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N
애니메이션 활용하는
북한의 보건의료
북한에서 아동영화, 즉 애니메이션의 창작 목적은 교육이다. 정치적인 내용도 일부 포함되기는 하지만 과학교육과 바른 생활태도를 다루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중에는 보건의료와 관련한 것도 있다. ‘약은 제 시간에 적정한 용량으로 먹어야 한다’, ‘예방주사는 꼭 맞아야 한다’, ‘손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등 보건의료를 주제로 한 북한 애니메이션 몇 가지를 살펴본다.
약의 적정량과 시간 지키자 <용남이가 먹은 약>
가을 운동회를 앞두고 감기에 걸린 용남이에게 의사가 “하루 한 알씩 먹으라”며 약을 처방해 준다. 하지만 용남이는 쓴 약을 어떻게 다 먹느냐며 반 알만 먹고, 운동회 날에는 열이 37.5도까지 오르자 두 알 반을 한꺼번에 먹는다.
운동회 당일, 달리기 시합에서 용남이가 달릴 차례가 되었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용남이는 아픈 배를 잡고 달렸지만 결승선을 통과할 수 없었다. 의사는 쓰러진 용남이에게 “약을 적게 먹으면 병균을 죽일 수 없고, 많이 먹으면 위나 간을 못 쓰게 만들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알려준다.
<용남이가 먹은 약>(2012), 18분,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 제작
약의 효능과 유효시간 알려주는 <꼭 지키자요>
백일홍팀의 문지기 명수는 축구 결승경기를 앞두고 연습을 하다 쓰러진다. 병명은 대장염. 의사는 명수에 게 약을 주며 2알씩, 6시간 간격으로 먹으라고 알려준다. 애니메이션에서 명수가 먹은 약은 항생제 병사가 되어 뱃속에서 병균들과 싸운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항생제 병사와 나쁜 병균을 캐릭터화하고, 이들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배가 아프지 않게 된 명수는 약을 다시 먹지 않고 경기에 참가한다. 결국 뱃속에서 다시 병균이 번식하고, 용감하게 맞서던 약병사들은 탄환이 떨어져 싸울 수 없게 된다. 결국 또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명수에게 의사는 “항생제는 뱃속에 들어가 6~8시간 밖에 싸울 수 없다”며 “약은 꼭 처방대로 먹어야 한다”고 알려 준다.
<꼭 지키자요>(2009), 14분,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 제작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 이유 <예방주사 맞는 날>
<예방주사 맞는 날>은 인형 영화로, 새별소학교에 다니는 영남이가 주인공이다. 친구들과 팔씨름을 해서 모두 이길 정도로 건강한 영남이는 예방주사 맞는 날 겁을 먹고 집으로 줄행랑을 치고, 자신처럼 건강한 사람은 예방주사를 맞지 않아도 된다고 마음속으로 위로한다.
영남이가 주사를 맞지 않은 것을 보고 영남이 집으로 찾아온 양호선생님은 장독대 뒤에 숨어 있던 영남이에게 “몸이 튼튼해도 예방주사를 맞지 않으면 병균이 쉽게 들어와 건강을 해친다”고 설명한다. 선생님의 말을 듣고 병균과 싸우는 상상에 빠진 영남이는 예방주사를 맞기로 결심한다.
<예방주사 맞는 날>(2011), 15분,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 제작
손은 비누로 깨끗이 씻자 <별남이와 고무공>
유치원용 애니메이션인 <별남이와 고무공>은 밖에서 놀다가 들어오면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친구들과 농구연습을 하고 돌아온 별남이는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으라”는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물로 대충 씻고 만다. 엄마가 위생소에 간 사이, 친구들과 사과를 나누어 먹으려는데 별안간 별남이의 배가 아프기 시작한다. 별남이를 진찰한 의사는 “배에서 ‘꼬록꼬록’ 소리가 나는 것이 병균이 들어간 것 같다”면서 별남이가 먹던 사과, 냉장고 손잡이, 별남이 손에 세균이 묻어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별남이는 손을 깨끗이 씻지 않아 급성 대장염에 걸렸다는 것을 깨닫고, 손을 흐르는 물에 비누로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별남이와 고무공>(2011), 13분,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 제작
전 영 선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