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공공외교 1
중국에서 날린 오색의 종이비행기
남북의 경계를 넘어
평화의 메시지 전하길
한라에서 백두까지, 통일을 향해 훨훨 날아라
2019년 가을 중국 서부지역(쓰촨성, 충칭, 윈난성, 구이저우성)에서 광저우협의회 주최로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가 열렸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평화통일’을 주제로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기획된 이번 행사는 쓰촨성을 시작으로 서부지역에서 릴레이로 진행되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쓰촨지역에 모인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종이 위에 소원을 적고 비행기를 접었다. 행사장은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오색 종이 위에 통일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쓰며 종이비행기를 접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족, 조선족 등 중국 현지인들도 함께 비행기를 접으며 평화를 기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아이부터 고학년, 중고등부, 성인에 이르기까지 차례로 각자의 염원을 담아 비행기를 날려 보냈다. 각각의 종이비행기가 하늘 위로, 또는 멀리 땅으로 꽂히는 순간마다 사람들의 탄성과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치 오색의 비행기들이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고 북으로 날아갈 것만 같았다.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아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사람들
환상의 컬래버로 완성된 종이비행기,
쿤밍의 파란 하늘을 날다
11월 2일 윈난성 쿤밍에서 ‘제5회 쿤밍 한인 한마당 큰 잔치’가 열렸다. 한국 교민과 국제학교 외국인 교사와 학생, 중국 현지인 등 200여 명이 참여한 이 행사에서 광저우협의회는 릴레이 평화통일 프로그램을 맡아 쿤밍 한인회와 함께 행사를 진행했다. 쿤밍 한인회에서 준비한 K-POP 댄스와 태권도 시범, 합창단 공연과 광저우협의회가 준비한 통일주제 글짓기, 통일한반도 그리기 대회, 평화통일 종이비행기 대회가 환상의 컬래버레이션을 이루며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마치 쿤밍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의 멋진 컬래버를 연상케 하는 행사였다.
평화통일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는 쓰촨성, 충칭, 윈난성을 돌아 구이저우성 하늘에서의 마지막 비행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한인 교민과 다문화 가족, 중국 현지인 등이 함께 참여한 풀뿌리 공공외교의 장이 되었다.
한인 청소년들과 유적지 곳곳을 밟으며 평화를 심다
광저우협의회는 제19기 출범 이후 첫 번째 활동으로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광저우 한인 청소년 한국독립역사 유적지 탐방’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 함께한 『중국 화남지역의 한국 독립운동사』의 저자 강정애 박사는 황푸군관학교, 광저우 임시정부 청사 등 유적지를 동행하며 학생들에게 당시 역사를 생생하게 설명했다. 유적지 곳곳을 탐방한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눈으로 보고 배우며,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성도한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일공감 교실’을 개최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평화와 통일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구이저우성 다문화가정 커뮤니티
코로나19의 어려움 뚫고 풀뿌리 공공외교로 나아가다
갑자기 닥친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협의회가 계획했던 평화통일 활동들이 차질을 빚었다. 또 중국 정부의 엄격한 방역지침으로 교민들은 사업체를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어졌고, 삶의 터전이 뿌리째 흔들리기도 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광저우협의회에서는 각 지역 한인회와 함께 동분서주하며 마스크를 모았다. 이렇게 모은 마스크는 지역 병원, 한글학교 등 교민뿐 아니라 중국 현지인에게도 전달됐다. 중국 정부의 입국제한 조치가 완화되어 한국 교민들이 들어와 격리됐을 때는 지역 한인회와 협력해 한국 음식을 나누어주고, 언어 소통을 돕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교육 현장에서 중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공외교를 실천하고 있다. 대학교에서 중국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한류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 한국 문화에서부터 역사까지 자연스럽게 관심 분야를 넓혀 공감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중국 내 다문화가정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쓰촨성 다문화가정 커뮤니티를 결성하는 등 소소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앞으로도 다문화가정이 한중교류와 민간공공외교 활동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코로나19로 많은 나라의 국경이 봉쇄된 상황이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낼 것이다. 이 종이비행기가 남과 북, 중국의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주길 바란다.
김 은 주
민주평통 광저우협의회 부회장
(사천외국어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