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642020.06

남남대화

2020 민주평통 남남대화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책,
사회적 합의를 모색한다

지난 5월 21일 민주평통 사무처에서 남남대화 좌담회가 열렸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남북대화 못지않게 우리 내부의 소통과 대화 즉, 남남대화가 중요하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하여, 한반도 평화환경을 진단하면서 우리 내부의 소통을 어떻게 확대해 나갈 수 있을지, 민주평통은 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시하고, 민주주의를 만드는 숙의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 | 김영수 서강대학교 교수 · 박명규 서울대학교 교수 · 박순성 동국대학교 교수 · 이승환 민주평통 사무처장
사회 | 공용철 KBS PD

6·15 공동선언 20주년, 한반도 평화환경

》 20년의 경험 자산화하고, 남북이 서로를 같은 격으로 바라봐야
》 탈냉전에서 신냉전으로 가는 시기, 우리의 주체성 높여야


공용철ㅣ 6·15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평화문제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남북 간 많은 합의가 있었지만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민·관이 함께하는 민주평통이 연결 역할을...”

- 공용철 -

이승환ㅣ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그 의미가 많이 잊히고 후퇴했지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사실상 시작한 것이 바로 6·15 공동선언이었습니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에서 재가동되기 시작했고 지난 3년간 확실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과거처럼 한반도에서 전쟁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없어졌다는 것, 남북 간 실질적인 불가침 선언이라고 할 만한 9·19 군사합의가 상호 존중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날개를 펴고 발전할 수 있는 기본 환경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수ㅣ 많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합의가 종점인 양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합의하고 나면 관성에 의해 잘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안 돼서 대부분 사문화된 것이죠. 만난 후에 뭘 할 것이냐에 대해 양쪽 다 구체적인 생각이 없었던 것인데, 그 이유는 결국 하나입니다. 서로를 같은 격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북보다 위에, 북은 우리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평화적 접근을 하려면 서로 상대를 같은 격으로 봐야 다음 행보가 가능합니다.

박명규ㅣ 2000년 6·15 공동선언이 이뤄졌을 때 국민적인 감동, 국제사회에 준 충격, 남북한의 미래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컸습니다. 그 후 20년 동안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다양한 남북교류 등 소중한 실험들이 있었음에도 6·15가 주었던 폭발력과 잠재력이 확장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6·15의 함의를 되살리려면 우선 6·15가 가졌던 가능성과 실제로 우리가 해 온 교류와 만남을 자산화하는 노력,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느꼈던 희망과 좌절을 정확히 읽어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20년 동안 달라진 국제환경 속에서 6·15 정신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발상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순성ㅣ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경협이나 민간교류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좌절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도 있습니다. 좌절과 소극성을 같이 놓고 이것을 어떻게 뛰어넘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6·15와 함께 내년 30주년을 맞는 「남북기본합의서」도 같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는 탈냉전을 주도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노력과 북한의 호응이 결합된 것이었습니다. 현 시점도 탈냉전에서 신냉전으로 가는 시기이고, 국제적인 제약이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의 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견제라는 측면에서 우리의 주체성을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합니다.

국내외 변화에 대응하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 시장의 안정적 운영, 국산화와 과학화 등 스스로 문제 푸는 노력 강화
》 폐쇄성 약화와 사회갈등 현상도 있어


공용철ㅣ 남북관계에서 북한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한데, 김정은 시대의 북한을 어떻게 보십니까?

김영수ㅣ 북한체제를 유지하는 두 기둥은 ‘수령 중심’과 ‘폐쇄성’입니다. 수령 중심이라는 것은 이번에 별 이상 없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폐쇄성은 약화됐다는 것이 최근 북한의 특징입니다. 휴대전화가 많아졌고, 유통의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즉 예전의 북한체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전히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라는 모토가 잘 유지되고 있지만 북한 구성원들 속에서는 ‘내 것’을 위하는 이중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 신변에 대한 뉴스, 북한을 소재로 한 우리 드라마의 북한 유통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자신들의 체제와 남북관계에 대한 상상을 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행 하려면 상호 존중해야”

- 김영수 -

박순성ㅣ 대북제재가 유례없이 강력함에도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이 제재를 버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 관광에 대한 많은 투자를 하고 어느 정도 성과도 있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입니다. 또 과학 기술에 대한 투자가 계속되고, 경공업 제품과 생활필수품을 국산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북한 경제가 대북제재하에서 나름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북·중경제, 북·러경제 관계가 너무 깊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최근 남북경협이 순조롭지 않았던 이유도 대북제재 못지않게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명규ㅣ 북한 사회에서 세대, 지역, 계층 간에 예전에 없던 긴장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외부로부터의 문화적 충격에 강한 경계를 표현한 것이 그 방증이죠. 3~4년 전 중국에서 만난 북한학자는 북한 내에서도 범죄, 이혼, 가정폭력, 여성 분야의 사회적 이슈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북한체제가 가진 통제력, 관리력 이 그것을 어느 정도 감당하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이고 큰 동요 없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죠. 아마 이 때문에 정치 지도부의 스트레스도 굉장히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승환ㅣ 저는 대남관계와 관련해서 북한 스스로 아직 정리가 안 된 느낌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서 북한에 나타난 여러 변화들이 정착된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이죠. 북한은 남북관계가 우선적인 정비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듯합니다. 북한체제가 대외적, 대내적 부분에서 이완이 커지고 그것으로 인해 여러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남북관계보다 자기들 스스로 문제를 풀고 해법을 찾는 데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닌 가 생각합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속과 한국사회

》 서로 존중하고, 공유하는 비전 만들면서 함께하는 미래 열어야
》 한반도 군사긴장을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하는 노력도 필요


공용철ㅣ 북한은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했는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해야 하는 입장 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영수ㅣ 북한이 새로운 길이라는 표현을 작년부터 쓰고 있는데 찬찬히 보면 본래의 길입니다. 북한은 우리 체제를 건드리지 말라고 하고 있는 겁니다. 김정은 체제가 잘 작동하도록 하고 적대시하지 않으면 언제든 만남은 가능하다는 것인데, 미국이 안 들어주니까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하는 것이죠. 적대시하지 말라는 것은 제대로 예우해달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행하려면 상대를 존중해야 하고, 그렇게 안 하면 함께하는 미래를 도모하기 어려울 겁니다.

박순성ㅣ 미·중 패권경쟁이 본격화된 국면에서 만약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이 신냉전과 결합하면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갈 것이고, 결국 남한과 북한의 협력이 제약을 받는 변곡점이 올 가능성도 생각해야 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 우리 정부가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잘 활용해서 미국과 중국, 북한을 설득하고, 북한이 원하는 근본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평화와 교류협력이라는 우리의 문제까지 다루는 포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국민에게 필요한 좋은 뉴스, 좋은 프레임 만들어야”

- 박순성 -

이승환ㅣ 북한이 이야기하는 핵심 단어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자력갱생에 의한 정면돌파, 다른 하나는 군사력 강화입니다. 현재 그 양상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저강도 군사긴장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금 한반도에 쌍중단 상태가 유지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길이 더 군사적 강도가 높은 병진노선으로 가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군사 긴장을 선제적으로 완화하는 노력이 있어야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다시 가동될 수 있다고 봅니다.

박순성ㅣ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해서는 군비경쟁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군사개혁과 자주국방 이라는 패러다임을 가지고 첨단무기를 구매하고 군사 전략도 바꾸고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정당한 것일지 모르지만 북한 입장에서 보면 쌍중단을 넘어서 군비경쟁이 격화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주국방을 위해 우리가 지출하는 군사비 대부분이 미국식 무기체계를 강화하는 측면도 있고요. 우리의 자주국방을 강화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냉전을 강화하는 쪽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안보딜레마를 낮추는 쪽으로 우리의 국방안보정책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박명규ㅣ 결국 남북이 공유할 수 있는 한반도 장기 발전 비전에 대한 공통분모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정권 5년, 그것도 남은 임기에서는 이것이 거의 불가능하죠. 그런 면에서 정권이 바뀌고 정치적 리더십이 달라지더라도 초당적으로 공유하고 변함없이 대원칙으로 추진할 수 있는, 또 북한도 원칙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 공통분모가 확장되어야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한 전략이 한반도 평화와 통합의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공용철ㅣ 최근 논란이 됐던 북한의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영수ㅣ 저는 이번 김정은 위원장 유고설로 인해 오히려 북한뉴스의 가짜화를 줄이고 공정성을 기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북한정보에 대한 인식을 객관화하기 위해서 이제는 북한을 다루는 뉴스가 좀 더 신중해져야 합니다. 이와 함께 북한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북한을 이야기하는 것은 언론에서 먼저 걸러줘야 해요.

박명규ㅣ 냉정하게 보면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북한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우리 사회의 욕구, 그리고 불충분한 정보로 이런 상황은 계속 반복될 거라고 봅니다. 이것이 지나치게 정치화되고, 이것 때문에 우리 사회의 중요한 대북정책이나 북한을 보는 큰 흐름이 흔들리는 것이 문제입니다. 건강한 소통 시스템을 통해 문제를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의 소통과 건강한 합의 위한 플랫폼 마련돼야”

- 박명규 -

박순성ㅣ 이런 경험이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언론 환경의 변화, 언론 매체의 변화, 언론 소비의 변화로 인해 가짜뉴스가 안 나올 수 없는 환경이 되었고, 가짜인지 진짜인지 구분하기 모호한 경계의 정보들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이나 언론인의 사회적 책임만을 강조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가짜뉴스에 대항하는 진짜뉴스를 만드는 게 아니라, 가치 있고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좋은 뉴스, 좋은 프레임을 만드는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의 남남갈등 진단

》 이견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양극단의 담론경쟁 자제해야
》 남남갈등보다는 남남소통을


공용철ㅣ 우리 사회의 남남갈등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박명규ㅣ 남남갈등이 심각한 이유는 표출되는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남남갈등은 정책의 효과나 적합성을 둘러싼 논쟁과 대립을 넘어서서 거의 정서적·감정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남남갈등이 한반도와 북한문제가 가진 양축인 면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립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거나 그것을 단일한 생각으로 묶어내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양축을 잘 분석해서 통합적인 비전으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승환ㅣ 우리 사회의 남남갈등에는 일종의 담론경쟁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이것을 주장하는 각각의 진영 내에 매우 극단화된 흐름이 존재하고, 이 흐름들이 상대를 자극 하면서 격렬한 대립과 충돌, 적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각 진영 내에서 극단성을 정화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이런 갈등을 해결하고 해소하는 역할을 해야 할 정치가 오히려 양 진영의 극단을 대변하고 정치로 끌어들인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정치가 이런 담론경쟁이 대결적 갈등으로 번져 나가지 않도록 역할을 해야 합니다. 문제의식을 가진 정치인들과 다양한 시민사회 구성원들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으로 만나고 논의해서 결과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극단화된 담론 경쟁 지양하고 숙의 민주주의 과정 존중해야”

- 이승환 -

김영수ㅣ 저는 용어가 주는 효과도 크다고 생각하는데요. 민주평통에서 ‘남남갈등’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고 ‘남남 소통’으로 바꾸는 노력을 해주기를 제안합니다.

남남소통을 위한 과제

》 사회적 대화는 숙의 민주주의 과정, 결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 지양
》 공적 책임과 안정성 가진 열린 플랫폼 필요


공용철ㅣ 우리 사회의 남남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과제와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박순성ㅣ 시민사회 주도의 사회적 대화를 어떻게 더 체계화 하고 더 많은 사람, 다양한 세대와 지역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또 우리 사회의 문제는 남남갈등의 형태로 모든 남북문제가 정리되기 때문에 정작 다뤄져야 할 문제가 안 다뤄지고, 정책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회적 대화 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진짜 토론을 해보고, 정말 문제가 뭔지 드러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같은 진영 안에서도 토론을 해야 하고요. 진영 안에서 토론이 되면 진영을 넘어도 토론이 됩니다. 이와 함께 국회 차원에서는 다수당이 겸손하고 조심스럽게 합의를 중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 좋은 합의나 협약을 만들어도 실천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협약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경험, 사회적 합의의 경험을 국민 다수가 누릴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시민사회의 대화 노력을 적극 지원해주면 좋겠습니다.

김영수ㅣ 정치권의 논쟁이 TV 등의 매체를 통해 확산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실제로 여야의 갈등이 그렇게 심하지 않은데 오히려 매체가 국민들에게 갈등이 심한 것으로 보이게 합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이 2만여 명인데, 대한민국 국민의 0.04%입니다. 이 적은 자문위원이 얼마나 국민과 함께할 수 있을까요. 접촉 공간을 늘리는 노력이 있어야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비대면 접촉 공간을 업데이트하면서, 사이버 공간의 접촉을 활성화하는 혁신적인 행보가 필요합니다.

이승환ㅣ 민간에서 진행하는 사회적 대화나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통일국민협약은 일종의 숙의 민주주의 훈련입니다. 이것을 결과와 성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또 정부 내에서 사회적 대화를 진행할 때 부처 간의 경직성이나 이해부족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대화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층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대화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하고 여러 부처에서 할 수 있도록 예산이 편성되는 것도 필요합니다.

박명규ㅣ 민주주의나 남남소통이라는 가치는 누구나 다 동의하고 대부분의 유관기관과 단위가 그 부분을 위해 노력하고 프로그램도 만듭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면에서는 우리 사회가 비슷한 일을 경쟁적으로 하면서 전체적으로는 그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제는 전체의 소통과 건강한 합의 틀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열린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플랫폼은 공적인 책임을 지고 안정성도 가지면서 열려 있고 다양한 영역을 포용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하겠죠. 우리가 계속 말했던 소통, 사회적 통합,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세대의 감수성까지 포용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뛰어 놀고 소통하는 마당이 어디에선가 열리기를 바랍니다. 그 가능성을 민주평통에서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