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평화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시흥시민평화학교’
“평화의 길을 예술에 묻다”
시흥시민평화학교는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과 시흥시가 함께하는 시민강좌로 올해로 2회를 맞이했다. 통일평화연구원은 통일과 평화 실현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그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다양한 문제를 학제적으로 연구하여 이를 사회에 기여할 것을 목적으로 2006년 설립됐다. 2020년 8월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로 이전한 통일평화연구원은 오랜 기간 축적된 통일평화 교육 경험과 풍부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시흥과 시민에 봉사할 방법을 모색해 왔다. 시흥시민평화학교는 이러한 고민의 결과로, 시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2021년 시작된 시흥아카데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시흥아카데미는 시흥시민평화학교와 시흥리더스아카데미로 구성된다. 매년 1학기에 진행되는 시민평화학교는 일반 시흥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리더스 아카데미는 시의회 의원 및 공무원, 지역 기반 기업인과 교육자 등 시흥시를 이끌어갈 지역리더를 대상으로 2학기에 진행된다.
평화문화를 가장 친숙하게 연결하는 방법은 ‘예술’
시흥시민평화학교는 시민의 일상 속 평화문화와 평화감수성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화는 인류 모두가 나누는 가치지만 당연하거나 멀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시흥시민평화학교는 나, 가족, 직장, 이웃 공동체 속 작은 평화의 화두를 끌어내 시민이 평화를 가까이에서 느끼고 일상 속 평화문화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실제로 ‘평화, 시흥 시민에게 말을 걸다’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1회 시민평화학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생활 속 인권과 환경 이야기, SNS 시대의 소통법 등 평범한 삶과 관련된 강연을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7주간 진행했다.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장 김현수 의사,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김준일 뉴스톱 대표 등이 강연자로 나서 시흥시민과 ‘쉽고 재미있는 평화 이야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시흥시민평화학교는 ‘평화의 길을 예술에 묻다’를 주제로 본격적으로 평화문화에 다가서고자 한다. 문화가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가치, 태도, 행위의 총체라면 평화문화는 사회구성원이 공유하는 평화의 가치, 태도, 행위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이 가치와 태도, 행위들이 가장 직관적이면서 드라마틱한 방식으로 집약되는 곳이 바로 예술이다. 소설, 영화, 대중가요, 그림 등의 예술은 우리 일상의 어디에나 존재하기에 평화문화를 시민의 삶과 친숙하게 연결하는 가장 유효한 방식이 된다. 올해 시민평화학교의 프로그램은 ‘톨스토이가 노벨문학상도, 노벨평화상도 못 받은 이유’, ‘보헤미안 랩소디는 왜 금지곡이 되었나’ 등 제목만으로도 흥미롭고 논쟁적인 화두를 던지며 문학, 영화, 미술, 음악, 다큐멘터리 등의 다양한 예술 장르를 두루 포괄해 구성됐다.
제2회 시민평화학교 포스터
시흥시민평화학교와 짝을 이루는 시흥리더스아카데미는 세계 주요현안 및 국제정세 관련 강연을 통해 시의 미래를 책임질 지역리더에게 글로벌한 관점과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작년 하반기 개최된 제1회 시흥리더스아카데미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세계정세와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시민이 커다란 위기에 직면한 올해는 ‘세계는 왜 싸우는가: 국제분쟁 A to Z’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시흥시민평화학교는 올해가 2회 째로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통일평화연구원은 시민평화학교와 리더스아카데미를 통해 지자체, 대학, 시민과 소통하며 지식과 일상, 가치와 실천이 선순환하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시흥시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2020년 전국에서 17번째로 인구 50만의 대도시로 도약하게 된 시흥은 아름다운 생태도시이자 외국인이 인구의 11%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다문화도시다. K-골든코스트를 품은 교육도시를 지향하는 시흥의 도시 정체성은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와 시흥배곧서울대병원과도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실제로 많은 시흥시민이 서울대학교를 시흥시의 자부심의 원천으로 여긴다. 통일평화연구원과 시흥시민은 시민평화학교와 리더스아카데미를 통해 미래 지향적인 평화감수성과 통일의식을 공유하며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의 비전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다.
* K-골든코스트(K-Golden Coast) 레저·관광·문화·의료·첨단산업이 집약된 시흥의 미래 먹거리 거점을 연결한 15㎞의 해안선으로 월곶, 배곧, 오이도, 거북섬을 잇는 광역 경제·관광 벨트
이 문 영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