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752021.05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 후 악수를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청와대

한반도 브리프


“이제 대화를 시작할 시간”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한 지 3년이 되었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일은 더디지만 그 걸음을 멈출 수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대화할 시간이라고
강조했고, 민간단체들은 초심으로 돌아가 남북 정상이 조건 없이 만나라고 촉구했다.



판문점 선언 3년,
남북이 다시 조건 없이 만나야 할 때

  4월 27일 판문점 선언 3주년을 맞이하여 곳곳에서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랜 숙고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라며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파주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앞에서는 민간 주도로 ‘4·27 판문점 선언 3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민간단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남북의 양 지도자는 4·27 회담 초심으로 돌아가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며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남북 당국 간 협의기구를 즉각 구성” 하라고 촉구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도 남북출입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정부를 향해 개성공단을 즉시 재개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평화발전분과위원회는 판문점 선언 3년을 기념하는 학술회의를 열고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 촉진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 3년 진전과 진통이 함께 있었다. 진통을 넘어 한 발 더 나가기 위한 민관의 협력, 남북의 협력,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중 사이 한국 외교,
북핵 문제에 대한 협력 공간 넓혀야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한국 외교가 중요해지고 있다. 4월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열렸고, 4월 3일(현지시간) 중국에서는 한중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 균형 외교의 성과와 과제를 함께 보여준 외교무대였다. 한·미·일은 회의 후 언론성명을 통해 “비핵화를 향한 3국 공동의 협력을 재확인 했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4월 16일 워싱턴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하며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미·중·일 모두 북핵 문제를 협력해야 할 과제로 삼고 있지만 갈 길은 멀다. 미·중 사이에서 협력 공간을 넓히기 위한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

북한, 내부 결집 강화하며
도쿄올림픽 불참 의사 밝혀

  4월 6일 북한은 ‘조선체육’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총회에서 악성바이러스감염증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위기 상황에서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32차 올림픽 경기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하계올림픽 불참 결정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3년만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평화의 올림픽이 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북한은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4월 6일부터 8일까지 1만 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6차 당 세포비서대회를 열고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청년동맹 제10차 대회를 개최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목표 달성을 위해 최하부 조직과 청년들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흐름으로 읽힌다.


이달의 메시지


판문점 선언은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평화의 이정표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판문점 선언이 약속한 평화의 길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대외 여건과 현실적 제약으로 판문점 선언의 성과를 발전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지만, 남북관계의 크고 작은 악재 속에서도 군사적 충돌 없이 한반도 정세가 어느 시기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경색국면 속에서도 평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평화는 미완의 평화입니다. 판문점 선언의 토대 위에서 불가역적인 항구적 평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제 오랜 숙고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진통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5월 하순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다지는 한편,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하고 발전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우리 정부는 바이든 정부와 견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갈 길을 찾고자 합니다. 남북과 북·미 간에도 대화 복원과 협력의 물꼬가 트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 제18회 국무회의 모두발언 중(2021.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