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Talk 통일 Talk
탈북민 자문위원을 만나다
“각자의 영역에서 다양한 삶을 사는 이웃,
일반화하지 않았으면...”
민주평통은 5월 22일 북한이탈주민(이하 탈북민) 자문위원 30여 명을 초청하여 의견 수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탈북민 관련 정책과 이슈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들의 정착을 지원하고 통일 과정에서 역할을 높이기 위한 민주평통 차원의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북한 정보는 신중히, 전체의 의견으로 대표되지 말아야
윤여상 상임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이영 희·안찬일·주성하·현인애 상임위원을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서 살고 있는 탈북민 자문위원들이 참여했다. 대 학원생, 워킹맘, 취준생, 유튜버, 평화통일 강사 등 다양 한 영역에서 다양한 삶을 사는 이들은 각자의 목소리로 요구와 제안을 이야기했다.
먼저, 자문위원들은 일부 인사들의 발언이 탈북민 전체를 대표하는 발언으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들은 “진의를 가리기 어려운 북한 뉴스가 정치적으로 확산 되고, 탈북민 전체의 의견인 것으로 인식되면서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며 최근 탈북민 이슈가 과하게 정치적으로 부각되는 현실에 우려를 표했다. 이에 한 참석자는 “탈북민들은 기본적으로 북한 정권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서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탈북민 중 대북 소식통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정치 관련 정보는 신중히 다루어야 하고, 이것이 탈북민 전반의 의견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탈북민 단체가 아닌 일반 단체에서 대표를 맡고 있다 는 자문위원은 ‘탈북민 사회’가 무엇이냐는 반문을 제기했다. 탈북민 사회라고 할 정도의 대표성과 공통성이 있냐는 것이다. 그는 “민주사회에 살면서 권리도 주장하고 정치도 하고 운동도 하지만, 탈북민을 대표한다고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설 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탈북민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과 관련해서는 탈북민이 먼저 스스로를 제대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부분의 탈북민들은 북에서 왔기 때문에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는데, 더 나은 삶을 위한 실천 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진보”라며, 이분법적 잣대로 스스로를 재단하지 말자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이분법적 구조가 탈북민 정착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이러한 구조 때문에 탈북민 사회도 나뉘어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빨간 옷을 입었더니 빨갱이냐는 말을 하더라. 탈북민도 이분법적 사회구조 속에서 휘둘리고 갈라지고 있어 정착이 어려웠다. 탈북민 사회도 균형을 맞추면서 협력하면 좋겠다”며 한국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말했는데 왜 탈북민만 비판하느냐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정보를 왜곡하지 말아야 하지만, 탈북민도 공평하게 대한민국 국민으로 봐주면 좋겠다”, “탈북민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정치를 하는 것도 필요하며 실수가 있더라도 좀 더 너그럽게 봐 달라”는 호소도 이어졌다. 이와 함께 “가짜뉴스가 돈이 되는 구조를 극복해야 하고, 언론개혁도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아이 키우면서 정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 확대
탈북민 정착 지원과 관련해서는 현실에서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기 나왔다. 장애인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 위원은 “탈북민 장애 아동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부탁한다”고 호소했고, 다섯 살 정신지체 장애아를 키우고 있는 다른 위원은 “생계를 위해 농사를 짓고 있는데, 시골은 서비스 받기가 더 어렵다”며 “지역에서도 장애 지원 서비스를 받으면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덧붙였다. 네 아이의 부모인 한 위원은 탈북민의 경우 육아를 도와줄 친척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직장을 다니면서 소득이 생기니 국가에서 지원하는 육아돌봄서비스 이용 금액이 세 배로 늘었다며, 탈북민이 직장을 갖더라도 저소득층 기준으로 육아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
민주평통은 5월 27일에도 평화공존 과정에서 탈북민의 역할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과 함께 진행한 좌담회는 조민희 통일안보전략연구소 실장과 김화순 한신대 선임연구원, 관련 활동을 하는 탈북민들이 함께했다.
앞으로 민주평통은 탈북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을 건의하는 노력을 지속하면서, 이들을 돕고 협력하는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소수의 의견, 전체를 대표하는 것 아니야”
“정치 관련 뉴스는 신중히 전달”
“탈북민의 위치는 스스로 만들어가야”
“탈북민에 대한 너그러운 시선 필요”
“육아와 일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