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682020.10

왼쪽부터 여혜숙, 이영희, 이성애, 김성경

자문위원 라운지

여성자문위원 평화토크

일상에서 평화를
말하는 여성들

여성자문위원 확대는 민주평통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평화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4명의 여성위원들이 한데 모였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일상의 평화를 만들어나가는 이들의 평화이야기를 들어본다.

참석 | 여혜숙 상임위원회 여성분과위원장(사회) · 이영희 광명시협의회장 · 김성경 상임위원 · 이성애 대전지역 여성위원장

평화토크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서도 볼 수 있다.

여혜숙ㅣ 19기 민주평통 출범 후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오셨나요?

김성경ㅣ 저는 청년분과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분과 활동을 마음만큼 열심히 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분과의 다른 분들께서 엄청난 에너지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통일시대』 기획편집위원으로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일들이 무엇일지 같이 준비하고 논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성애ㅣ 대전지역회의 여성위원회는 평화로드 팟캐스트를 시작했습니다. 평화 팟캐스트는 일상에서 평화를 실천하고 행동하기 위한 고민 속에 나온 것인데요. 평화를 대주제로, 대전 5개 구에서 5가지 테마(상처, 눈물, 씨앗, 위안, 미래)를 가지고 시민들과 함께 평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영희ㅣ 18기부터 광명시협의회장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중점을 뒀던 사업마저 취소돼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내부적으로는 위원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경기 1권역 좌담회, 북한이탈 청소년이 함께하는 어울림 야구단 창단 등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연대와 협력으로
평화통일 활동영역 넓혀가야


여혜숙ㅣ 19기 민주평통의 가장 큰 변화가 여성과 청년자문위원 비율이 높아진 것입니다. 여성위원이 많아진 만큼 조직운영이나 활동에서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영희ㅣ 19기에 여성위원이 많아지면서 협의회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여성위원의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기보다 여성들이 지역사회에 참여하려는 욕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평통이 계속해서 여성의 참여를 확대해 나가면 평화통일 운동에서 성과를 내고, 지역에서 여성이 중심이 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성애ㅣ 수치상으로 보면 여성위원이 확실히 늘어났지만 사실 아직 체감은 잘 안 돼요. 그래서 저희는 여성들의 활동 면을 늘리고,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팟캐스트를 기획했고, 그 안에서 일상의 평화를 함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혜숙ㅣ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나요?

이영희ㅣ 여성들이 평화통일 운동을 더 많이 하고 효율적인 목소리를 내려면 연대와 협력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지역에 있는 시민, 여성단체와 함께해야 합니다. 광명시협의회는 지역의 시민단체 회원들을 명예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그분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광명시 여성의 전화 대표님께서 협의회 교육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여성들의 평화통일교육을 하고 계세요. 말로만 협력이 아니라 실제로 시민, 여성단체와 함께 통일사업을 실천하는 구조를 만드는 거죠.

이성애ㅣ 평화 팟캐스트와 연계되는 ‘평화스토리 산책’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여기에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대표와 회원 등 시민 100분을 선정해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연결해 나가는 과정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평화 팟캐스트 많이 구독해주세요!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 낼 수 있는 기반 마련돼야


여혜숙ㅣ 여성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많은 성과도 있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영희ㅣ 양성평등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진다면 사회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텐데, 지금과 같은 남성 중심활동 속에서는 여성이 지역에서 협의회장이 되기도 쉽지 않아요. 중앙에서 여성들의 활동에 힘을 실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또 여성위원이 40%여도 부족한 건 사실이에요. 지역 차원에서라도 평화통일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성리더를 육성하고, 실제로 일할 사람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면 좋겠습니다.


여혜숙ㅣ 혹시 여성이라서 협의회장으로 활동하는 데 어려움도 있으셨나요?

이영희ㅣ 저는 ‘여성’을 핸디캡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여성이라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어요. 물론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있기도 하지만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신뢰를 쌓으면 저절로 해소됩니다. 여성만이 가진 강점을 살려서 지역사회를 움직이고 협력하는 힘을 구축한다면 여성, 남성을 구분할 필요는 없죠.

김성경ㅣ 민주평통에서 청년과 여성을 특정 분과로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그들의 목소리가 중앙으로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겠죠. 그런 맥락에서 여성과 청년의 비율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정말로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또 다른 방식의 리더십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성애ㅣ 여성자문위원들이 가진 능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자문위원 중에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분들도 많은데 예산 등의 문제로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이런 부분이 해결되면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신나게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혜숙ㅣ 내년부터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유엔안보리결의안 1325 국가행동계획’에 민주평통도 함께 참여하게 됐는데 이것이 가지는 의미도 있을 것 같아요.

김성경ㅣ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유엔안보리결의안 1325는 국제사회에 내린 일종의 권고안으로, ‘예방’, ‘참여’, ‘보호’, ‘구호와 회복’이라는 네 가지 축을 기본으로 합니다. 폭력을 예방하고, 그것에 여성이 더 많이 참여하고, 폭력의 상황에서 여성을 보호하고 구호하고 회복하는 데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내년에 3기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그 계획을 실천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 민주평통의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한반도의 분단과 평화 문제에서 우리가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도출하고 우리의 목소리를 담아서 조금이라도 더 여성주의적 시각이 개입된 국가행동계획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여혜숙ㅣ 민주평통이 변화를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가기 위해서 남은 1년 어떤 부분에 주력해서 활동하실지 말씀해주세요.

이영희ㅣ 앞으로는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사업을 고민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광명시협의회에서 제일 주력하고자 하는 것이 청소년 통일교육 사업입니다. 지역의 청소년기관, 여성기관, 문화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업해서 청소년과 시민들이 평화통일 운동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겠습니다.

이성애ㅣ 평화 팟캐스트와 평화스토리 산책을 통해 만들어진 풍부한 자원과 시민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또 평화로드 팟캐스트에는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의 사람들이 참여하는데요. 그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평화를 이야기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성경ㅣ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2030 여성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민주평통이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유엔안보리 1325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가치들을 만들어내고, 여성과 관련된 어젠다를 끊임없이 정책으로 도출하고 건의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 과정에 저도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Epilogue “여성이 만드는 평화는 ○○이다!”
“안전”ㅣ 엄마의 품이기 때문이다. - 이영희 광명시협의회장

“새로운 세상”ㅣ 전혀 다른 시각에서 상상되기 때문이다. - 김성경 상임위원

“변화”ㅣ 여성은 변화에 적응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 이성애 대전지역회의 여성위원장

“세심함”ㅣ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 여혜숙 여성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