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주지역 청소년 통일골든벨
함께 울린 통일골든벨
경쟁보다 더 값진 경험
청소년들의 역사·통일의식 함양을 위해 매년 개최되는 통일골든벨이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한 자리에 모이는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치러졌지만,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골든벨을 향한 열의는 뜨거웠다. 지난 10월 12일(한국시간) 미주지역에서 청소년 통일골든벨 결선대회가 열렸다. 이날을 위해 각 지역에서 예선전을 치러 온 참가자들은 그동안 배운 지식을 확인하며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이번 미주지역 청소년 통일골든벨 결선대회는 많은 부분에서 기존과 다른 점들이 눈에 띄었다. 사회자는 한국에서, 청소년과 가족들은 미국, 캐나다, 중남미 등 미주지역 곳곳에서 참여했다. 결선대회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고, 청소년들은 답을 적은 정답판을 머리 위가 아닌 카메라 앞으로 들어올렸다.
이날 결선대회를 위해 미주 각 지역협의회에서 먼저 예선전이 치러졌고, 여기서 우승한 청소년 2명이 협의회를 대표해 출전했다. 대회는 총 40명의 청소년들이 탈락자 없이 30문제를 함께 푼 뒤 점수를 합산하여 수상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결선대회를 주최한 노덕환 미주지역부의장 역시 화상으로 대회를 지켜보며 청소년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노 부의장은 “여러분이 각자 생활하는 주류사회의 친구와 이웃들에게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2032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달라”며 “오늘 대회를 통해 청소년들이 힘차게 치는 통일골든벨이 한반도에 널리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승환 사무처장은 민주평통의 예비 해외자문위원인 청소년들에게 “경쟁하기보다 재미있게 배우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임해 달라”고 전했다. 또 함께해 준 학부모와 재외동포들에게는 “청소년들이 더 깊이 고민하면서 미래의 통일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예선 거치며 쌓아 온 실력 마음껏 발휘하는 시간
결선대회의 첫 문제는 이승환 사무처장이 직접 출제했다. ‘헌법 제27조에 설치 근거를 둔 민주평통의 역할’을 묻는 문제에 전원 정답을 맞힌 청소년들은 이어서 출제된 북한, 역사, 한반도 관련 문제들도 막힘없이 풀어나갔다. 낯선 북한의 제도나 용어를 묻는 문제도 출제됐지만,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순조롭게 문제를 풀어갔다.
문제 풀이 중간에는 각 협의회 자문위원들이 보내온 응원 영상이 상영됐다. 자문위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영상에는 협의회를 대표해 출전한 청소년에 대한 응원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청소년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 달라는 기대와 바람이 담겼다.
이날 결선대회에서는 특별한 출제자도 함께했다. 2004년 탈북한 후 프로 복서가 되어 2013년 WBA 챔피언 벨트를 획득한 최현미 선수였다. 최 선수는 영상으로 출연해 음식과 관련한 남북한 어휘 연결이 바르지 않은 것을 찾는 문제를 냈다.
온라인 통일골든벨 스튜디오
참가자들이 가장 힘들어한 문제는 ‘1차 남북 정상회담, 남북 유엔 동시가입,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을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문제였다. 1991년 9월 이루어진 남북 유엔동시가입, 같은 해 12월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치러진 남북 정상회담을 순서대로 나열해야 하는 까다로운 문제에 많은 참가자들이 오답을 적어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와 함께 ‘남북한의 언어동질성 회복을 위해 남북한 국어학자들이 만드는 분단 이후 최초의 우리말 사전’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도 많은 청소년들이 고전했다. 정답은 ‘겨레말큰사전’이었으나 ‘말모이’, ‘우리말큰사전’, ‘한겨레큰사전’, ‘통일사전’ 등 다양한 오답이 제출됐다. 마지막 30번 문제는 정세현 수석부의장이 영상으로 출연해 직접 출제했다. ‘2000년 6월 이루어진 6·15 공동선언의 영향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묻는 질문이었다. ‘개성공단 건설’, ‘남북협력기금 설치’,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설치’, ‘금강산 육로관광 실시’까지 4개의 보기가 주어졌지만 6·15 공동선언 이후 태어난 청소년들에게는 꽤 까다로운 문제였다. 고심 끝에 정답인 ‘남북협력 기금’을 맞춘 학생들은 더 밝은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문제를 끝으로 점수 집계가 이루어지는 동안 참가자들은 각자 정답판에 참여 소감을 적어 들어보였다.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전한 청소년도 있었지만 “문제가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내년을 노리겠다”는 아쉬움을 전하는 청소년들도 있었다.
점수 집계 결과 1등은 이현우 학생(애틀랜타협의회)에게 돌아갔다. 1등에게는 1,000달러의 상금과 사무처장 명의의 상장이 수여된다. 2등은 박유빈 학생(필라델피아협의회), 3등은 박민주 학생(하와이협의회)에게 돌아갔으며, 2등과 3등에게도 각각 상금과 사무처장 명의의 상장이 수여된다. 또 결선대회까지 함께 고생한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소정의 상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주지역에 거주하며 어려움도 많을 테지만 화면에 비친 청소년들은 밝은 얼굴로 침착하게 문제를 풀어 나갔다. 이날 함께 울린 통일골든벨이 경쟁보다 더 값진 경험으로 이들에게 기억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