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현장
남북교류협력, 어떻게 준비할까
코로나19 지렛대로 활용
우리 내부의 거버넌스체계 구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지난 4월 9일 사무처 회의실에서 남북교류협력 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남북관계 경색 지속과 코로나19 위기로 중단되어 있는 남북교류협력 현황을 살펴보고, 어떻게 돌파구를 만들어 나갈지에 대한 접근법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간담회는 이승환 사무처장을 비롯하여 강영식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장, 박찬욱 KBS 남북교류협력단장, 신명섭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이기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장, 이영동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집행위원장, 이헌수 남북강원도협력협회 이사장 등 민·관의 교류협력 전문가들이 함께했다.
이승환 사무처장
강영식 회장
박찬욱 단장
신명섭 국장
이기범 회장
이영동 상임집행위원장
이헌수 이사장
동북아 보건의료 협력으로 남북협력 지렛대 만들어야
먼저 각 분야별 현황 공유가 있었다. 참가자들은 작년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고 북한의 대남라인 정비가 지연되면서 공식적인 대북접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4·15총선과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남북관계가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코로나19를 계기로 남북 보건협력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기범 회장은 “남쪽은 선진적 방역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는 점에서, 북쪽은 환자가 한 명도 없다는 불가사의한 점에서 남북 모두 특별한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동북아 보건의료 협력체계를 제안하며 남북협력의 지렛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명섭 국장은 지난해 경기도는 밀가루와 묘목 등을 북한에 지원했고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공동방역을 위한 방법을 찾으려 한다며 “지자체는 중앙 정부보다 가볍게 움직일 수 있고, 시민사회보다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는 만큼, 앞장서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찬욱 단장은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가 경제에 주력할 것이고 북한도 경제가 핵심이라고 본다며 “시야를 좀 더 넓혀 북한경제에 도움이 되는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류협력체계 정비와 협치 거버넌스 구축
우리 내부의 교류협력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30년이 된 만큼 사회문화, 인도주의, 경제협력 등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법률체계의 종합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남북관계가 어려운 시기일수록 남북교류 거버넌스체계를 새롭게 구축하는 등 사회적 기반을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강영식 회장은 “북측과의 협상력과 신뢰성을 키우는 것이 대북지원 단체와 지자체의 힘”이라며, “우리 내부에서 경쟁하기보다 협치구조를 만들어 협력하면서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직접소통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기구나 해외기구를 통해 이뤄지는 교류협력 방식의 적절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남북관계가 막혀 있는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해 우회하는 방식을 통해서라도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과, 장기적으로 남북관계 발전
을 위해서는 제3자를 통한 지원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 등 다소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이고 능동적 행동 필요
6·15 공동선언 20주년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남북교류를 어떻게 재개해 나갈 것인지를 두고도 토론이 이어졌다. 이영동 위원장은 “상황이 긍정적이진 않지만, 남측 민간의 여러 단위가 함께 연대해 북측에 6·15 선언 20주년 기념 공동행사를 제안할 예정”이라며, 민간이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면서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의 노력과 함께 우리 정부가 보다 큰 틀에서 전략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이헌수 이사장은 “우리 정부가 어떤 정책과 전략을 펼쳐 나갈지 입장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정부의 적극적 행동을 주문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정치·군사 문제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교류협력을 지속하기 위해 민간차원의 대북 협상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승환 사무처장은 “교류협력을 체계화하고 대북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어려운 시기지만 정부와 민간이 함께 협력해 남북관계 발전과 교류협력의 물꼬를 새롭게 터 나가자”고 전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통일시대』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