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2062023.12.

10월 13~14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 잔디마당에서 개최된 ‘글램핑 토크콘서트’. 참가자가 150명을 넘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생생교육현장


통일교육의 대변신 ‘2023 글램핑 토크콘서트’

두 탈북민 가수와 함께한
체험·소통형 통일교육
가을밤 북한산
끝자락서 공연 보고 토크 하고

서울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 구천계곡 끝자락에 위치한 국립통일교육원(원장 이인배) 잔디마당에서 이색적인 통일교육 프로그램 행사가 열렸다. 통일부 소속기관인 국립통일교육원이 지난 10월 13~14일 이틀간 개최한 ‘글램핑 토크콘서트’다.

이 행사는 2030 청년세대는 물론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과 북한이탈주민(탈북민) 등 150명 넘는 인원이 참석해 기존 통일교육의 한계를 뛰어넘는 국민 참여형 통일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립통일교육원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젊은 층 사이에서 글램핑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해 기획한 것이 많은 참여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행사 첫째 날에는 통일 텐트 꾸미기와 이명애 탈북민 김치 명인과 함께하는 북한 김치 담그기, ‘북한 인권 실상과 북한 문화 예술’이라는 주제로 열린 탈북민 가수 전향진과 현향의 공연과 토크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이 가운데 탈북민 가수의 공연과 토크쇼가 참가자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었다.

두 탈북민 가수 공연·토크쇼 호응 높아
전향진은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2014년 탈북해 2021년 ‘관심 좀 가져줘요’로 남한에 데뷔한 가수다. 북한에서 20년간 활동한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에서 노래를 불러 ‘북한 1호 가수’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현향은 북한 대남방송국 가수 출신이다. 현향은 “대남당국이 심리전을 위해 한국 노래를 골라내 개사해 대남방송국 가수에게 부르게 한 뒤 대남방송으로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공연에서 참가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이끌어낸 두 탈북민 가수는 장선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이어진 토크쇼에서 북한의 열악한 환경을 언급하며 자신들이 경험한 북한 정권의 모순과 인권유린 실상에 대해 생생하게 증언했다.

참가자들이 직접 꾸민 통일 텐트에서 장작에 불을 지펴 ‘불멍’을 즐기고 있다.

전향진은 “북한 주민은 오로지 김씨 부자를 위해 노래할 수 있을 뿐 자유롭게 노래하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면서 “남한에 정착해 내가 원하는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향은 “북한에서는 아무리 노래를 잘 불러도 돈이 없으면 대학에 갈 수 없다. 무보수로 가수 생활을 하는 동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장마당에서 물건을 내다팔기도 했다”며 “남한에 와서야 진실을 알게 됐고, 그동안 북한 당국에 세뇌당하며 살아온 30년 인생이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북한이 노래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사실에 충격적이고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탈북 과정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강을 무사히 건너기 위해 어린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일 수밖에 없었던 전향진의 사연과 북한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어린 자녀를 북한에 두고 왔다는 현향의 사정을 듣고 일부 참가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청년세대 통일 인식 확산 계기될 것
이인배 국립통일교육원 원장은 ‘올바른 안보 이야기’를 주제로 한 영상 강의에서 북한이 암호 화폐를 활용해 벌어들인 수익 규모와 용도에 대해 설명하고 북한 주민의 삶과 인권은 외면한 채 핵무기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북한 당국의 실상을 낱낱이 공개했다. 이 원장은 “한·미·일 등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슬기롭게 대응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다음 날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소재한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기념관 참관을 마지막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녀와 편안하고 화목한 분위기에서 힐링과 감동,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수준 높은 공연과 토크쇼가 유익했다”, “북한 주민의 열악한 삶에 대해 생각하고 우리가 누리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었다”는 등 체험과 소통에 기반한 통일교육에 호평 일색이었다.

탈북민 가수 전향진(가운데)과 현향(맨 오른쪽)이 무대에서 북한 인권유린 실상과 탈북 과정 등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일반적으로 통일교육은 답답한 강의실에서 일방적이고 주입식 형태로 이뤄지다 보니 참석자들로부터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는 한편, 윤석열 정부의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상징하는 통일교육의 의미를 강조하고자 글램핑 토크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특히 국민 참여형 통일교육에 관심과 의지를 드러내며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격려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미래세대의 통일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상황에서 이러한 시도는 청년세대는 물론 대중의 통일 인식 제고 및 확산에 매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통일교육원은 올해를 원년으로 삼고 봄과 가을에 한 차례씩, 연 2회 정기적으로 글램핑 토크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