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민주평통에는 131개국에서 3 , 900명의 해외 자문위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코리안의 삶과 평화통일 이야기를 자문위원의 시선으로 소개한다.
인도의 자문위원을 만나다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드는 한인들
인도는 세계에서 7번째로 넓은 국토를 자랑하고, 인구도 약 14억 명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다. 35세 이하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젊음의 땅으로 노동력 또한 풍부하다. 한국에게도 인도는 기회의 땅이다. 700개의 크고 작은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고 교민 숫자도 1만 명에 이른다. 인도에서 우리 교민들은 어떤 삶을 살고 어떤 가능성을 만들고 있을까. 5월 24일 이광일 민주평통 인도지회장을 화상으로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 봤다.
인터뷰 | 이광일 민주평통 서남아협의회 인도지회장
이광일 서남아협의회 인도지회장
Q. 인도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조명 제작과 가전제품, 질병 검사 진단키트의 케이스 제작 등 의료기기 개발 및 생산 관련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도로 이주해 투자를 시작한 지는 20여 년이 됐습니다. 초기에는 투자를 중심으로 하다가 직접 사업을 시작한 것은 18년 정도 됐습니다.
20여 년 노하우로 만든 코로나19 진단키트
Q. 의료 관련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IT 강국인 인도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심지라 할 만합니다. 전체 인구의 70%가 35세 이하로, 노동력 차원에서 보면 역동성과 잠재력이 높은 나라입니다. 특히 바이오 의약산업의 발달로 의약품 제조시설이 10,500여 곳에 이르고 제약회사도 8,000여 곳이나 됩니다. 임상시험 조건 등이 선진국에 비해 까다롭지 않아 관련 산업이 발달했어요. 저도 의료사업이 유망하다고 판단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특히 저는 진단키트 관련 사업을 일찍부터 했습니다. 저개발 국가 사람들이 저비용 진단키트를 통해 건강을 관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말라리아와 댕기 등 저개발국가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병군 진단키트를 만들어 왔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지난 20년의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발 빠르게 제작하여 공급하기도 했습니다.
Q. 현재 인도의 경제상황은 어떤가요?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초기에 빠르게 봉쇄령을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제조·건설 현장이 멈추면서 수천만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노동자의 대이동도 있었습니다. 농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제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봉쇄령을 일찍 해제하면서 현재는 경제 지표 22개 중 19개 지표가 정상화되었고,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처럼 인도도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유류세를 낮추고 통화량을 조절하는 등 서민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인도가 밀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하면서 세계 경제에 주는 파장도 큽니다.
최근 인도는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밀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인도는 농민들이 개인적으로 곡물을 판매할 수 없고 정부가 전량을 수매하여 판매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시기 정부가 곡물을 무료로 지원하면서 비축량이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인도의 밀 생산량과 비축량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도 불안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주니어평통 출범식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교역액,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한국-인도 수교 50년
Q. 한국이 인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미중 경쟁으로 인해 한중 관계가 악화할 경우,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인도는 러시아와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다리기 외교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출이 통제되는 가운데 인도는 러시아산 가스를 저렴한 값에 수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도는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하는 쿼드를 통해서도 국가의 실익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Q. 한국과 인도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변화하고 있습니까?
내년이면 한국과 인도가 수교한지 50주년이 됩니다. 그동안 한국과 인도의 무역 투자 규모와 경제협력이 많이 증가했습니다. 2017년 신남방 정책 발표로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인도에 투자를 단행하며 경제 협력관계를 구축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지난해 교역액 대비 40.5% 증가한 236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렇듯 한국에게 인도는 중요한 협력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의료, 기계, 항공, 철강 등 인도의 각 산업 분야에 한국 기업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Q.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한국의 가전제품, 스마트폰 등은 인도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국 제품을 인도 제품으로 인식하는 인도인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자동차 분야도 오랜 기간의 고생 끝에 인도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가 한국 브랜드일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중소기업들은 인도 진출 초기에 대기업과 함께 동반 성장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로컬화해 뿌리를 내렸습니다. 가치 있는 제품을 출시하는 중소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뿌리를 내려 인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 같아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인도지회 총회
코로나19의 위기 속,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제시한 교민들
Q. 인도에서 K-문화의 위상은 어떤가요?
인도는 고유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대중문화도 이와 관련된 것들이 많은 편인데, 몇 년 전부터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가수 BTS,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같은 한국 문화 콘텐츠들이 유행하고 있고, 한국어능력시험은 서버가 오픈하자마자 신청이 마감 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인도에서 K-열풍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사업들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도 중산층 사이에서는 한국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한국에 대한 인식도 매우 긍정적입니다. 한국의 위상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Q. 인도 내 한국 교민들이 삶은 어떻습니까?
코로나19로 안타까운 일도 있었지만 한국 교민들과 한인회가 똘똘 뭉쳐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내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봉쇄령이 일찍 풀려 이제는 비즈니스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변화한 인도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중 하나가 바로 ‘배달’입니다. 한국 교민들은 이러한 틈새시장을 잘 활용하여 빠르게 배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 모습을 따라해 성공한 인도인도 있습니다. 한국 교민들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잘 포착해 새로운 성공 모델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인도지회를 소개해 주세요.
인도지회는 서남아협의회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남아협의회는 5개 국가, 52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인도지회 자문위원이 27명으로 절반이 넘습니다. 자문위원들은 델리, 뭄바이, 첸나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위기를 함께 극복했습니다. 또한 평화통일 글짓기, 그림 그리기 대회, 평화·통일 골든벨, 주니어 평통 등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는 현지 교민 및 자문위원들과 함께 통일 강연회 및 통일 음악회 등의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 워크숍 등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20기 자문위원 위촉장 전수식
통일염원 그리기대회 및 글짓기대회
인터뷰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