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칼럼
‘동맹 공조’와
‘국제 연대’가 필요한 이유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의 희망을 설계해야 하는 시점인데도 세상은 여전히 혼탁하고 불안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끝을 알 수 없는 장기전의 늪으로 빠져들고, 중동에서 벌어지는 포격 소리와 매캐한 포연은 국제 정세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의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국제 질서는 그야말로 ‘무질서’ 양상을 보인다. 국가 관계를 조율하면서 지구촌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유지하고자 하는 메커니즘이 분명 존재함에도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국제사회에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과 중국은 지구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한 강대국의 협조적 책무보다는 자신에게 유리한 국제 질서를 구축하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글로벌 질서 재편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냉전의 열기, 여기에 역할과 임무가 축소되고 책무를 방치한 가운데 자국의 이익 극대화만 추구하는 강대국들 사이에서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분위기마저 읽힌다.
국제사회가 서로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할 수많은 지구촌 과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주요 국가들의 책임 회피와 방관자적 입장, 그리고 전략적 편의에 따른 선택적 협력으로 국제사회는 분열되고 있다. 유엔과 주요 국제기구들 역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해버린 모습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부 국가들은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르는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360도 안보를 강조하면서 통제 없는 군비 경쟁에 나섰다.
무질서한 국제 질서는 우리나라의 발전에 많은 어려움을 준다.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과 그에 따른 공고한 진영 구도 형성이나 연대와 협력보다는 편의적 선택에 따라 이합집산을 되풀이하는 각자도생의 정세는 우리나라의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우리가 원하는 지구촌의 모습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남북으로 분단된 현실과 북으로부터 직간접적인 도전과 위협이 지속되는 한반도 상황은 한국의 미래 발전에 가장 큰 도전 요소다. 분단이라는 한반도 상황과 ‘무질서한 국제 질서’라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나라의 생존과 지속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동맹 공조’와 ‘국제 연대 강화’에서 현실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동맹 공조를 통해 북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제하고 한반도 안보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국가가 계속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더 나아가 국익에만 치우친 각자도생보다는 보편적 국제 원칙과 국제 연대를 통해 국익 창출을 도모하고, 포괄적이면서도 실사구시의 외교 전략에 기반한 국제 연대를 추구하고 강화해야 한다. 불확실하고 공허하기까지 한 오늘날의 국제 정세에서 동맹 공조와 실사구시의 국제 연대 강화는 우리나라의 희망 설계도가 될 것이다.
※ 평화통일 칼럼은 「평화통일」 기획편집위원들이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 수 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