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평화
명태의 시각으로 바라본 평화통일
음악극 ‘산으로 간 명태’
강원 고성군청과 고성문화재단이 함께 기획한 ‘산으로 간 명태’는 주인공인 어린 명태가 산으로 올라가는 길고 험난한 여정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그려낸 판타지 음악극이다. 지난해 11월 고성문화복지센터에서 처음 선보인 이번 작품은 고성 앞바다에 살던 명태의 시각에서 고성의 역사와 자연 유산을 바라보며 환경과 공존, 평화통일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고성군의 자연 유산인 화진포와 ‘고성어로요’의 구성진 선율로 무대를 채워 의미를 더했다. 음악극에는 ‘비 내리는 소리’, ‘노젓는 소리’, ‘그물 당기는 소리’, ‘고기 푸는 소리’, ‘한마당 놀이’ 등 5개의 고성어로요가 담겨있다. 고성 지역의 대표적인 어업 노동요로 전승되고 있는 고성어로요는 강원도무형문화재 제27호로 지정될 정도로 귀중한 문화유산으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6·25 전쟁의 상흔이 아직 남아있는 한반도,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고성 앞바다에서 사라지고 있는 명태, 아직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전쟁, 인간의 환경 파괴로 인하여 오염된 지구….
음악극 ‘산으로 간 명태’의 주인공 어린명태
고성어로요 ‘노젓는 소리’를 재현한 장면
‘산으로 간 명태’는 이 모든 소재를 아우르며 인간의 이기심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명태의 삶을 통해 자연과 환경, 그리고 평화와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은유와 풍자로 전달하고 있다. 공연을 관람한 한 주민은 “주인공 어린명태가 바닷속 쓰레기들에 걸려 위기를 맞고 대왕고래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탈출하는 장면에서 음악극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며 “전쟁을 겪은 기성세대와 통일에 대해 무관심한 젊은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환경의 소중함과 평화통일의 메시지를 고성의 자랑거리인 명태로 표현한 음악극 ‘산으로 간 명태’가 고성군을 넘어 전국 곳곳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 Mini Interview
“남북 어업 소통으로 명태잡이 지켜나가길”
곽상록ㅣ고성어로요보존회장
고성어로요보존회는 고성 지역에서 오랜 시간 전해져 내려온 전통 어로요를 계승하고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산으로 간 명태’ 음악극에서도 고성어로요 고증과 무대 설치는 물론 음악극 배우로도 출연하며 고성어로요를 알리기 노력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기후변화, 해외 불법 조업 등으로 명태가 많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명태는 북한 지역의 바다에서 고성군을 향해 내려오는 어종이기에 남북 어업협력이 절실합니다. 새해에는 평화의 길이 열려 고성 바다에 명태가 돌아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