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672020.09

평화공공외교

미주지역 협의회장 화상좌담회

코로나19, 변화와 혁신으로 극복하며
풀뿌리 공공외교 이어갑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고 대면활동이 제한되면서 민주평통 해외자문위원의 활동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미주지역 20개 협의회는 이에 좌절하지 않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면서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활용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미국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워싱턴, 달라스, 오렌지·샌디에고, 보스턴 지역의 협의회장을 화상좌담회로 만났다.

“코로나19 속 활동은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지난 8월 11일 오전 9시, 좌담회를 위해 온라인으로 만난 미주지역 4곳의 협의회장들은 민주평통 출범 후 1년간의 활동을 이렇게 표현했다. 가장 활발히 활동해야 할 시기에 터진 코로나19는 말 그대로 일상을 무너트렸다. 대면활동을 할 수 없게 되고, 자문위원들의 사기마저 떨어진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년이 위기와 어려움으로만 점철된 것은 아니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와 나눔이 이어졌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시도가 이어졌다. 미주지역 협의회장들은 19기 출범 이후 1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 제19기 1년의 성과는?
오득재 오렌지·샌디에고협의회장ㅣ 자문위원들의 협조와 열정, 투지로 달려온 지난 1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 자신의 변화에 상당히 놀라고 있습니다. 대학 때말고는 통일공부를 한 적도 없는 제가 이제는 온종일 북한과 한반도, 평화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유석찬 달라스협의회장ㅣ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자문위원들이 각자의 역량을 발휘해 협의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힘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협의회의 기적을 맛보고 있습니다.

이재수 워싱턴협의회장ㅣ 처음 시도한 온라인 활동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온라인 공간에 우리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 자문위원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었고 특히 청년 자문위원들의 참여가 많아졌습니다.

한선우 보스턴협의회장ㅣ 온라인 화상회의를 처음 시작할 때는 과연 자문위원들과 잘 소통이 될까 의구심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대부분 잘 참여해줬습니다. 이후 자신감을 얻어 평화통일강연과 공연을 온라인으로 지속해서 개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속 대안으로 떠오른 온라인 활동은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었다. 그러자 자문위원들의 고민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것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에 맞서 진행한 나눔과 봉사, 방역활동이 지역사회에서 큰 호평을 받았고 한국의 K-방역이 알려지며 긍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된 것도 활동에 추진력을 더했다.
온라인, 소규모 활동 진행하며 자신감 얻어
미국 내에서도 확진자가 특히 많았던 동부지역에 위치한 보스턴협의회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1만 5,000장의 마스크를 지역사회에 전달했다. 협의회 재정과 신문에 호소문을 내 모은 기금으로 마스크를 구매했고, 여성자문위원들은 마스크를 직접 제작하여 힘을 보탰다. 자신들도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공공기관, 의료기관, 노숙인 시설, 참전용사 등 총 35개 기관과 단체에 마스크를 전달한 것은 지역사회에 좋은 귀감이 됐다.

지난 6월에는 코로나19로 매년 참전용사들과 진행하던 행사를 할 수 없게 되자 참전용사들의 기억을 모아 수기집을 발행하고, 이미 돌아가신 분들의 묘지에 성조기와 국기, 꽃다발을 함께 꽂으며 묘비를 정돈하는 활동을 벌였다. 한선우 회장은 “참전용사의 무덤 대부분이 비석도 없이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 안타까웠다”며 올해 안에 1,000개의 묘비를 더 찾아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달라스협의회는 사회 안전을 위해 최일선에서 수고하는 당국의 경찰관, 소방관 자녀를 대상으로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금은 미국을 이끌어갈 차세대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부모들에게는 한인사회와의 친밀도를 높이는 매개가 됐다.

특히 달라스협의회는 최근 민주평통이 주최한 ‘아무거나 챌린지’에서 <통일 가상뉴스>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유석찬 달라스협의회장은 “대사를 외우고 연기하는 동안 코로나19로 쌓였던 스트레스를 잠시 잊을 수 있었다”며 “함께 참여한 자문위원들이 즐기면서 노력해준 덕분에 전 세계에서 1등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기쁨을 전했다. 아무거나 챌린지로 힘을 얻은 달라스협의회는 앞으로 코로나19로 지친 동포사회를 위해 트로트 대회, 평화통일 웅변대회 등 나이에 상관없이 평화통일의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활동이 부각되기 전부터 이미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온 오렌지·샌디에고협의회는 다른 곳보다 빨리 온라인 활동에 적응할 수 있었다. 지역에 셧다운 조치가 내려지자 신속히 화상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활동 방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온라인으로 전문가 초청 강연, 통일골든벨, 독서토론 등의 활동을 큰 어려움 없이 펼쳐왔다. 오득재 회장은 “당시 코로나19 상황에서 부화뇌동하기보다 정부 정책을 열심히 따르자는 결의문을 만들고 꾸준히 활동하자고 서로를 다독였다”고 전하며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아서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워싱턴협의회에서는 자문위원들이 평화통일이라는 담론을 잃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온라인으로 강연회를 열고, 다른 지역의 강연회라도 자문위원들이 참석해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보니 시간이나 물리적 제약이 없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가능성도 보았다. 지난해 12월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 청년위원 컨퍼런스를 통해 인연을 맺은 청년들이 온라인 강연회를 열고 다른 지역으로 홍보하는 과정에 스스로 역할을 찾으며 적극 참여한 것이다. 온라인에 익숙한 청년들이 나서 온택트 플랫폼을 만들고 여기에 기성세대를 안내했다. 이재수 회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청년들에게도 저력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기회였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주지역에서 개최한 문예공모전이나 통일골든벨의 경우 학생들과 30~40대 젊은 부모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부모와 자녀가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대해 서로 배우고 가르쳐주는 1석 2조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재수 회장은 “온라인 공간을 적극 활용하며 소규모 분과 중심의 활동을 만들어나간다면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깊이 있고 넓은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스턴협의회 참전용사 묘지 정돈 활동

달라스협의회 지역사회 마스크 전달

워싱턴협의회 한국전쟁 70주년 헌화
(워싱턴참전용사기념비)


지역과 함께하는 풀뿌리 공공외교 펼쳐나갈 것
팬데믹이라는 위기 상황에서도 주류사회와 함께 협력하고 자문위원 본연의 임무인 평화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나라인 미국에서 이들이 벌이는 활동은 우리 공공외교의 위상과 역량을 높이는 힘이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각 협의회장들은 이에 대비한 활동계획을 세우며 미국 정치인을 상대로는 유권자의 힘을, 미국 시민들에게는 소통과 연대를, 자문위원들에게는 교육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수 회장은 먼저 ‘풀뿌리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미국은 철저히 자국의 이익을 중시하는 나라고, 정치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유권자이기 때문에 워싱턴협의회는 주류사회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수 회장은 “10월 예정된 옥토버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워싱턴 내에서 카운티별 소규모 만남의 장을 지속하며 미국 정치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축적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보스턴협의회에서는 코로나19 속에서 지역사회와의 연대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코로나19 활동을 하며 인연을 맺은 재향군인들이 한국의 종전선언 결의안 HR152에 뜻을 모으고 청원서를 보내주는 등 도움의 손길을 보냈기 때문이다. 한선우 회장은 “민주평통 활동을 16년간 했는데 처음부터 이런 식으로 저변 확대를 했다면 얼마나 큰 도움이 됐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이제는 공공외교에도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화공공외교 활동을 위해 확고한 평화통일 의식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주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공공외교의 핵심이 되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평화통일 개념이 확고히 자리 잡아야하기 때문이다.

오득재 회장은 “미국 정치인들에게 공공외교를 펼치기 전에 우선 국민들부터도 합의된 평화와 통일 개념이 필요하다”며 합의된 의견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것을 미국 정치권과 주류사회에 지속해서 알려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오렌지·샌디에고협의회는 앞으로 자라날 청소년들에게 주목하며 이들에게 올바른 평화통일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교육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유석찬 회장 역시 미주 한인 스스로 한반도 평화가 나와 직결된 일이라는 개념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말하며 “분단을 끝내고 통일의 미래를 열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 특히 후대 자녀들의 가슴에 평화감수성이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공공외교를 통한 한반도 평화라는 미주지역 자문위원들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이지만 이들은 남은 1년간의 활동을 더 내실화하기 위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오렌지·샌디에고협의회 청년컨퍼런스

오렌지·샌디에고협의회
코로나19 마스크 나눔활동으로
받은 감사 편지


+ 해외 청년들의 역할을 높이려면?
한선우 보스턴협의회장ㅣ 온라인 활동이 효과적이긴 하지만, 아직 오프라인에 익숙한 기성세대의 적응 문제, 19기 들어 비율이 늘어난 청년자문위원들을 골고루 민주평통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 같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남은 1년은 청년이 중심이 되는 사업을 개발해서 청년들이 진짜 민주평통 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고민하려고 합니다.

이재수 워싱턴협의회장ㅣ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12달이 남아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발견한 자문위원들의 활동력과 소규모 오프라인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활동을 준비하겠습니다. 워싱턴협의회는 오는 10월에 독일 통일 37주년을 맞아서 옥토버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끼와 기성세대의 지혜와 경험을 결합해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장을 만들겠습니다.

유석찬 달라스협의회장ㅣ 중요한 것은 참여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 해외 한인들과 2세들에게는 다소 무거운 담론일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평화를 이야기하고 통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활동의 틀을 다각화하고, 일반인들도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참여 통로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오득재 오렌지·샌디에고협의회장ㅣ 온라인으로 진행한 통일골든벨에 110명이라는 많은 인원이 참여했습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학생 외교사절단체인 반크와 온라인으로 연계하여 청소년들을 외교사절로 키우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제가 꼭 하고 싶었던 것이 북한에 자전거 보내기 운동입니다. 미주뿐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해서 많게는 3,000대가량의 자전거를 북한에 보내는 캠페인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극복 활동으로
공공외교 성과 가장 빛난 한 해

노덕환 미주부의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주지역회의(부의장 노덕환)가 개최한 ‘온라인 평화통일 문예공모전 시상식’이 한국시간 8월 14일 오전 9시에 화상회의 형식으로 개최됐다. 시상식은 조승주 미주지역 간사의 사회로 미주지역 20개 협의회장 및 자문위원, 수상 학생과 학부모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화상회의 시상식에 참석한 노덕환 미주부의장을 만나, 활동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노덕환 미주부의장

Q. 온라인 평화통일 문예공모전의 성과와 평과는?


공모전 기간이 짧았는데도 좋은 작품들이 출품됐고 참여율도 높았습니다. 공모전을 통해 해외청소년들이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것이 큰 성과였고, 미래세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앞으로 자문위원들이 활동하는 데 많이 참고하려고 합니다.

Q. 19기 출범 1년의 소회는?


처음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올해 초부터는 코로나19로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위기가 마스크 나눔, 방역활동 등을 통해 해외 자문위원들이 공공외교를 더 깊이 있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한반도, 통일 관련 전문가를 온라인으로 초청해 강연을 듣고, 문예공모전 같은 다양한 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비록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난 1년간 자문위원들의 참여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냈고, 공공외교 차원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영향력을 발휘한 1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예은(하와이, 12학년)

박채경(오렌지·샌디에고, 11학년)

배노아(시카고, 5학년)


Q. 코로나19 관련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은?


예전에는 모국에 위기가 생기면 해외 동포들이 적극적으로 모국을 도왔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초반에 한국의 확진자가 많아졌을때 역시 모국을 도왔는데, 이제 반대로 해외 상황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그러자 모국에서 해외로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셨습니다. 해외에서 어려운 조국을 어떻게 도울까만 생각했었는데 모국에서도 우리를 생각하고 걱정한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됐죠. 그동안 조국을 도운 보람을 느꼈습니다.

Q. 남은 19기 활동기간에 주력할 부분은?


평화를 위해서는 활발한 교류가 우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이 유치될 수 있도록 미주지역 자문위원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해서 남북이 다시 서로 왕래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또 미국에서는 11월 3일 대선이 치러집니다. 미주지역 각 협의회장과 한인회장들을 필두로 미주사회에 유권자의 힘을 보여주고, 누가 대통령이 되든 한반도에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보배(달라스, 8학년)

박시은(샌프란시스코, 10학년)


‘온라인 평화통일문예공모전’
미주지역 20개 협의회에서 천여 편의 작품 접수
지난 5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미주지역회의 20개 협의회가 함께 참여하는 평화통일 문예공모전 예선전이 진행됐다. 예선전에는 글짓기 358편, 그림 672편이 응모되었으며, 협의회별 심사를 거쳐 그림과 글짓기 각 한 편씩 총 40여 편의 작품이 결선에 올랐다.

결선 심사를 거쳐 이경욱 군(마이애미)의 글짓기 작품 ‘철조망에 피어오른 진달래꽃’이 대상(의장상)작으로 선정됐으며, 최우수상(사무처장상)은 박승찬 군(글짓기-시애틀)과 박예은 양(그림-하와이)에게 돌아갔다. 우수상은 박유빈 군(글짓기-필라델피아)·이보배 양(그림-달라스)·최서경 양(글짓기-보스턴)이, 장려상은 김나무 군(글짓기-중미·카리브)·김은진 양(그림-애틀랜타)·박채경 양(그림-오렌지·샌디에고)·배노아 군(그림-시카고)·채영인 양(글짓기-브라질)이 받았다. 수상한 그림 작품 일부를 소개한다.

온라인 시상식에 참여하고 있는 노덕환 부의장

온라인으로 진행된 시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