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현장
댈러스에서 열린 세계 여성위원 컨퍼런스
‘여성이 열어가는 새로운 한반도’
세계 각 지역의 여성 리더들이 참여하는 세계 여성위원 컨퍼런스가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댈러스 더블트리 바이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여성이 열어가는 새로운 한반도’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미주를 비롯해 유럽, 아시아 등 9개 국가, 23개 지역협의회에서 80명의 여성위원이 모였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열린 올해 여성위원 컨퍼런스는 참신한 콘텐츠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채워진 축제의 장이었다.
여성 자문위원들이 평화통일 골든벨 문제를 풀고 있다.
댈러스의 뜨거운 태양만큼 빛난 열정
여성들의 평화통일 활동 방향을 공유하고, 평화통일 공공외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세계 여성위원 컨퍼런스는 댈러스의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여성 자문위원들의 열정과 참여가 빛났다. 한국에서 날아가 처음 참석하는 필자로서도 차원이 다른 행사 스케일과 곳곳에 묻어난 준비팀의 노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민주평통 사무처 직원들의 숨은 노력은 물론, 최광철 미주부의장과 김원영 댈러스협의회장 그리고 김성한 간사를 비롯한 댈러스협의회 자문위원들의 수고와 애정이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먼저 첫째 날에는 오리엔테이션, 환영 퍼포먼스, 분임별 토의, 환영 만찬으로 컨퍼런스의 문을 열었고, 본격적인 행사가 열린 둘째 날에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기조강연과 특강, 평화스피치, 평화통일 골든벨, 한줄 정책제안 등 다양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김원영 댈러스협의회장은 개회사에서 “여성의 힘으로 한반도의 미래를 개척하고 남북 관계의 새 장을 열어가는 세계 여성 컨퍼런스가 댈러스에서 열리게 됨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치열하게 토론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얼어 붙은 한반도에 따스한 봄 햇살을 비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안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텍사스 현지 특색을 반영한 멕시코 전통공연단의 공연이 진행됐다.
생명, 평화, 연대의 지혜로 한반도 평화의 물꼬 터야
여성이 열어가는 새로운 한반도는 과연 무엇이 다를까? 기조강연자로 나선 이미경 여성부의장은 ‘평화의 한반도를 위한 여성 자문위원의 역할’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그간의 평화통일 운동 사례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성들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미경 부의장은 “여성 특유의 생명, 평화, 연대의 지혜를 발휘해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해 앞장서야 할 때”라며 “민주평통 여성 자문위원들이 보다 창의적인 방법과 큰 비전을 가지고 ‘한반도 평화 만들기’의 주역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새로운 문명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대에 성 주류화를 통해 생명 존중, 연대와 포용, 평화가 주류적 가치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민주평통 여성 리더들이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진 분임토의 시간에는 세계 여성위원 네트워크 구축방안과 여성이 주도하는 평화·통일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8개 분임별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여성 위원들은 ▲탈북 여성과 함께하는 역량강화 프로그램 ▲K-Food 바자회 ▲다민족 평화통일 축제 ▲여성 멘토링 프로그램 ▲3세대가 함께하는 평화힐링 캠프 등 다양한 여성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필자가 속한 1분임에서는 주한 외교사절 가족과의 한국문화 체험, 입양아 가족과 한국음식 나누기, 한반도 지도 모양의 달고나 뽑기 등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평화통일 공공외교 활동을 제안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여성 자문위원의 규모에 있어서는 양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여성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3분임은 각 지역의 특색을 살려 지역 여성들이 주도하는 미니 여성 컨퍼런스 개최를 제안했고, 8분임은 현지 여성 정치인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사무처 차원의 종합적인 계획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에는 분임별로 치열하게 토론한 결과에 대한 발표와 시상이 진행됐다. 시상 결과, 필자가 속한 1분임이 ‘전쟁도 핵도 없는 한반도 평화 만들기’ 주제 발표로 1등을 수상했다. 워낙 뛰어난 아이디어들이 많이 있어 기대하지 못했던 터라 수상의 기쁨이 더욱 컸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묻지 말고, 내가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물으라”고 조언했다. 여성의 길은 여성 스스로 개척해 가야 한다. 민주평통 여성 자문위원들이 세계 각지에서 한반도 평화를 향한 부름에 응답하며 평화로 연결되고 연결하는 리더가 되기를 기대한다.
윤 은 주
민주평통 상임위원(서울 서초구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