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952023.01.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에서 의장 격려사를 하고 있다.

제20기 해외지역회의 현장

제20기 해외지역회의 현장 속으로

“자유·평화·번영의 새 역사 만드는
구심점 돼야”

“요즘 하와이도 K-POP과 K-드라마에 푹 빠져 있습니다.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세계적인 주류로 자리 잡은 K-문화를 민주평통의 평화통일 공공외교 활동과 연계해야 합니다.”
오랜만에 모국에 방문해 해외지역회의 행사에 참여한 해외 위원들의 화두는 단연 세계로 퍼져나가는 K-문화였다. 위원들은 해외 현지에서 체감한 한류의 힘을 직접 전하며 K-문화와 연계한 활동 방향을 나누었다.

민주평통은 11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나흘간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제20기 해외지역회의를 개최했다. ‘담대한 첫걸음, 통일로 한걸음’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는 미주, 일본, 중국, 아시아·태평양, 유럽·중동·아프리카 등 해외 131개 국가에서 활동하는 3,900여 명의 해외 자문위원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됐다. 회의 현장에는 71개 국가 45개 협의회에 소속돼 있는 자문위원 900여 명이 참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4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해외지역회의에 참여한 위원들은 “오랜만에 고국을 방문해 지역회의 행사에 참석하게 돼 가슴이 벅차다”며 “전 세계에서 민간 외교관으로 활동하는 해외 자문위원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인만큼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900여 명의 해외 자문위원이 참여한 제20기 해외지역회의 행사장 전경
전 세계 그물망으로 연결된 민주평통,
활발한 소통 통해 통합의 에너지 모아나가야
회의 첫날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본격적인 회의는 11월 29일 개회선언과 함께 시작됐다. 김관용 수석부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먼저 가까운 일본에서부터 지구 반대편 중남미까지 모국을 방문한 해외 자문위원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제안한 ‘담대한 구상’을 언급하며 “‘담대한 구상’은 북한에 대한 제안이자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에 대한 구상이기도 하다. 담대한 구상이 이행되기 위해서는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뿐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국민과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통일문제는 서로 다른 생각과 주장이 다양하게 표출될 수 있고 이러한 갈등이 발전의 힘이 되기도 한다”며 “민주평통이 전 세계의 그물망을 바탕으로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의 에너지를 모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혼자 가면 단순한 길이지만 2만 민주평통 자문위원이 함께 가면 평화통일의 역사를 만들 수 있다”며 “우리 시대에 평화통일의 빛을 볼 수 있도록 멈추지 말고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기조연설하는 김관용 수석부의장

업무보고하는 석동현 사무처장


기조연설에 이어 석동현 사무처장이 민주평통 주요업무 추진현황과 향후 활동방향을 설명했다. 석 사무처장은 업무보고를 통해 제160차 운영위원회에서 채택된 민주평통 4대 활동방향(△국민의 목소리를 담은 자문·건의 강화 △지역 현장의 평화통일 중심 역할 수행 △재외동포와 함께 평화통일 공공외교 선도 △청년세대의 평화통일 역할 강화)과 세부 추진과제를 소개했다. 석 사무처장은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민단합과 국론결집을 이끌어 내기 위한 민주평통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번 해외지역회의를 계기로 해외 자문위원들이 세계 각국에서 동포사회의 단합을 일궈내고 국제사회의 평화통일 지지와 협력을 확보하는 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하며 보고를 마쳤다.

자문위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시간도 마련됐다.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핵·북한 문제와 우리의 외교적 대응’을 주제로 한 정책설명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특징과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고(Deterrence), 제재와 압박을 통해 핵개발을 단념시키며(Dissuasion), 외교·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추진하는(Diplomacy) ‘담대한 구상’을 바탕으로 북한 스스로 비핵화 협상에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는 ‘동북아 국제정세와 한반도 통일문제’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통일 이후 한국은 약 10년 내에 독일의 인구와 영국의 경제력, 프랑스의 경제력을 갖춘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통일 한국의 비전을 설명했다.

분임토의에서 토론하는 해외 자문위원들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통일대화’
‘담대한 구상’ 통해 북한 비핵화와 개혁·개방 유도해나갈 것
이날 오후에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의장인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해외 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가 진행됐다. 900여 명 자문위원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입장한 윤석열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통일·대북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해온 해외 자문위원들의 열정에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확고한 안보태세와 굳건한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흔들리지 않고 대응할 것”이라며 “‘담대한 구상’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와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통의 역할에 대해서는 “자유, 평화, 번영에 입각한 한반도 통일을 구체화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평화통일이라는 사명이 세대를 넘어 국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의장 격려사에 이어 세 명의 자문위원이 정책제안에 나섰다. 하와이협의회 윤희진 자문위원은 ‘한일교류 한복문화체험’, ‘통일기원 태권도 대회’ 등 K-문화와 연계한 다양한 해외 평화통일활동을 소개하면서 “세계인들이 뜨거운 관심을 쏟고 있는 K-POP, K-드라마·영화, K-푸드를 한반도 통일과 연계시킨다면 세계인들이 자연스럽게 한반도 통일에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1997년 탈북해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중앙아시아협의회 박광남 자문위원은 ‘탈북민 정착 지원 방안’을 주제로 한 제안에서 “탈북민들의 남한 정착 과정 중 가장 힘든 부분은 차별과 편견”이라며 “탈북민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도록 관련 교육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현지 주류사회와의 연대 강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호주협의회 한정태 자문위원은 시드니 라이드시 시의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해외 현지 대학 내 통일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위원들은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결의문’을 낭독하며 평화통일을 향한 생산적 에너지를 모아 나가는 ‘행동하는 민주평통’이 될것을 다짐했다.

분임토의 현장에서 자문위원들과 소통하는 김관용 수석부의장
해외 자문위원들의 실천적 정책건의 이어져
회의 3일 차인 11월 30일에는 두 차례의 정책설명이 진행됐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각각 정부의 통일·대북정책과 국방정책 추진방향에 대한 설명을 통해 해외 자문위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어진 협의회별 분임토의 시간에는 향후 활동계획과 정책건의안에 대해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자문위원들은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 제고, 현지 주류인 사와의 협력 강화, 차세대 활동 활성화, 한국문화를 활용한 공공외교 활동 추진 등을 건의했다.

해외 자문위원들은 회의 마지막 날 현장시찰 프로그램을 끝으로 사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2023년에도 구석구석 현장을 누비며 평화와 통일을 열어갈 해외 자문위원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자문위원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된 3일 차 문화공연

해외 지역별 주요 정책건의 내용

하와이협의회


■ 활동 실적
• 6·25 전쟁 참전용사에게 보훈상자를 통해 감사를 전하는 ‘한국전 참전용사 보훈 행사’ 개최

■ 향후 활동 방향
• 참전용사뿐 아니라 주한미군전우회(KDVA)를 대상으로 한 보훈 행사 추진
• 협의회 사무실을 ‘K-문화 공공외교 공간’으로 활용




시카고협의회


■ 활동 실적
• 현지 청소년·청년에게 한국문화, 한반도 통일을 알리는 ‘한반도 평화통일’ 행사 개최
• 미국 정치인과의 간담회를 통한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기반 형성

■ 향후 활동 방향
• 영화제, 사진전 등 북한 인권 상황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 개최
• 미국 차세대 대상 통일교육 확대




브라질협의회


■ 활동 실적
• 소외된 계층에게 물품을 지원하는 ‘평통 사랑나눔’ 행사 개최
• 현지 청소년에게 한국문화와 한반도 통일을 알리는 ‘공공외교 강연회’ 개최

■ 향후 활동 방향
• 한-브 국회의원 연맹 결성 프로젝트 추진
• 브라질 이민 60주년을 기념해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마라톤 대회’ 추진




일본중부협의회


■ 활동 실적
• 청년층 통일·역사문제 이해 제고를 위한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따라서’ 사업 추진
• 현지인 및 한인 간 화합을 위한 ‘한일 평화 전통예술 한마당’ 개최

■ 향후 활동 방향
• 평화통일 강연회, 토론회 등을 통한 자문위원 통일역량 강화
• 청소년·청년 대상 통일·역사 교육 확대




베이징협의회


■ 활동 실적
• 북한음식 만들기와 토크 등 ‘한민족 음식문화 체험’ 행사 개최
•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한민족 한마음 걷기 대회’ 개최
• 대학생 통일 서포터즈 ‘피스메이커스’ 발족

■ 향후 활동 방향
• 아카데미(교육분과), 청년 서포터즈(청년분과) 등 분과별 특화 사업 추진




광저우협의회


■ 활동 실적
• 청소년 대상 통일공감대 확산을 위한 ‘주니어 평통 ONE DREAM ONE KOREA 평화통일 공감 음악회’ 개최

■ 향후 활동 방향
• 한국과 중국에서 ‘평화통일 ART FAIR 및 통일 문화 축제’ 개최
• 시 낭송 대회, 통일 그림그리기 대회 등 분기별 통일문화행사 추진






해외 자문위원 통일 생각

세계 131개 국가에서 활동하는 해외 자문위원들은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 제20기 해외지역회의가 열린 11월 29일 해외 현지에서 활발한 공공외교로 대한민국을 알리고 있는 4명의 자문위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휴스턴
“한국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다”

허현숙 휴스턴협의회 자문위원

미국 휴스턴 시내 한복판에 꽹과리, 장구소리와 함께 길놀이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길놀이는 본 행사에 앞서 흥을 돋우고 관객의 이목을 한데 모으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행렬을 말한다. 길놀이 행렬 맨 앞에서 농악단을 진두지휘한 사람은 휴스턴협의회 부회장 허현숙 자문위원. 호주인인 남편을 따라 휴스턴에 정착한 그는 한국문화 공연팀에서 봉사하며 현지사회에 한국문화를 알려왔다.

고국을 떠난 지 벌써 30여 년이 됐지만 한국문화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오히려 커져갔다. 허현숙 자문위원은 현재 휴스턴 한인농악단과 ‘한나래’ 단장으로서 한국 전통문화 공연팀을 이끌고 있다. 그가 한국 전통문화 공연팀의 리더가 된 건국가무형문화재 승무 전승교육사인 김묘선 선생과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승무에 대한 배움으로 이어졌고 그를 한국 전통문화를 전파하는 리더로 만들었다.

‘한국의 날개’라는 뜻의 한나래 공연팀은 2016년 시작됐다. 한나래는 한인뿐 아니라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진 현지인들에게 한국무용과 악기를 가르치며 한국 전통의 흥과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있다. 단순히 한국문화를 알리는 것 외에도 미국 한인사회와 현지사회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허현숙 자문위원의 한국문화 알리기는 악기와 춤에만 그치지 않는다. 휴스턴에서 매년 코리안 페스티벌 행사가 열릴 때마다 한복체험 부스를 운영하며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려왔다. 그가 미 주류사회에 한국문화를 알려나가는 원동력은 그녀의 남다른 에너지와 통일에 대한 마음에 있다.

“한국의 전통문화는 지켜나가고 더 알려져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저는 한국문화를 전하는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에너지가 넘쳐요. 한국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면서 남북이 같은 뿌리를 가진 한민족임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호주
“도전정신과 네트워크로 통일 공공외교를 이끌다”

한정태 호주협의회 자문위원

한정태 자문위원이 호주 땅을 처음 밟은 건 중학교 2학년 때였다. 평소에도 도전을 좋아했던 그는 무작정 해외에 나가고 싶은 마음에 아버지를 졸라 호주로 홀로 유학을 떠났다. 성인이 된 그의 첫 직업은 약사였다.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좋아한 그는 약사로 일한 지 10년 만에 돌연 교대에 다시 들어가 과학 교사가 됐다. 과학 교사는 약사로 일하던 경험과 교사로서의 꿈의 절충점이었다. 새로운 직업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를 10여 년.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

교사로 재직하며 부모님이 운영하던 잡지사 일을 도왔던 한정태 위원은 동포사회 리더와 현지 정치인들과 자연스레 친분을 쌓게 됐다. 그리고 이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시의원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어렸을 때 그를 호주로 이끈 도전정신이 또 한 번 그를 움직이게 한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봉사할 기회가 많았는데 시의원이 돼서도 봉사하는 건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부터 정치에 뜻을 가지고 있진 않았지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라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하게 됐죠. 제가 출마했던 지역이 약사로 일했던 지역이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지역이었기에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의 이러한 도전정신과 네트워크는 호주협의회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의정 활동으로 바쁜 중에도 한정태 위원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현지 주류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자문위원, 교육자, 시의원 그리고 6개월 된 딸을 둔 아빠로서 어떤 위치에서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캐나다
“참전용사분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한준태 밴쿠버협의회 자문위원

7년 만에 모국을 방문한 한준태 자문위원의 첫 공식 일정은 부산의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하는 일이었다. 꼭 만나보고 싶던, 꼭 만나야 할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28년 전 가족들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에 정착한 한준태 자문위원은 한국전에 참전했던 캐나다 참전용사의 유해를 캐나다에 송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전사자 공원에서 우연히 한국전 참전용사의 이름을 발견하게 됐고 무엇에 홀린듯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게 됐다. 어렵게 수소문한 끝에 찾은 참전용사의 막내 동생을 찾게 됐고, 가족들은 머나먼 부산 땅에 안장돼 있는 형의 유해를 캐나다로 옮겨오기를 원했다. 참전용사 유해 송환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제가 캐나다 참전용사의 유해를 송환하는 일을 하게 된 건 우연한 기회였어요. 캐나다의 작은 도시 멜포트시에 있는 전사자 공원을 방문하게 됐는데 기념탑에 있던 수많은 전사자들의 이름 속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한 분의 이름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캐나다의 작은 도시에 사시던 분이 어떻게 머나먼 한국 땅에서 벌어진 전쟁에 참전하게 되셨는지 궁금해 그분의 스토리를 추적하게 됐죠.”

어렸을 때부터 승마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해온 한준태 자문위원은 늘 우리나라를 지켜온 분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다른 이들은 그냥 지나쳤을 법한 일이 그에게는 특별히 다가왔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지금의 제가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살 수 있는 건 참전용사분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밴쿠버협의회 공공외교분과 부위원장으로서 현지인들에게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계속 해나가려 합니다.”

미얀마
“한반도 평화와 미얀마 평화 위해 작은 역할이라도 할래요”

최재희 동남아서부협의회 자문위원

최재희 자문위원은 미얀마에 있는 양곤대학교에 입학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이제 막 서른을 넘긴 청년 자문위원이지만 양곤대 오리엔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2018년 미얀마에서 유학을 시작한 그는 논문 작성만 남겨둔 상태에서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났다. 2020년 잠시 한국에서 코로나19 백신만 맞고 다시 미얀마 돌아가려던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2021년 2월 미얀마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 때문이다. 그를 가르치던 교수는 민주화 운동 자금을 지원하다 투옥됐고, 함께 수업을 듣던 친구들 일부는 시민군에 뛰어들었다.

“미얀마는 어느 나라보다 사람들의 미소가 따뜻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에요. 쿠데타 이후 민주화 운동이 60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희생돼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중에는 저와 함께 학교에 다니던 친구들도 있어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최재희 자문위원은 스무 살 때부터 방학 때마다 미얀마로 봉사활동을 떠나 현지 아이들에게 한국어 교육, 위생 교육 등을 해왔다. 제19기부터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도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민주평통 미얀마지회와 미얀마 노동부가 주최한 ‘한글 손글씨 대회’에 함께하며 현지 아이들에게 한국문화와 평화통일을 알리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민주평통 활동을 통해 그 꿈을 조금이나마 이룬 것 같아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를 넘어 미얀마 평화,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해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향후에는 한국에서 미얀마 등 아세안지역 연구를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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