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642020.06

평화 사랑채

여성의 평화 행동

“참여와 평등,
연대가 평화 실천의 힘”

지난 5월 15일 민주평통 사무처에 국내외에서 평화운동을 하는 여성들이 모였다. 평화운동, 시민공공외교, 남북여성교류, 디아스포라 활동, 평화교육 등 각자의 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연대해 온 여성들은 민주평통의 활동에 대한 다양한 제안과 함께 여성평화네트워크를 어떻게 형성하고 지속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여혜숙 민주평통 여성분과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조영미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의 발제로 시작했다. 조영미 집행위원장은 “시민공공외교는 다수준, 다차원, 다중트랙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 하며 시민공공외교 활성화를 위해 거버넌스 체계 구축, 시민공공외교 담당을 위한 직명대사 신설, 재외 한인단체 및 국제단체와의 협력 네트워크 구성, 시민공공외교 활동가 양성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TASK #1_시민과 함께하는 평화공공외교
발제 후 토론에서는 공공외교 차원에서 해외의 현지 활동가들과 함께 하는 교류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했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지난해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펼쳤던 시민공공 외교 활동을 회상하며, “당시 지역의 풀뿌리 평화활동가들의 노력과 역할이 컸다”고 전하고, “민주평통이 보유한 국제조직을 활용해 한국 여성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시민 공공외교를 확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미미 세계YWCA 부회장도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현지에서 생활하는 분들의 역할”이라며 “각 나라의 정치인들도 자신들의 유권자가 내는 목소리에 보다 더 집중하는 만큼 한인 디아스포라가 더욱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거주하는 디아스포라는 각 나라의 각종 기구와 단체, 정치인 등과 연결돼 있는 만큼 그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김숙임 (사)조각보 이사장은 “동북아 지역 출신이 디아스포라의 65%를 차지하는데도 이런 논의에서 소외되거나 하위단위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며 균형 있는 공공외교를 위해 이들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시민들과 함께하는 활동이 필요 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문지은 경기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은 “지역에서 어떤 행사나 활동을 할 때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 지역 주민들이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고민해야 주민들의 공감대와 협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TASK #2_가짜뉴스 바로잡고 관련 정보와 제도 정비
해외에서 유통되는 가짜뉴스와 정보 부족 문제의 해소, 평화활동 과정에서의 평등한 역할을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정수 (사)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는 “미국에서 만난 주류 오피니언 리더들이 북한에 대해 왜곡되거나 편향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동북아와 동아시아의 평화가 미국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 라는 관점에서 평화지향적인 콘텐츠를 우리가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최수산나 한국YWCA 중점운동총괄부장은 2017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평화활동을 하며 한인사회의 축을 만들고 있는 것을 봤다며 “해외에 번지는 북한에 대한 가짜뉴스,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과 정보 공유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그동안 남북교류협력과 통일 과정에 여성이 소외되거나 예산이 적게 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양성평등기본법을 개정했던 사례를 공유하고 통일과정에 여성과 남성이 모두 평등하게 관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ASK #3_민주평통의 역할과 과제: 참여와 연대
각 시민사회단체와 민주평통의 연대, 민주평통의 역할과 과제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김정수 대표는 “19기 민주평통에서 늘어난 여성 자문위원들이 실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라며 “그런 점에서 곧 시작될 3기 여성·평화·안보에 대한 ‘유엔 안보리결의 1325’에 민주평통이 이행기관으로 참여해 여성의 역할을 더 확대하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문아영 피스모모 대표는 “각 단체들이 시민과 함께 의미 있는 공공외교 활동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평화운동은 활동가 중심으로 진행되고, 시민의 관심사와 멀다”며 “민주평통이 시민 대신 정책제안을 하는 곳인 만큼 이 안에서 활발한 제안이 가능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우 여성평화외교포럼 팀장은 청년과 여성에 대한 교육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여성평화외교포럼의 활동과 계획을 소개하고 “공공외교 측면에서 각 시민사회단체가 하는 일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영미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현재 각종 국제회의와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지만 투입 대비 성과가 적다”며 “각종 행사와 회의들을 어떻게 변화시켜 성과를 낼 것인지 고민해달라”고 전했다. 또 “해외에서 공공외교를 할 때 한국 안에서는 무엇을 하느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며, “민주평통이 국내 여론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고, 다양한 이야기와 자원을 연결해 시민단체와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의 평화 설계

“쉽고 가벼운 접근,
토론의 장 필요”

5월 14일 청년 시민단체 의견수렴 간담회가 민주평통 사무처에서 열렸다. 평화통일 활동에 대한 청년들의 요구는 다양했다. 지속성과 독립성, 쉽고 재미있는 접근 등 평화통일에 대한 청년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제안들이 이어졌다.

이승환 사무처장은 회의를 시작하며 “민주평통에 참여하는 청년 자문위원들이 청년 시민사회단체와 연대 하여 활동의 폭을 넓히고, 청년의 정체성이 반영된 독립 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기탄없이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강석희 위원지원국장의 민주평통 소개 및 청년 사업 보고와 청년단체 대표자의 발제가 있었다. 발제를 한 손동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 집행위원장은 청년세대의 남북관계 인식 변화상을 소개 하며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위해 청년 특성에 맞는 교육 과 지속적인 정보 제공, 청년단체와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ASK #1_우리에게 너무 높은 평화통일 장벽
토론은 신동석 서울지역회의 청년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그동안 민주평통과 각 단체에서 진행한 활동을 바탕으로 청년의 입장에서 바라본 평화통일을 이야기했다. 가장 먼저 평화통일 담론과 민주평통 사업에 청년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예람 흥사단 팀장은 “보통 정부나 지자체에서 사업을 만들어 놓고 청년 단체들에게 참가를 요청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지속성이 떨어지고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하며 “평소 평화 통일에 관심이 없는 청년들도 평화통일 사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선 천도교청년회장은 청년 자문위원들에게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설명하며 “청년들의 활동을 보장하려면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성웅 한국기독청년협의회 총무는 통일이 나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의 인식을 소개하며 “청년들에게는 분단이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실질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 문화강좌나 중·고등학교 커리큘럼 안에 평화교육을 추가하고, 민주평통 차원에서 펭수같은 캐릭터를 만들어 청년들에게 재미있고 가볍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TASK #2_청년이 평화통일에 관심이 없다고?
최계연 대학생겨레하나 미래세대국장은 “청년이나 대학생들도 나름 통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하며 “통일의 방식이나 과정 등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할 공간이 없고, 대부분 사업들이 교류에만 국한되어 있어 관심이 흩어지고 기대감이 상실되고 있다. 청년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여성과 청년들이 평화통일 정책이나 의제 전반에 참여해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며 “DMZ 평화지대나 2032 남북 공동 올림픽 같은 의제도 좋지만 당장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문제들, 예를 들어 군 복무 기간, 군사비, 징병제처럼 청년이 당사자가 되는 문제에 대해 민주평통 청년분과에서 이들의 생각을 듣고 의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TASK #3_민주평통, 가볍고 상상력 있는 콘텐츠 개발을...
정종성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는 2018년 통일열차 청년 서포터즈 모집 당시 예상 외로 청년들의 참여가 높았다는 사실을 전하며 “청년들은 북한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가볍고 쉽게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런 특성에 맞게 민주평통과 청년 시민단체들이 함께 통일문제를 적극적으로 이슈화하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태웅 대한불교청년회 정책기획실장은 “19기 민주 평통에서 청년 자문위원의 숫자가 늘었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수가 아니라 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들이 통일에 대한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고 담론을 형성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민주평통이 사업을 할 때 청년들의 의견을 구하고 소통하면서 청년들이 원하는 사업을 풀어내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청년의 입장에서 민주평통이 가진 이미지가 여전히 무거운 만큼, 가볍지만 진지한 내용이 담긴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해 많은 청년과 국민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선 천도교청년회장도 “민주평통 온라인 활동을 지켜보며 너무 딱딱하고 진지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가 어려운 시기를 기회로 삼아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와 상상력이 가미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고민을 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