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현장
어린이를 위한 DMZ 가이드
‘두 개의 DMZ’ 기획전
DMZ(비무장지대)는 누구나 알고 있는 곳이지만, 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DMZ는 존재하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지 못한 막연한 장소로 인식된다. 때문에 DMZ는 머릿속에서조차 하나의 통일된 개념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어떤 이에게는 전쟁의 아픔을, 또 다른 어떤 이에게는 평화를 떠올리게 하는 곳인가 하면, 해외 관광객들에게는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관광지로, 생태학자들에게는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로서 각기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처럼 성인들도 각기 다르게 느끼는 DMZ를 어린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해 줘야 할까. 만약 어린 자녀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DMZ를 설명해 줄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학부모가 있다면 주말에 아이를 데리고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의 ‘두 개의 DMZ’ 전시를 체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해 낸 가상의 DMZ 공간, 태블릿PC를 통한 게임과 미션 등으로 묵직한 주제를 경쾌하게 풀어낸 ‘두 개의 DMZ’는 초등학생들에게 DMZ에 대한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에 적합한 전시다.
라니, 초롱이, 루미와 함께 떠나는 DMZ 모험여행
‘두 개의 DMZ’는 전시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관람객에게 서로 다른 두 가지 모습의 DMZ를 동시에 보여준다. 하나는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전쟁의 상흔이라는 과거의 아픔이고, 다른 하나는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의 약 38%가 서식하는 중요한 생태자원으로서의 미래 가능성이다. 전시는 자칫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DMZ의 두 가지 모습에 화려한 애니메이션과 평화라는 키워드를 입혀 게임 형식으로 풀어낸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에서 출발해 가상의 DMZ 공간으로 떠나는 모험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이루어진 전시체험은 전시실 입구에 설치된 버스정류장에서 DMZ 버스를 타기 위한 탑승권과 신분증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DMZ로 떠나는 버스 속에서 ‘라니’(고라니), ‘초롱이’(금강초롱꽃), ‘루미 할아버지’(두루미) 캐릭터가 영상에 나타나 DMZ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면 아이들은 금세 체험프로그램에 몰입할 준비를 마치게 된다. 가상의 DMZ 공간에 도착하면 라니, 초롱이, 루미 중 원하는 가이드용 태블릿PC를 선택해 모험을 시작한다.
전시실 벽에는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희귀 동식물들과 ‘인식 돌멩이’, ‘대전차’ 등 전쟁의 흔적이 함께하는 DMZ 공간이 연출된다. 전시장 곳곳에는 ‘지혜의 우물’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어 DMZ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찾아볼 수 있다. 밤 시간이 오면 ‘야간 탐사등’을 움직여 DMZ의 밤 풍경을 이리저리 살펴볼 수도 있다. 전시장 한편에는 실제 전쟁 때 사용했던 지뢰, 인식표 등의 유물을 진열해 놓아 현실감을 더했다. 다른 한편에 위치한 ‘동굴’에 들어가면 꽃마이크를 통해 반대쪽 동굴에 있는 어린이들과 대화할 수도 있다. 대화에 성공하면 잃어버렸던 엄마 곰과 아기 곰이 서로 만나게 되는데 이는 어린이들에게 이산가족을 찾아 주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전쟁의 흔적을 지우고 DMZ에 평화를
‘두 개의 DMZ’ 전시체험의 백미는 단연 ‘평화 가져오기’ 미션이다. 라니, 초롱이, 루미 가이드 태블릿 PC를 통해 주어진 미션에서 전쟁의 흔적이나 동식물을 전시장 벽에서 찾아 사진을 찍고 퀴즈를 풀면 ‘평화의 씨앗’을 얻을 수 있다. 어떤 가이드 태블릿PC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쟁의 역사’, ‘생태’, ‘사람들의 이야기’ 등 서로 다른 테마로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DMZ의 두 가지 모습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다. ‘평화의 씨앗’을 다 모으고 나면 다 함께 모여 전시장 벽면의 DMZ 공간으로 씨앗을 날려 보낸다. DMZ로 날아든 ‘평화의 씨앗’들은 철조망과 같은 전쟁의 흔적을 없애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고, 흑백 화면이었던 DMZ는 총천연색의 화려한 꽃들로 뒤덮이며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미션을 통해 DMZ에 평화를 가져오는 경험을 한 어린이들은 희귀 동식물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DMZ 공간을 꿈꾸며 장래에는 문화·역사적 가치를 더해가는 DMZ를 책임지게 될 미래의 주인공으로 성장할 것이다.
미션 수행을 위해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어린이들의 참여를 권장하지만, 화려하고 아름다운 3D 그래픽 화면과 다양한 체험 요소로 가득한 전시 특성상 초등학생은 물론 미취학 아동과 성인 관람객까지 모두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라면 서울 근교 가족 나들이로 한번쯤 다녀올 것을 추천한다.
TIP! ‘두 개의 DMZ’ 전시관람 |
기간 |
2021.9.26.~2022.9.30. |
장소 |
경기도어린이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 |
운영시간 |
평일·주말 10:00 ~ 17:30 |
김 지 애
경기도어린이박물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