞으로 올 사람들에게 고향 선배로서 도움을 주고 싶어요. 과거 푸드트럭을 하면서 수익의 일부를 북한이탈주민 장학금으로 지원한 경험이 있습니다. 회사가 자리를 잡으면 탈북민을 채용해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탈북민 청년의 취업 STORY
“나의 고향 북한이 나의 취업 경쟁력입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가장 많이 취업하는 분야는 어디일까? 중장년층은 제조업, 외식업이 많지만 한국에서 공부한 2030세대들은 사무직과 전문직 분야가 많다. 북한에서 자란 경험을 토대로 북한 관련 공부를 하거나 남북관계 분야에서 꿈을 키우기도 한다. 한국농어촌연구원에서 일하는 김혁 연구원과 MBC통일방송팀에서 일하는 이성희 씨는 ‘북한’을 취업전략으로 삼았다.
좌측부터 신지은 아나운서, 김혁 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이성희 MBC 통일방송팀 모니터, 정호영 남북하나재단주임
Q. 북한 관련 업종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김혁 | 한국에 정착한 지 어느덧 21년 차입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학 학부에서 국사학을 전공한 뒤 졸업 자격을 얻고자 북한의 경제위기와 북한 여성의 지위적 변화에 대한 소논문을 작성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내가 몰랐던 북한을 알아가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게 계기가 돼 북한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이성희 | 한국 생활 15년 차고 MBC 통일방송팀에서 북한방송을 모니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학을 공부하고 있어서 북한방송 모니터 일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첫 번째 도전에서는 준비 없이 지원했다가 서류에서 탈락하는 뼈아픈 경험을 했어요. 그래서 두 번째는 주변 조언을 많이 듣고 자기소개, 면접 방법 등도 익히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북한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어 만족하고 있어요.
Q. 취준생에게 취업전략을 조언해 준다면?
김혁 | 취업이 목표가 아닌 직업이 목표가 돼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결국 취업으로 연결됩니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를 정확히 찾는 게 취업에 성공하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성희 | 요즘 취업 정말 힘들잖아요. 그렇지만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원하는 바를 분명히 찾는다면 여러 번 떨어지는 것조차 자그마한 좌절일 뿐입니다.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통일이 되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이성희 | ‘교수님’이 꿈입니다. 먼저 북한 관련 연구원이 되고 경력이 좀 쌓이면 교수가 돼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통일이 되거나 고향에 갈 수 있을 때 북한의 대학교 총장이 되어 청년들을 지원하고 싶습니다.
김혁 | ‘북한 연구의 대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런직함이 어울리려면 많은 노력과 역량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야 합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통일이 됐을 때 고향을 발전시키는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탈북민 청년이 말하는 창업·취업 전략 TIP!
영상으로 탈북민 청년 사업가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김은철 |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용기와 도전이 중요합니다.
이미향 | 건강이 제일 중요해요. 젊었을 때부터 건강을 꼭 챙기세요.
박영호 | 관력 자격증 취득 등 꾸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김 혁 | 취업이 아닌 직업이 목표가 되어야 해요. 좋아하는 것을 하세요.
이성희 | 좌절하지 말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도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