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회 탐방

민주평통 경남 거창군협의회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평화’를 만들어갑니다”

거창군협의회는 국민참여공모제로 선정된 협의회 소속 자문위원이 49명 중 15명으로 30% 가까이 된다. 19기 자문위원 10%가 국민참여공모제로 선발된 것을 보면, 그 어느 지역보다 자문위원의 자발성과 적극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과 여성 자문위원의 비율도 높아져, 활동의 역동성과 다양성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에 작은 디딤돌이 되겠다는 각오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평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11월 15일 『통일시대』 편집팀이 거창군청 내에 자리한 거창군협의회를 찾아 거창의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구 6만 2,000여 명. 작은 도시 거창은 그 규모에 비해 학교와 지역 언론, 시민사회단체가 많은 곳이다. 이러한 특성은 거창군협의회가 건강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방향에서 시작된 날실과 씨실이 조화롭게 섞여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하얀 캔버스 가 되는 것처럼 거창군협의회는 지역 내 다양한 단위와 함께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지난 18기 거창군협의회에는 성향과 소속이 다른 구성원들이 다수 참여해 거창만의 독특한 브랜드 사업을 만들자는 데 마음을 모았고, 이들의 활동은 민주평통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9기 회장으로 선임된 신승열 회장은 “거창군협의회의 브랜드 사업들을 올해도 꾸준히 펼칠 것”이라며 “지역에서 평화통일사업을 하는 데 꼭 민주평통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는 소신을 전했다.

이념의 국경 거창에서 시작된 평화학교

지역 내 단체를 함께 아우르고 평화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시작한 평화학교와 북녘 어린이에게 거창 사과 보내기 운동은 거창군협의회의 대표 브랜드 사업이다.
거창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고, 6·25전쟁 때는 ‘거창 사건’으로 민간인 수백여 명이 학살당했던 이념의 국경선이었다. 북한과는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지만 갈등의 역사가 많았던 이곳 거창에서 평화와 인권, 통일을 이야기하는 ‘평화학교’가 세워졌다. 평화학교에는 지역의 농민, 교사, 변호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매달 한 번씩 남북, 통일 문제뿐 아니라 문 화예술 분야를 아우르는 강의를 듣는다. 그동안 문정인 외교안보특보, 이정우 前 청와대 정책실장, 추상미 영화감독,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 임미정 피아니스트 등 내로라하는 강사진들이 ‘평화학교’를 찾아 수준 높은 강연을 펼쳤다.

조재영 간사는 “좀처럼 모시기 힘든 분들을 모셔 강의를 했는데, 다들 평화학교가 잘 운영되고 있는 모습을 본 후 놀라고 뿌듯해 했다”며 강의 후기를 전했다.
2기 평화학교 반장인 홍정희 문화예술분과위원장도 “평화학교를 통해 사람들이 가졌던 고정관념과 편견이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이런 강의들이 더 많이 만들어져 고정된 인식의 틀을 깨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18기에 이어 19기에도 평화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정명조 여성분과위원장은 “거창군 내 11개 여성단체 회장님들과 함께 교육을 받고, 워크숍을 하며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거창군협의회의 또 다른 브랜드 사업인 ‘북녘 어린이에게 거창 사과보내기 운동’은 지난 2008년 거창의 특산품인 사과 묘목이 평양 장교리에 심어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 10년째 되는 해인 지난해 거창군협의회는 ‘2008’이라는 숫자의 상징성을 담아 지역의 학생과 주민, 농민들이 힘을 모아 2008개의 사과 상자를 북으로 보내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경남의 남북교류 사업 단체인 경남통일농업협력회와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한 후 TF팀을 만들어 여러 차례 실무회의를 진행하고, 북측에도 제안했으나 갑작스러운 남북관계 경색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언제 다시 남북관계가 좋아질지는 미지수지만, 거창군협의회는 상황이 좋아지면 언제라도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경험하며 성장하는 통일인식

거창군은 중·고등학교만 17곳, 대학도 2곳이나 있는 교육의 도시로, 그만큼 젊은층이 많고 이들을 위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김광숙 청년분과위원장은 “임기동안 민주평통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 하고 있다”며 “청년분과 위원들과 자주 모여 청년과 여성들이 더 많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려고 한다” 고 전했다.

거창군협의회는 특히 젊은세대 사이에서 통일,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고 부정적으로 변하는 만큼 이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민선 교육홍보분과위원장은 “앞으로 평화의 가치가 더 중요해지는 만큼 생각이 다른 어르신과 젊은이들이 만나 교류하고 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 했다.

협의회 분과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소속되어 있는 청년분과위원회는 24살의 청년 자문위원부터 지역 언론 기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자문위원이 소속됐다. 이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재능을 나눈다면 지금은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이들도 결국 평화통일을 위한 길을 함께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거창군협의회는 평화학교를 이수한 수강생들이 거창 내 학교에서 강의와 토론을 진행하거나 민주평통 활동에 참여하면 봉사점수를 부여하는 방법 등 젊은세대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기수부터 이어 온 청소년 대상 통일공감 체험학습도 지속할 예정이다. 통일공감 체험학습은 지역 내 중학생과 자문위원이 함께 DMZ, 판문점 등 통일안보현장을 견학하는 체험 교육이다. 표현우 부회장은 “학생들과 비무장지대를 수없이 많이 다녀왔다. 사업 초기에는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평화통일 행사나 체험을 한다고 하면 학교에서도 많이 도와주려고 하는 등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태도와 인식이 바뀌는 것을 보며 많은 학교에서 먼저 체험학습을 하고 싶다는 의뢰가 들어오지만 예산 문제로 진행이 힘들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이에 권재경 수석부회장은 “지자체마다 정해진 예산이 달라 지역별로 편차가 심하다”며 “각 지역 의회에 민주평통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제대로 알리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작은 농촌 도시, 접경지역과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 평화통일 기반을 쌓기 위한 과정에는 말로 다하지 못할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거창군협의회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아우르고, 지역의 네트워크를 최대한 발굴·활용하며 연못에 던지는 조약돌처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역과 함께 하는 이들의 활동은 신회장의 바람처럼 “남과 북이 평화통일로 가는 길에 작 은 디딤돌이 될 것”이다.

통일홍보 봉사단 견학

3· 1운동 100주년 기념 거창평화축전

19기 거창군협의회 출범식 및 정기회의

평화학교 추상미 영화감독 강연

거창평화학교 피스메이커 최고위과정

자문위원 한 마디!

사람의 성격처럼 평화통일의 아이디어도 가지각색입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행동으로 실천하겠습니다.

신승열 협의회장 | 도서출판 덕유아침 대표

신승열 협의회장 | 도서출판 덕유아침 대표
사람의 성격처럼 평화통일의 아이디어도 가지각색입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행동으로 실천하겠습니다.

권재경 수석부회장 | 거창군의회 의원

권재경 수석부회장 | 거창군의회 의원
자문위원들과 함께 공부하며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홍정희 문화예술분과위원장 | 다산환 대표

홍정희 문화예술분과위원장 | 다산환 대표
고정관념과 편견의 틀을 깨고 평화의 길로 가야 합니다.

표현우 부회장 | ㈜대연애드 대표이사

표현우 부회장 | ㈜대연애드 대표이사
일관성 있는 평화통일 활동을 위해 사무처도 함께 애써주십시오.

정명조 여성분과위원장 | 전 거창군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정명조 여성분과위원장 | 전 거창군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거창군 내 여성단체와 함께 평화통일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김광숙 청년분과위원장 | 아림유치원 원장

김광숙 청년분과위원장 | 아림유치원 원장
학교에서 통일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조재영 간사 | 험멜코리아 거창점 대표

조재영 간사 | 험멜코리아 거창점 대표
지역에서 민주평통에 대한 인식의 틀을 깨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송민선 교육홍보분과위원장 | 마음공부지도사

송민선 교육홍보분과위원장 | 마음공부지도사
적대감이 사라지고 서로 존중하는 평화가 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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