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712021.01

평화공공외교 2

다른 언어로 말하는 같은 꿈

모스크바에서 울려 퍼진 한반도 평화 염원



지난해 12월 10일 러시아 모스크바 샬류트호텔에서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가 주최하는 제4회 평화통일 창작 문예 학술제 및 평화통일 강연이 열렸다. 한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참가한 청년들은 시와 음악, 프레젠테이션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했다.

한러 수교 30주년인 2020년을 마무리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4회째 개최되고 있는 평화통일 창작 문예 학술제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현지인의 공감대를 형성 하기 위해 개최됐다. 행사를 주최한 유옥경 모스크바협 의회장은 “한국과 러시아는 1990년 6월 첫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교류해 왔다”고 설명하며 앞으로 발전하는 대회를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승환 사무처장은 영상으로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의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국가” 라며 “한러관계를 가장 아래에서 받치고 있는 분들이 바로 재외동포와 고려인동포”라고 말했다. 또 “평화통일 창작 문예 학술제는 재외동포들의 평화공공외교에 대한 뜻과 지혜를 함께 모으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격려했다.

평화통일 강연회에서는 김기혁 주러시아 대한민국대 사관 1등 서기관이 ‘한반도 정세 및 향후 남북관계 추진 방향’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김 서기관은 교착국면에 빠진 남·북·미의 상황을 설명하며 “미국에 새로운 정부가 구성돼 한반도 정세 전환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19와 대북제재, 자연재해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북한의 대내 사정과 대남, 대외정책,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방향을 설명하며 “2021년에는 다시 평화협력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국민들의 평화 담론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와 노래, 창극으로 말하는 평화와 통일
이어 평화통일 창작 문예 학술제가 진행됐다. 창작 문예 학술제에는 총 20여 개 팀이 참가했으며 1차 심사를 거쳐 정책건의 7팀, 창작공연 5팀 총 12팀이 본선에 올랐다.
먼저 7팀의 정책건의 발표가 진행됐다. 참가한 학생 들은 △청년이 생각하는 통일이 필요한 이유, △남·북· 러가 함께 하는 극동산업공단 조성, △남북 주민 간 만남의 장이 될 판문점 평화의 마을 조성, △그림으로 분석한 남한, 북한, 통일한국에 대한 이미지, △북한 의료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의료 협력,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 방향, △러시아와 통일한국이 나가야 할 길 등에 대해 발표했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말해야 하는 정책건의 시간에는 현지인 참가자들이 어색한 한국어로 한 글자씩 또박또박 발표를 이어나가 큰호응을 받기도 했다.

창작공연 5개 팀의 발표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와 음악, 창작 시와 영상 등을 선보였다. 성악과 악기 연주, 창극 등 다양한 소재에 담은 이들의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은 현지인들과 함께 즐기며 자연 스럽게 평화담론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장시간 이어진 발표가 끝난 후 장려상 4팀, 우수상 2 팀, 대상 1팀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영택 모스크바 한인회장은 “무대가 없었던게 아쉬웠던 대회였다”며 “참가자들의 발표를 보며 저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우수상은 현지인들이 갖고 있는 한국, 북한, 통일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그림으로 분석한 최예찬 학생과 분단의 역사와 평화통일의 바람을 창극으로 선보인 서영만 씨에게 돌아갔다. 대상은 직접 그린 그림과 글로 창작영상 ‘하나된 한국’을 만든 모스크바 국립대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대상 수상자들의 발표는 마치 한반도에서 분단의 현장을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대상 선정 이유를 전했다.
현지인과 교민, 동포들이 온-오프라인으로 모여 평화를 생각하고 뜻을 모으는 기회가 된 창작 문예 학술제는 많은 참가자들의 큰 호응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모스크바협의회는 2020년 남은 기간 동안 모스크바 내미혼모와 편모가정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캠페인을 벌이며 민주평통을 알리고 현지인과 함께 평화통일을 염원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