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공공외교
2022 세계 청년위원 컨퍼런스
통일에 대한 열정으로
세계 곳곳을 수놓다
무술인, IT 엔지니어, 바이올리니스트, 변호사, 마케터 등 언뜻 보기에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글로벌 청년 네트워크 ‘2022 세계 청년위원 컨퍼런스’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민주평통 동남아북부협의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2022년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2박 3일 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됐다. 여전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 속에서 19개국에서 온 50여 명의 청년들은 평화통일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치며 함께 뜻을 모았다.
세계 청년들의 공공외교를 만나다
전 세계 청년들과 함께한 2박 3일은 배움과 공감으로 가득 채운 시간이었다. 첫 만남의 긴장감과 어색함도 잠시,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자 이내 각자가 준비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한사람 한 사람을 환영했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청년들이라 그런지 토론 시간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오리엔테이션 이후 4개 모둠으로 나뉜 청년들은 분임별 토의 주제를 뽑았다. 2박 3일 동안 해당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하고 마지막 날 토론 내용과 결과를 함께 공유하는 방식이었다. 토의 주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어떻게 국제사회와 협력할 수 있을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청년들이 더욱 갖춰야 할 실천적 역량은 무엇인지 △통일 교육에 있어서 가장 강조돼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등이었다.
두 번째 날은 ‘윤석열 정부의 통일·대북정책과 평화통일 공공외교’를 주제로 한 박주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특강이 진행됐다. 강의를 통해 북한이 최근 지속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배경과 ‘담대한 구상’ 속에 녹아있는 정부의 대북정책을 한층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국제사회가 한반도 이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공공외교 활동이 필요한지 모색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강연 이후에는 청년 평화통일 및 공공외교 활동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한국에서 온 신동석 청년·교육분과 위원장, 탄자니아에서 온 김태균 청년·교육분과 상임위원, 미얀마에서 온 최재희 동남아서부협의회 자문위원은 외국인 평화통일 스피치 대회, 마스코트 호이·까심이 제작, 미얀마 공공외교 활동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각자의 삶 속에서 실천한 평화통일 활동을 공유했다.
마지막 날인 3일 차는 이자스민 국민통합위원회위원의 특강으로 문을 열었다. ‘국가 간 우호관계를 위한 민간 공공외교 활동과 청년의 역할’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자스민 위원은 “효과적인 민간 공공외교 활동을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알리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해당 국가의 문화를 먼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공공외교에 있어 상호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에는 ‘청년 컨퍼런스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분임토의 결과 발표 시간을 가졌다. 전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이 저마다의 생각을 나누고, 토론 결과를 도출하고, 멋진 프리젠테이션까지 만들어 발표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 민주평통 청년 자문위원들의 응집력은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 세계 청년들이 각자의 평화통일 의견을 나눈 분임토의 모습
평화통일의 메시지를 담은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한 청년위원들
통일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공감과 성찰
수많은 의견들이 오갔지만 청년들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지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앞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형성해갈 것인지, 청년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통일은 어떤 모습인지 등등이다. ‘통일’이라는 단어를 두고 갑론을박하는 것 자체가 시각장애인이 코끼리를 만지며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아이러니할 수 있다. 통일문제에 대한 논의와 활동은 어떠한 모습의 ‘통일’을 논하고 있는지, 어떠한 차원의 ‘북한’과 관계를 풀어가고자 하는지, 우리가 상상하는 ‘평화’와 ‘통일’이 일치하는지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데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우리 분임의 알렉스는 직장에서 청년 컨퍼런스에 참여하기 위해 필리핀에 간다고 말했더니 미국인 동료들이 “그럼 북한 청년들과 토론하고 오는 거냐”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북한 사람 없이 한반도 평화통일을 논하는 것이 반쪽짜리가 아니냐고 묻는 알렉스의 직장 동료들은 한반도의 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그런 질문을 했겠지만 한편으로는 관계성에 대한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손으로만 악수를 할 수 없듯이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는 일에도 양손이 필요하다. 그 양손이 서로를 초대하고 맞잡아주고 보듬어주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세월을 허투루 보내지만은 않을 것을 믿는다. ‘2022 세계 청년위원 컨퍼런스’에 모였던 청년 자문위원들이 세계 각국에 돌아가 이곳에서 얻은 성찰과 에너지, 그리고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각의 공공외교를 펼치고 있을 것이니 말이다. 2023년에도 세계 곳곳에서 평화통일의 걸음을 만들어갈 청년들의 작지만 위대한 도전을 응원한다.
한 가 선
민주평통 청년·교육분과위원회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