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2072024.1.

지난해 12월 6일 오후 2시 강원 춘천 해솔직업사관학교에서 ‘방방곡곡 찾아가는 北스토리’가 열렸다.

생생교육현장


통일부 토크콘서트 ‘방방곡곡 찾아가는 北스토리’

전국 5개 도시에서 다섯 차례 성황리에 열려
탈북민에게 직접 듣는 북한 실상에 뜨거운 반응

젊은 북한이탈주민(탈북민)과 남한 주민들이 만나 소통하는 토크콘서트 ‘방방곡곡 찾아가는 북(北)스토리’가 지난해 12월 6일 막을 내렸다. 통일부가 ‘책에 없는 북한 이야기, 북한 바로 알기 토크콘서트’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9월 20일 시작한 이 행사는 전국 5개 도시(서울·부산·대전·목포·강원)에서 모두 다섯 차례 열렸다. 마지막 무대는 북한이탈청년 자립 교육시설인 춘천 해솔직업사관학교에서 ‘탈북민 교사에게 듣는 북한의 교육 현실’을 주제로 한 강연이었다.

북한 고등중학교에서 국어과 교원으로 근무한 강나현 씨는 북한이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무상교육의 실상을 털어놨다. 강 씨는 “북한에서는 국가나 국가가 운영하는 단체의 예산으로 교육이 이뤄져왔으나 재정이 부족해지면서 교육비는 물론 교과서 대금마저도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강 씨는 현재 탈북민 학생들 다수가 재학 중인 국내 한 학교에 배치돼 이들의 학업과 학교생활 적응을 돕는 통일전담교육사로 활동 중이다.

‘공연’이라기보다는 ‘회합’ 분위기
강 씨에 이어 탈북민 출신 엄현숙 통일교육원 교수가 강단에 올라 북한의 교육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엄 교수 또한 북한에서 교원으로 근무했으며 현재 북한 교육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토크콘서트 무대에서 객석과의 거리는 겨우 1~2m. 객석에 앉은 참가자들은 강연자들의 표정 하나, 말 한마디에 아낌없는 공감과 위로, 격려를 보냈다. 강연에 앞서 진행된 문화공연팀의 춤과 노래, 악기 연주 등 공연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무대와 객석의 주고받음이 자연스러워 누가 봐도 ‘공연’이라기보다는 ‘회합’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방방곡곡 찾아가는 北스토리는 교과서나 미디어에서 접할 수 없는 북한의 실상을 공유하며 첫 회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서울 남북통합문화센터에서 열린 첫 회 토크쇼 연사로 등장한 탈북민 출신 방송인 정유나 씨는 북한 정권이 한류 문화를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틀면 ‘마대야, 어서 가자, 장군님께로 가는 발걸음이 늦어진다’는 대사가 나옵니다. 반면 한국 드라마에는 원빈이 나와 ‘사랑? 웃기지 마. 이제부터 돈으로 사겠어’라고 말합니다. 확연히 다른 남과 북의 드라마 대사를 보며 점점 사상을 강조하는 북한에 질리고 말았어요. 김정은 처지에서는 한류가 무서운 존재로 느껴졌을 거예요. 그러니 한류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죠.”

지난해 11월 13일 대전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남북통일코리아 악단이 북한 가요 메들리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동반 출연한 청년 탈북민 정시우 씨는 북한에서의 생활과 탈북 후 한국에서의 경험담을 공유하면서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9월 20일 막을 올린 후 지금까지 문화예술가, 사업가, 영화감독, 교사 등 다양한 출신의 탈북민들이 무대에 올라 솔직담백한 자신들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통일은 北 주민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기회”
북한에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고통 받았던 이야기부터 김정은 일가의 모순까지, 작은 무대 위에서 솔직하게 터져 나오는 이들의 ‘충격 고백’은 공연의 진정한 매력이 됐다.

10월 6일 부산 편에서는 탈북민 영화인들의 북한 영화 이야기를 주제로 부산역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 탈북민 영화감독들이 참여해 영화 소재와 영화 제작 과정 등 남북한 영화의 차이와 북한 영화 제작 실태에 대해 털어놨다. 이들은 북한 영화에 담긴 북한 주민의 일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1월 25일 호남권통일플러스센터에서 열린 목포 편은 북한 의료인 출신 탈북민들이 북한 의료 수준과 무상의료제도의 현실을 꼬집는 자리였다.

북한의 예술문화, 의료, 법제, 교육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탈북민을 연사로 초청하는 연속 토크쇼는 통일부에서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것이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최근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진 상황을 지적하면서 북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여줄 것을 당부했다. 김 장관은 “북한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통일에 대한 생각도 멀어진다는 뜻”이라며 “통일의 꿈을 여는 것이 북한 주민들이 우리처럼 더욱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방곡곡 찾아가는 北스토리 행사에는 9월부터 12월까지 모두 다섯 차례 열리는 동안 400명 넘게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