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현장 Ⅰ
제67차 민주평통 상임위원회
분과위원회별
‘2024년 중점 건의 사항’
발표 대남 선동 대응,
자유 스타트업 활성화 눈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는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제67차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윤석열 정부 통일·대북정책 추진 방향 보고와 함께 2024년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는 지난해 9월 21기 민주평통 출범 직후부터 국내외 상임위원 500여 명이 4개월간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다.
상임위원회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법에 규정된 법정 회의로, ‘민주평통에서 위임한 사항 또한 의장이 명한 사안을 심의’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이다. 이 때문에 통일, 외교, 안보, 국방 등 주요 분야 국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날 상임위원회는 '2023년 업무 성과 및 2024년 주요 현안' 보고, 한반도 정세 설명, 상임위원회 운영 방향 논의, 자유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김관용 수석부의장의 개회사로 회의가 시작됐다. 김 수석부의장은 “지금 우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등 전례 없는 글로벌 복합 위기와 허위 사실 유포로 초래된 자유사회의 분열과 갈등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이어 “여러 도전 앞에 우리는 자유세계와 굳게 연대하고 공조해야 한다”며 “이 자리에 함께한 상임위원 여러분께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통일 외교의 전령이 돼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2024년은 국제 정치적 불확실성 큰 해
석동현 사무처장은 “최근 남북관계와 한반도 주변 정세가 녹록하지 않지만 자유민주주의의 헌법 가치 아래 민주평통이 중심이 돼 국민적 역량과 의지를 하나로 모아 통일을 준비한다면 분명 우리가 바라는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며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이 시점에 스스로 그간의 활동과 열의를 점검해보며 초심을 잃지 말고 2024년에도 굳건히 지녀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점준 자문건의국장이 민주평통 2023년 업무 실적 및 2024년 주요 현안을 보고했다. 제21기 출범 이후인 3~4분기 정책 건의는 ‘자유민주주의 기반 통일 여건 강화’와 ‘글로벌 복합위기 시대의 대내외 정책 추진방향’ 등을 주제로 한 내용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국장은 “2023년 상임위원회 활동 성과로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계가 구축된 점과 분과별 실적이 증가해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건의를 추진한 점, 전문가 중심의 분과 운영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김관용 수석부의장은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통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이
하나로 똘똘 뭉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67차 상임위원회에 참석한 석동현 사무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한반도 정세와
통일·대북정책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2024년은 러시아 대통령 선거(3월)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총선(4월),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등 주요 국가의 선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해다. 이 와중에 중·러,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이한 중국은 외교 분야에서 러·북과 연대를 통해 다국화와 진영화 및 반대외교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은 김정은 생일 40주년, 유일사상체계 10대 원칙 발표 50주년을 맞아 유일영도체계인 당·국가적인 인적 쇄신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평통 상임위원회는 이런 전망을 염두에 두고 ‘자유·민주·통일 담론 형성을 위한 현장성 강화와 실천대안 마련’이라는 2024년 활동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양적·질적 측면에서의 참여율 제고로 주민 밀착형 정책 건의체계 구축 △소셜미디어(SNS)와 인공지능(AI) 같은 기술, 환경, 경제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한 정책 건의 추진 △수시 제안, 신문 기고, 좌담회 추진 평가를 통한 인센티브 강구로 상임위원 개개인의 활동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등 구체적인 활동 방침을 마련했다.
김 국장은 “2024년 상임위원회는 기획·조정분과위원회 역할 강화를 통해 1월 중으로 연도별 분과위원회 개최 일정을 확정해 공유하겠다”며 “분과위원회 직무에 맞는 특별활동을 전개하고 분과 관련 주요 직능 단체와 주기적 상호 방문 및 교류 추진으로 ‘행동하는 평통’ 미션에 맞는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회의 결과를 언론에 홍보하는 등 분과위원회의 대외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한반도 정세와 통일·대북정책 추진 방향’이라는 주제로 한반도 주변 국제 정세 설명에 나섰다. 김 차장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한·미·일 관계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2023년 8월 미국에서 개최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의 관계가 한층 강화됐는데, 이는 북한의 무력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일 관계 강화 北 도발 억제 효과”
일각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각종 대북 제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북한의 무력 도발이 끊임없이 제기된다고 주장한다. 김 차장은 이에 대해 “대북 제재가 매우 강력하기에 북한이 힘든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면서까지 러시아에서 기술 하나라도 얻어 오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구성하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돈과 기술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현재의 북한 처지로서는 이것을 이행하기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제67차 민주평통 상임위원회에 참석한 김관용 수석부의장(맨 앞줄 가운데)과 제21기 민주평통 상임위원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9개 분과별로 ‘2024년 정책 건의 방향 및 특별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상임위원들은 지난 9월 임명 직후 약 4개월 동안 수시로 머리를 맞대며 윤석열 정부의 통일·대북정책 목표와 과제를 분석하고, 2024년 중점 건의 사항을 설정했다.
기획·조정분과위원회는 4개 분기를 아우르는 주제 의식을 바탕으로 각 분기별 건의가 연계되도록 구조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통일·안보분과위원회는 집권 중반기 통일·대북정책 평가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북한의 대남 선동과 종북 세력의 가짜뉴스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인권·탈북민지원분과위원회는 북한인권재단의 조속한 설립과 농촌 거주 탈북민의 경제적 안정을 위한 유관기관 협력 강화 등을 중점 건의 사항으로 꼽았다. 국제협력분과위원회는 권위주의 국가 연대가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안보 및 경제 정책 건의 계획을 세웠고, 경제·과학분과위원회는 사이버 안보 위협 대응 전략 모색, 자유 스타트업 활성화 방안 마련을 중점 건의 사항으로 설정했다. 교류·협력분과위원회는 평화정책 수립과 통일교육 의무화 추진을, 종교·민족화합분과위원회는 국내 종교단체 대표들과의 네트워크 형성과 남북관계 전환점 마련을 위한 남북 종교 교류를, 국민소통분과위원회는 남북한 문화적 충돌 완화를 위한 장기적 대책 수립을, 청년분과위원회는 청년층의 통일에 대한 긍정적 인식 증진을 위한 연구 및 홍보 강화 등을 각각 중점 건의 사항으로 제시했다.
‘국민과 함께’ 통일 준비에 한 걸음 더
이번 상임위원회 개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제21기 민주평통 상임위원 전체가 모이는 첫 번째 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의장인 윤석열 대통령은 제21기 민주평통 자문위원 2만2000여 명 중 출신 지역과 직능에 따라 상임위원 500여 명을 임명하면서 국민과 함께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통일 준비라는 활동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갔다. 2023년 세밑에도 자유·평화·번영의 통일 한반도 구현을 위한 민주평통 상임위원들의 분주한 발걸음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