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622020.04

지회 탐방

민주평통 몽골지회

“몽골인과 함께 초원 달리고,
통일노래 부르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합니다”

해외 124개국에서 활동하는 민주평통 자문위원은 약 3,600명. 이들은 해외에서 민간 외교관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평화공공외교를 펼치고 있다. 거리가 멀어 직접 만나기 어려웠던 해외 자문위원의 활동과 목소리를 담고자 『통일시대』 최초로 SNS를 통한 단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처음 온라인을 통해 만난 곳은 몽골지회. 몽골지회는 자문위원이 12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지회이지만 올해가 한-몽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몽골에서의 평화통일 활동이 궁금했다. SNS 단체 채팅방을 통해 만난 다섯 명의 자문위원은 해외에서 펼치는 평화통일 활동의 희로애락을 소개하면서 현지인과 함께 호흡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겠다고 전했다.

몽골지회 자문위원들. 왼쪽부터 권용주, 박민규, 박호선, 정원식 자문위원, 박호성 지회장, 조윤경, 유영순, 권자영, 김은영, 윤경로 자문위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늦은 오후, 약속 시간이 되자 채팅방에 하나 둘 인사말이 올라왔다. 몽골과 우리나라의 시차는 한 시간. 『통일시대』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해외 협의회 탐방을 위해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 있는 몽골지회 자문위원들이 모인 것이다. 몽골 현지에서 참석한 박민규 간사, 조윤경, 유영순, 권용주 자문위원, 그리고 마침 한국에 체류 중이던 박호성 지회장이다.

몽골 민주평통은 14기인 2009년 단 두 명의 자문위원으로 출발했다. 다른 곳보다 늦게 출발한 만큼 이들은 민주평통의 역할과 활동을 알리기 위한 사업을 꾸준히 진행했다. 10년 사이 12명으로 늘어난 자문위원들은 지금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민간 외교관이라는 생각으로 교민 사회와 현지인을 아우르는 평화통일 사업을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

국내와 다른 기반, 평화통일 활동 방법도 달라야
1990년 우리와 수교를 맺은 몽골에는 현재 약 2,500명의 교민들이 생활하고 있다. 초창기에 선교사 중심이었던 교민사회는 이제 유학생, NGO단체, 자영업자 등으로 구성이 다양해졌다. 우리에게 몽골은 아직까지 ‘먼나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한국과 북한 두 나라 모두와 수교를 맺고 있는 만큼 향후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있어 역할이 기대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박호성 지회장은 “몽골은 6·25전쟁 당시 북한에 음식과 물자를 지원하고, 전쟁고아를 데려와 고아원을 운영했을 정도로 북한과의 유대가 특별하다”며 몽골이 남북통일에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의지도 상당히 강하다고 전했다.

조윤경 자문위원도 “몽골인들은 한국을 자신들의 성장 모델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동시에 1990년 이전까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해왔기에 북한에 동질감을 느끼고 호의적”이라며 “많은 몽골인사들이 북한과 교류·접촉하고 있고, 지난 북·미 정상회담을 몽골에 유치하고자 정부 차원에서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몽골에는 북한에서 온 유학생과 노동자들도 활동하고 있어 이들을 돕고자 하는 단체도 활동을 하는 등 교민사회 내에서도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몽골지회의 활동에는 자연히 몽골이 가진 특수한 상황이 반영되었고, 자문위원들도 교민과 현지인이 함께하고, 북한 동포들까지 도울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했다.

권용주 자문위원은 “해외에서는 국내와 달리 한반도 분단 현실과 통일의 당위성부터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현지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평화통일 노래부르기 대회, 초원 마라톤 대회 등의 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노래하고 같이 달리며 평화통일 공감대 형성
제5회 통일노래부르기대회
평화통일 기원 노래부르기 대회는 올해 6회를 맞는 몽골지회의 대표 사업 중 하나로, 평화통일에 대한 인식과 공감대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며 몽골 현지인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현지인과 교민 모두 참가할 수 있고, 통일은 함께 화음을 맞추듯 서로 노력해야 한다는 뜻을 담아 참가 자격을 중창팀으로 한정했다. 참가팀은 지정곡인 ‘우리의 소원’과 자유곡을 한 곡씩 부르는데 지난해에는 18개 팀, 230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대회를 준비하는 한 달여의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다른 참가자들과 소통하며 평화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남북관계가 긍정적으로 무르익던 시점에 열린 4회 대회에는 북한의 김정숙 여사가 몽골에 세운 유치원에서도 참가해 동포사회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몽골 후레대학교 부속 초중고 교장으로 재임 중인 유영신 자문위원은 5회 대회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학교 학생들이 참여해 대상을 수상했다며 “몽골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평화통일을 노래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몽골인과 한국인이 한마음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기원하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2회 초원마라톤대회
몽골지회의 또 다른 대표 사업은 올해 3회째를 맞는 초원 마라톤대회다. 교민과 현지인들이 어우러져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함께 나아가자는 의미로 시작된 대회에는 매년 이봉주 선수도 참가해 몽골인들의 기대도 상당한 편이다. 조윤경 자문위원은 “몽골인들에게 초원은 삶의 터전이며, 초원에서 달린다는 것은 치열한 소망을 나타내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규 간사는 “처음 시작할 때는 ‘이게 뭔데? 왜 하는데?’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오며 꾸준히 설명하고 설득한 끝에 현재는 몽골인들이 먼저 문의를 해올 만큼 자리매김했고, 평화통일에 대한 현지인들의 이해심도 커진 것 같다”고 전했다. 몽골지회는 이 외에도 족구대회, 나무심기, 국제학술 대회 등 현지인과 함께하는 다양한 사업 들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국제학술대회는 한국과 몽골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 등 다른 나라도 참가할 수 있도록 규모를 키우는 등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호성 지회장은 “앞으로도 한반도 통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꾸준히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2019 평화통일강연회
한-몽 수교 30주년, 더 커질 몽골의 역할
2020년인 올해는 한-몽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몽골지회도 대사관, 각 한인단체 등과 함께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었지만 최근 불어온 코로나19 여파로 추진하고 있던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행사는 취소됐지만, 자문위원들은 한몽 관계 발전에 대한 희망을 강조했다. 박호성 지회장은 “현재 한몽 양국은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며 다양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며 “2018년 기준으로 몽골을 찾은 한국인은 9만여 명, 한국을 찾은 몽골인은 12만 5,000여 명 정도다. 계속해서 양국의 인적교류가 이어지기를 기대 한다”고 밝혔다.

유영순 자문위원은 “몽골은 우리나라를 ‘설렁거스(무지개)’의 나라라고 부르며 교통카드, 환승시스템, 출입국 전산시스템, 새마을 운동 등 사회, 경제, 교육 각 분야 에서 우리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협력하고 돕는 동반자가 되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말했다.

박민규 간사도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계획된 행사들이 취소됐지만 하반기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해 총리 회담에서 한-몽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국과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는 내용이 있었던 만큼 올해는 꼭 관계 증진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타지에 정착해 자신의 삶을 일구는 것만 해도 고된 일일 텐데, 여기에 더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함께 염원하자고 교민사회와 현지인들의 삶에 뛰어든 이들. 처음으로 시도된 해외 자문위원과의 만남은 얼굴이 보이지도, 목소리가 들리지도 않는 낯선 시간이었으나 동시에 민주평통 자문위원이라는 글자의 무게감을 되새기는 시간이기도 했다. 몽골지회와의 만남이 또 다른 만남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몽골에서 함께 만드는 평화통일의 길

박호성 지회장, 북방통상 대표

한몽 관계 증진과 몽골지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면서 우리 정부의 통일 정책에 부응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조윤경 자문위원, 아즈푸드 대표

해외 민주평통은 일방적·형식적인 활동을 지양하고, 각 나라와 시대에 맞는 콘셉트를 개발해야 합니다.

박민규 간사, 몽골남신 대표

새응 배노!(안녕하세요!) 때로는 제3국에서 하는 평화통일 운동이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해외 자문위원들이 현지에서 공공외교를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세요.

유영순 자문위원, 후레대학교 부속 초중고 교장

몽골 현지에서 훌륭한 인재들을 키워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권용주 자문위원, Chemistar llc 대표

19기 민주평통에서 청년과 여성위원의 비중이 늘어난 만큼 더 활동적인 지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청년들이 앞장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