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메시지
통일을 말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참전용사의 딸이고, 피난민의 아들입니다.
전쟁은 국토 곳곳에 상흔을 남기며,
아직도 한 개인의 삶과 한 가족의 역사에 고스란히 살아있습니다.
그것은 투철한 반공정신으로, 우리도 잘 살아보자는 근면함으로,
국민주권과 민주주의 정신으로 다양하게 표출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이들에게 공통된 하나의 마음은,
이 땅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와 함께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한 사람들은
서로를 존중하며 손잡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6·25전쟁을 세대와 이념을 통합하는
모두의 역사적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이 오래된 전쟁을 끝내야 합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않는 것이 ‘종전’을 향한 첫걸음입니다.
70년 전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 바친
유엔 참전용사들과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 모두의 염원이기도 합니다.
…
전쟁을 겪은 부모세대와 새로운 70년을 열어갈 후세들 모두에게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입니다.
8,000만 겨레 모두의 숙원입니다.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랍니다.
남과 북, 온 겨레가 겪은 전쟁의 비극이 후세들에게
공동의 기억으로 전해져 평화를 열어가는 힘이 되길 기원합니다.
통일을 말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 하고,
평화가 오래 이어진 후에야 비로소 통일의 문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020년 6월 25일 6·25전쟁 제70주년 행사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