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회 탐방

(왼쪽부터) 신은섭 위원장, 고춘석 협의회장, 차인옥 행정실장, 김금주 위원장, 김영안 부회장 민주평통 홍천군협의회지역민과 더불어 실천하는
평화통일 보금자리

홍천강 꽁꽁 축제가 한창이었다. 찬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송어를 낚는 이들 사이로 웃음이 흘러나온다. 홍천강 이 선사하는 짜릿한 입맛·손맛에 조용했던 군도 활기를 띠었다. 여기에 활기를 띠는 또 다른 곳이 있었으니 바로 민주평통 홍천군협의회다. 굵직굵직한 평화통일 활동으로 홍천 지역에 민주평통을 알리는 홍천군협의회를 찾았다.

홍천군의 뿌리 깊은 평화통일 운동

홍천군협의회는 전체 자문위원이 40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의 협의회다. 이중 여성위원이 14명, 청년 위원이 13명으로 여성과 청년의 비율이 높은 만큼, 여성 과 청년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당장 손에 잡히는 통일이 아니어서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지만, 자문위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천군협의회를 이끄는 고춘석 협의회장의 묵직한 한 마디에서 진심이 우러나왔다. 홍천군에서 도의원을 지낸 그는 지역대표위원으로 14기부터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다가 18기에 처음으로 협의회장직을 맡았다. 이번 19기에도 협의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다시 한 번 홍천군의 평화통일 활동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홍천군은 강원도에서 면적이 가장 큰 군이지만, 인구는 7만 명에 불과해요. 자문위원도 40명으로 적은 규모지만, 평화통일에 관심 있는 지역민은 많은 편입니다.” 협의회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특히 자문위원 중에는 오랜 경륜을 쌓으며 활동해 온 분들이 많아요. 오늘 자리한 여성분과위원장님도 기업 CEO로서 평화통일 활동에도 아주 열심히 참여하고 계시죠.”

우리 영토 독도 방문 캠페인

마이크는 자연스레 김금주 여성분과위원장에게 넘어 갔다. 한눈에 보기에도 깔끔한 인상의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홍천군협의회에 대한 소개를 이어나갔다. “저는 17기부터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처음 참여할 때는 북한과 위기감이 극대화된 시기여서 활동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19기로 넘어오면서 여성과 청년 비율이 높아지고, 통일에 대한 접근이 바뀌더라고요. 평화경제와 남북교류의 관점에서 통일을 바라보는 게 느껴졌어요.” 현장에서 발로 뛰는 만큼 변화의 체감은 더욱 컸다. “덕분에 지역주민과 평화통일에 대해 소통하는 게 훨씬 수월해졌어요. 결과적으로 지역 주민 참여율을 높이는 원동력이 되었죠.”

통일을 위한 단합과 활동의 즐거움을 강조하는 여성분과위원장의 말에 김영안 협의회 부회장도 말을 보탰다. “어느 날 갑자기 통일되기를 바라지 말고,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상쇄할 수 있는 긍정적인 활동과 소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1990년대부터 민간 통일운동을 지속해 온 그는 통일부 추천으로 민주평통 자문위원 활동에 참여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내 편 네 편을 나누기보다,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못한 것은 따끔하게 지적할 수 있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에서 평화통일 운동을 지속해 온 홍천군협의회의 원동력을 찾을 수 있었다.

청년이 만드는 새로운 길과 뚝심 있게 지켜온 ‘통일대학 시민교실’

홍천은 지역 특성상 군사도시에 속한다. 개발이 제한되어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주어진 여건을 십분 활용하면서 지역 민심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신은섭 청년분과위원장은 “이번 19기에는 국민참여공모제 등으로 청년위원의 비율이 높아졌는데, 청년들 이 기대 이상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청년 활동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자신감 있는 어조로 말했다. 그는 “기존에 추진해온 청소년 통일골든벨 대회를 비롯하여, 지역의 젊은 층과 소통하는 ‘찾아가는 대화모임’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군내에서 직업군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류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홍천군에서는 두 개 사단이 통합되면서 초급간부가 늘고 있는데, 군인이자 지역민이고 청년인 이들과 함께하는 교류체와 협력사업의 발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협의회 내에서도 청년다운 생각과 행동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고춘석 협의회장은 “여기 함께한 각 분과위 원장님의 아이디어가 곧 홍천군협의회의 미래가 되리라 생각한다”며, 새로운 활동을 계획하고, 전개해 나가는 것만큼 뚝심 있게 이어온 ‘통일대학 시민교실’ 활동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천 통일대학은 지난 2016년부터 이어온 협의회의 대표 사업이다. 4주 프로그램으로 연간 500명 정도의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평화통일을 공부한다. 특별히 1년에 한 번씩 수료생을 대상으로 독도 역사탐방 우선권을 제공한다. 이는 2010년부터 매년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이어오고 있는 사업으로 지역주민들의 평화통일 공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 에는 중국 상하이로 역사탐방을 다녀오기도 했다. 홍천 군협의회는 독도 방문 캠페인 외에도 유관순 기념관, 서 대문형무소, 전쟁기념관 등 전국 곳곳에서 역사탐방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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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실천이 만들어내는 평화통일 소통의 장

여성들의 실천이 돋보이는 협의회 활동은 홍천군에 새로운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김금주 여성분과위원장은 “여성의 결집력이 향상되고, 활동 범위도 넓어졌다”며 “바자회 활동으로 북한이탈주민 가정을 돕거나, 어려운 가정에 기부금을 지원하면서 지역민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여성분과가 진행한 ‘통일계란 나누기’ 프로그램도 동계올림픽 시즌과 맞물려 진행하면서 지역민과 청소년들의 호응이 좋았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통일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활동 계획을 밝히며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하는 활동을 통해 평화통일 공감의 파급력을 높여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에 김영안 부회장도 “지역사회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갈등을 줄여 나갈 수 있다”며 “소통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안에서 부터 하나가 되어야 밖에서의 통일도 가능해진다. 똑같은 전쟁을 겪지 않기 위해 평화통일 운동을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역사회와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방안으로 김금주 위원장은 ‘강연의 장 마련’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2018년 경제인 사절단 중 한 명으로 평양에 다녀왔다. 당시의 경험과 촬영했던 영상 자료를 기반으로 도민 대상 강연회를 연 적이 있는데, 가까이에 사는 누군가가 직접 다녀온 경험담을 소개하자 반응이 꽤 좋았다”며 현장형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까운 지역주민의 실제 경험이어서 군민에게 더 믿음을 준 것”이라고 소회를 밝히며 강연 활동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이란 자부심으로

지역민과 더불어 살며 평화통일을 전파하는 보금자리가 되기 위한 노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홍천군협의회가 쉼 없이 달려온 이유기도 하다. 지역사회에서 평화통일에 대한 생각의 거리를 좁히고, 평화통일이 민주평통만이 아닌 모두의 염원이 되려면 협의회 내부의 결집 또한 중요하다. 이에 고춘석 협의회장은 “협의회 자문위원들부터 응집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 며 “자문위원으로서 평화통일 파수꾼 역할에 자부심을 느끼고 소양을 기를 때, 우리의 활동이 더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2019년 11월, 1차 여성분과회의

+ Mini Interview 우리가 함께 만드는 평화통일의 길

고춘석 협의회장
전 홍천군청 공무원, 강원도의회 의원

“첫째도 둘째도 ‘소통’입니다. 같이 희로애락을 나눌 수 있는 협의회가 되어
통일 기반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김영안 부회장
민족통일강원도협의회 부회장

“국민참여공모제가 성과를 거두길 바라고,
청년과 여성이 주도하는 평화통일 운동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김금주 여성분과위원장
(합)홍천환경 대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적극 협력할 계획이고, 평화통일,
평화경제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을 이끌어내서 군(郡) 자체의 발전을 꾀하겠습니다. ”

  

신은섭 청년분과위원장
성광전력 대표

“일관된 통일 정책으로 청소년과 청년층의 혼란을 줄이고,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건설적인 미래비전을 세워 통일의 길을 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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