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현장 Ⅱ
‘2023 세계 청년위원 컨퍼런스’
젊은 세대 ‘통일 인식’ 개선 필요 공감
거주국 국민 맞춤형 콘텐츠로 공론화 필요
‘2023 세계 청년위원 컨퍼런스’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11월 3일부터 5일까지(현지시간) 2박 3일간 열렸다. 전 세계 18개국에서 45세 이하 청년자문위원 8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남북통일을 위한 향후 활동 방안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그 뜨거운 현장을 소개한다.
캐나다 밴쿠버는 필자가 살고 있는 일본에서 비행기로 10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일정을 위해 선뜻 참가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는 20~40시간씩 걸린다. 수많은 민주평통 청년위원들이 무엇을 위해 이 먼 거리를 주저하지 않고 왔을까? 그 이유가 궁금해 물어봤다.
“세계 청년위원 컨퍼런스에 참가해본 사람은 그 이유를 다 알아요.”, “처음이에요? 참가해보시면 알게 될 거예요.”, “궁금하니까요. 보고 싶고 알고 싶으니까요.”
2박 3일의 짧은 일정을 보완하기 위해 위원들은 사전에 SNS를 통해 자기소개를 하고 프로그램 설명을 듣고 분임별로 나뉘었다. 주어진 과제는 프로그램 토의 준비였다. 컨퍼런스는 ‘청년자문위원의 통일활동 방안’과 ‘통일 미래세대 지원방안’을 주제로 토의한 후 그 결과를 제한된 시간에 맞춰 발표하고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청년위원들이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
통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의욕을 갖고 모인 위원들이지만, 막상 던져진 소주제를 보고 막막함을 느끼거나 서툰 한국어 때문에 발표를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때 컨퍼런스 참가 경험이 있는 청년위원들이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어줬다. “드디어 만났네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SNS를 통해서 사전에 소통했기 때문인지 서로 대면하자 더 반갑게 느껴졌다.
석동현 사무처장은 기조강연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 관계와 남북 군사 대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움직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통일정책과 방침을 전하며 “각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다양한 계층의 인재들이 현지 동포사회의 통일에너지를 결집하고 강화해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확산할 수 있는 적극적인 청년자문위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석동현 사무처장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다양한 인재들이 현지 동포사회의 통일에너지를 결집하고 강화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강연자로 나온 한인 최초의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인 연아 마틴 의원(브리티시컬럼비아주)은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들려주며 한인 1.5세대의 정체성 확립과 국가 간 가교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탈북자 인권단체인 ‘한보이스’의 탈북자 초청 리더십 프로그램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석 사무처장의 기조강연은 우리에게 사명감을, 마틴 의원의 특별 강연은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컨퍼런스의 꽃은 토론이다. 김형선 휴스턴협의회장은 지난 민주평통 활동을 예를 들며 앞으로 청년위원들이 가져야 할 덕목을, 정경선 영국협의회 자문위원은 미래 세대와 함께할 수 있는 기획을 소개함으로써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줬다. ‘통일’이란 단어를 놓고 토론하는 청년위원들의 가슴은 점점 커지는 목소리 톤만큼 뜨거워졌다.
청년위원들의 발표에서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내용은 통일에 대한 요즘 세대의 인식 개선과 평화통일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한반도 통일과 관련된 재밌고 쉬운 콘텐츠를 제작해 SNS 등을 통해 널리 유통함으로써 ‘통일 정책’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야 한다는 의견, 거주국 국민의 관심 분야에 맞춘 내용과 현지어를 통한 공론화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외교적 협력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또 주니어 평통을 통한 교육활동으로 일찍이 공공외교 활동을 접한 체험담과 거주국 국민들과의 문화교류 활동을 통한 통일 알리기 성공사례, 영국 뉴몰든 탈북민들의 이야기, 캐나다에 이민 오는 탈북민들을 위한 행정적 지원의 필요성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열띤 발표가 이어졌다.
통일은 장거리 이어달리기
청년위원들은 공식 일정이 끝나고 각자 거주하는 나라로 돌아간 이후에도 서로 발표한 내용에 대해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토론을 통해서 생긴 의문점과 공공외교를 위한 아이디어에 대해서 언제든지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인 최초의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인 연아 마틴 의원은 한인 1.5세대의 정체성 확립과 국가 간 가교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통일은 장거리 이어달리기다. 장거리를 달리려면 선수들이 지치지 않고 꾸준히 달릴 수 있어야 한다. 이어달리기에서는 바통을 주고받는 ‘테이크 오버 존’이 중요하다. 바통을 넘겨주는 선수와 받는 선수들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하고 정해진 구간 내에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어떤 선배들은 바통을 넘겨주고 어떤 선배들은 후배들이 쉽게 지치지 않게 앞에서 바람을 막아주며 함께 달리는 페이스 메이커가 돼준다. 우리 청년자문위원들이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꾸준히 달릴 수 있도록 많은 박수와 응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