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662020.08

우리고장 평화플랜 - 김포 시민대화

첫발 내디딘 우리고장 평화플랜

시민이 체감하는
김포 맞춤형 평화실천

김포 평화플랜 시민대화 준비위원회가 주최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포시협의회가 주관한 ‘2020 김포 평화플랜 시민대화’가 7월 16일 김포컨벤션웨딩홀에서 개최됐다. ‘공유와 상생의 한강하구, 김포 시민이 만드는 평화’를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김포시협의회 자문위원과 시민 등 60여 명이 함께했다.

시·군·구 단위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평화실천 사업인 ‘우리고장 평화플랜’이 접경도시인 김포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우리고장 평화플랜은 지역의 평화과제를 발굴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평화플랜을 만들어 실천해 나가기 위해 기획됐다. 민주평통 김포시협의회는 김포 평화플랜을 위해 먼저 지자체와 지역의 시민사회, 언론, 전문가가 참여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준비위원회는 김포의 생태·문화적 특성이 반영되고, 시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평화플랜을 만들기 위한 사전 논의를 진행했다. 그 뒤 이에 대한 시민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하기 위해 ‘김포 평화플랜 시민대화’를 열었다.

분단과 접경의 상징 김포, 평화의 마중물로...
7월 16일 열린 김포 평화플랜 시민대화에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한강하구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 고향 땅 황해도를 눈앞에 두고 평생을 살아온 실향민, 지역의 평화운동 활동가, 한강하구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 등 김포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시민들이 자리를 채웠다.

행사를 주관한 이미연 민주평통 김포시협의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김포시는 북한과 맞닿아 있는 접경지역으로 다양한 평화의제와 실천과제를 발굴할 수 있다”며, “토론에 참석하신 분들의 지혜와 역량으로 구체적 실천계획을 세우고 한반도 평화 중심도시로 김포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이어 김포 평화플랜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발표 내용은 준비위원회의 사전 논의와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마련됐다. 조민재 김포역사문화연구소장은 발표를 통해 접경도시 김포가 갖는 가치와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김포시는 한반도의 긴 역사 속에서 남북의 긴장과 교류의 중심에 있던 한강하구의 요충지”라며 “김포시는 도깨비 방망이 같아서 잘 두드리면 평화통일을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포시에 평화관광벨트를 형성하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고, 동시에 남북 평화통일의 마중물이 될 수도 있다”며, 평화통일 1번지 김포의 가치와 미래를 제시했다.

이어 박형준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교수가 평화경제(남북교류협력), 생태(환경)·평화관광, 역사·문화·교육 등 세 분야에 대한 김포의 평화의제를 소개했다. 평화경제 의제에는 남북 접경인 김포 조강 접경무역과 한강하구 남북 공동개발, 한강하구의 평화적 이용 등이 담겼다. 생태·평화관광 의제로 김포~고성 평화누리길, 조강지역의 평화관광특구 조성, 생태·환경 연계 평화관광사업을 제안했다. 역사·문화·교육 의제는 평화연수원 건립과 DMZ 박물관 조성, 에코뮤지엄 사업과 연계한 한강하구 포구마을 복원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앞서 제시한 사업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이와 같은 평화 문화 플랫폼 조성을 통해 창조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평화에 대한 사회적 기반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이 체감하는 김포의 평화 의제
- 한강하구 포구마을 복원 필요
참가자들은 주제발표에서 제시된 평화플랜과 설문조사 결과 등을 참고해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은 퍼실리테이터의 진행하에 시민 각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먼저 1조부터 3조는 평화경제분야를 토론했다. 평화경제분야는 한강하구를 평화적으로 이용한 평화누리길 조성, 환경 보호를 위한 시민의식 강화 등의 제안이 나왔다. 제2 개성공단 설치와 생필품 및 의약품 등을 중심으로 한 남북 물류교환 시행, 한강하구 남북 공동개발 우선 시행 등의 제안도 이어졌다.

4조부터 6조는 생태(환경)·평화관광분야의 의제를 논의했다. 여기서는 평화관광특구를 조성하되 상업성을 배제한 특성화 사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시민의 힘으로 평화를 만들어요’를 주제로 한 가장 행렬과 김포지역의 생태관리 및 자연성 회복을 위한 교육 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역사·문화·교육분야의 토론은 7조~10조에서 진행됐다. 타 지역에서 김포의 접경지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DMZ 박물관과 평화연수원을 병행하여 설립하고, ‘에코뮤지엄’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강하구의 포구마을 복원에 대한 관심도 컸다. 참가자들은 한강 포구마을 복원등 마을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 후에는 우선 시행할 사업을 선정하기 위한 스마트폰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 참가자들은 필요성이 높은 사업으로 한강하구 포구마을 복원(40%), 김포지역 생태관리 및 자연성 회복(37%), DMZ 박물관 조성(30%)을 꼽았다.


실향민부터 학생까지…
삶에 기반한 평화 만들기 나선 시민들
이번 행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한 문화다양성연구회 다가감 소속 최현정 씨는 “평화플랜 시민대화가 개최된다는 포스터를 보고 지역사회에서 어떤 의제가 있을지 궁금해서 참가하게 됐다”며 “학생들을 교육하며 느낀 내용을 시민대화에서 제안하고 싶었다”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이어 “내가 생각하는 평화란 ‘너와 내가 친구가 되는 것’으로, 서로에 대해 인정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향민인 김포시 이북도민회 설기환 사무총장은 “평화는 모두가 염원하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실향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일”이라며 “이번 시민대화를 통해 평화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핸드폰에 저장된 망향제 사진을 꺼내 보이며 고향에 갈 수 없는 서글픔을 토로한 그는 “70년 동안 고향에 가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것은 비극이라고 생각한다”며, “평화는 국가수반이 적극 나서야 하는 일이지만, 그 바탕은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평통 미얀마지회 최재희 자문위원은 미얀마 양곤대학교 오리엔탈학과에서 한국인 최초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코로나19로 잠시 고양시에 거주하다가 이번 행사에 함께했다는 그는 “통일을 이야기할 때 거대담론을 주로 말하는데, 지역 단위에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얀마에도 한국의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이 많다”며 “스스로 공부하고 친구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과정에서 평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만의 실천방안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평화플랜의 실천을 다짐하는 ‘약속의 시간’이 진행됐다. 장영란 경기부의장을 시작으로 정하영 김포시장, 이미연 김포시협의회장, 안영미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 평화 이사장, 이승환 사무처장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김포시민이 논의한 평화플랜을 어떤 방법으로 실천해 나갈 것인지 밝혔다.

민주평통은 김포에서 첫 발을 내디딘 우리고장 평화플랜을 하반기에 김제시와 거제시 등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성과를 모아 2021년에는 민주평통 17개 시·도 지역회의와 시·군·구 단위로 확장해 나가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역별 평화플랜이 모아져 ‘시민이 실천하는 한반도 평화플랜’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평화플랜 실천을 다짐하는 ‘약속’

“김포에서 시작한 평화플랜, 한반도 평화플랜으로!”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시민대화가 성공적으로 열렸습니다. 김포시에서 시작한 평화플랜이 전국으로 확대돼 한반도 평화플랜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경기지역회의도 평화플랜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 장영란 민주평통 경기부의장


“평화행동 도시로 거듭나겠습니다”


평화로운 김포, 평화로운 경기도, 나아가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길을 함께 열어주십시오. 오늘 나온 의견들은 김포시가 적극 수용하고 실천을 약속하겠습니다. 그동안 김포시는 평화문화 도시를 지향했습니다만 오늘부터는 평화행동 도시로 거듭나겠습니다.
- 정하영 김포시장


“평화자원을 발굴하고 평화행동을 실천하겠습니다”


김포시는 평화, 생태, 역사적으로 중요한 관광자원이 많습니다. 이러한 자원을 전 국민, 세계의 시민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김포시협의회가 앞장서 김포의 평화자원을 발굴하고 평화행동을 실천하며 평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 이미연 민주평통 김포시협의회장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는 과정에 함께하겠습니다”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열정을 느꼈습니다. 많은 분들이 모여 상상 그 이상의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현장이었습니다. 저도 책임감을 갖고 참여해 아이디어의 씨앗들이 현실이 되는 과정에 꾸준히 함께하겠습니다.
- 안영미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 평화 대표


“시민이 실천하는 지역 평화운동을 지원하겠습니다”


김포 시민대화는 평화플랜의 출발입니다. 오늘 나온 결과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플랜을 만들고 후속 작업을 실행해 나갈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시민이 실천하는 평화만들기를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기대합니다.
- 이승환 민주평통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